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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엽 당원님의 질문에 답합니다.


누군가로부터 과분한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솔직히 기분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오창엽 동지께서 ‘존경하는 재판장님...’ 따위의 상투적인 인사말로 주신 것이 아니라면 ‘존경’이라는 말은 전혀 들을 자격이 없다는 저의 대답 역시 상투적인 겸손이 아닙니다.


제가 왜 이전보다 기대치가 떨어졌을까요? ㅎㅎ 왜 답답해질 정도로 신중해졌을까요? 아마 불필요한 것을 너무 많이 알게 되었거나 아니면 상황이 예전보다 더 나빠진 것일 수도 있겠죠. 무언가가 저를 무겁게 했거나 아니면 더 주저하게 만들었거나. 아마 둘 다일 것 같습니다.


답을 드리려고 하니 두 가지 문제가 저를 곤혹스럽게 합니다. 오창엽 동지 질문의 핵심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하겠습니다. 이전에 쓰신 글에 연결된 내용이 있으니 함께 참고하여 제 마음대로 답변하겠습니다. 엉뚱한 답변을 드려서 오창엽 동지의 칼 같은 비판에 베일 생각을 하니 걱정이 됩니다.


또 하나는, 제가 그냥 당원의 한 사람으로 글을 쓴다고 주장을 하더라도 당원들께서 ‘평전위원장의 입’으로 간주 하실 것이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평전위원장의 입장으로는 답변을 드리기가 어렵습니다. 평전위 회의에서 논의를 해야 하거든요. 이미 약속을 드린 바 있으니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답변을 드립니다.


‘평전위는 당의 미래의 작품이다‘라는 주장을 하셨습니다. 완전히 틀린 주장은 아닙니다만 꼭 그런 식으로 표현해야 한다면 ’평전위는 당의 미래와 당 대표단의 합작품이다‘라고 규정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여하튼, 대표단은 대표단 담화문에 밝힌 것처럼, “그 결과 이는 대표단이 즉각 사퇴해야 할 정도로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상황이라는 것에 대표단 전원은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라고 표현할 정도의 조건에서 두 달간 책임을 유예 했으니까요.


그리고 저의 인선은 당의 미래에서 내놓은 안이 아닙니다. 평전위가 출발할 때까지는 평전위원장의 인선이 평전위의 성격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었겠지요. 저를 최승현 부대표가 추천을 하셨고 구교현 대표가 동의를 하셨습니다. 단순히 당의 미래 작품이라고 표현하시면 두 분께서 섭섭해 하실 것 같습니다.


결정의 권위가 떨어지게 되면 결정의 원인과 과정을 되짚어 보게 됩니다. 평전위 굴러가는 꼴이 오창엽 동지가 보기에 영 마음에 들지 않다 보니 그런 주장을 하신 것 같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저도 이번 대표단의 사과문을 보니 그런 생각을 듭니다. 이 사과문은 “정치봉합의 작품”이라고요.


저는 이번 파동의 핵심을 ‘부당한 인사’로 규정하였습니다. 어느 정파가 주장을 하든, 사실 관계가 어떻든 말입니다. 제가 아둔한 사람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수사관으로 빙의하신 분의 세세한 기록을 아무리 읽어봐도 저의 판단을 바꾸기 어려웠습니다. 노동권과 인사권의 충돌(적절한 요약인지 잘 모르겠습다만)이 생긴다면 전 노동권의 편에 설 수 밖에 없습니다. 당으로부터 그렇게 배웠습니다.


물론 당대표의 권한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다만 그 권리는 매우 사려 깊게 행사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정말 큰 실수를 하셨습니다. 실수를 인지했을 때 바로 중단해야 했습니다.


이미 제 입장을 말씀드렸으니 평전위원 3인의 행동과 주장에 대해서 제가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는 따로 말씀드리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요약 해드리자면 방법, 절차는 부적절 및 유감, 내용은 동의입니다. 평전위원 3인에게 재차 사과문을 요구할 생각은 없습니다. 굳이 한 가지 사실을 덧붙이자면 평전위원들의 부적절한 돌출 행동에 당황한 것 이상으로 당직개편에도 당황했습니다. 당직개편을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는 얼핏 들었지만 평전위 활동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시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었습니다.


저의 어깨를 툭 치셨으니 저도 오창엽 동지의 옆구리를 쿡 찔러봐야 글을 주고받는 묘미가 있겠죠? 오창엽 동지의 글은 예리한 속도 속에도 매우 안정감 있게 느껴질 때가 많았습니다. 그것을 지탱해주는 것을 균형 감각이라고 표현해도 될까요? 요새 오창엽 동지의 글에는 균형감각이 줄었습니다. 날카로움은 여전 하지만. 아무래도 착점 위치를 잘 못 잡으시는 것 같습니다.


  • 김강호 2016.06.13 16:43
    저도 이번 조직개편 인사발령 문제를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총선이후 당을 잘 추스려 다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할 시기에 벌어진 일이라
    매우 안타까웠습니다만,중앙당및 대표단의 대응과 처리를 지켜보는 것이 순서라 생각하며
    도당 사업에 전념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대표단후 나온 사과문을 보며
    우리 당원들의 속상한 마음도 좀 풀리고,어느정도 일단락되어가는구나 하고 생각하던중
    평전위원장님의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채위원장님께서는 대표단의 수습방안에 문제가 있다고 보시는 것 같습니다.
    "부당한 인사"라고 말씀하신다면 어떤 수습방안을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지난 대표단사과문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좀 더 구체적인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한번도 따로 뵌 적은 없지만 늘 당에 대한 열정적인 활동 전해 듣고 있습니다.수고하십시오.
  • 채훈병 2016.06.13 18:22
    대표단의 사과문 중, "허위보고는 없었으나 당직자들과의 소통이 미흡하여 부당한 인사로 이해될 수 있는 여지가 있었습니다."라는 문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려 어떤 수습방안이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렇게 입장을 밝힌 것이 성급한 행동이 아니었나하는 걱정도 합니다. 그런데 제 생각을 위장한 채 글을 쓸 수는 없었습니다. '양심'이라고 말씀드린다면 너무 과도한 표현일까요? ^^;; 평전위원장으로서 경솔했다는 비판은 겸허히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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