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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도 추운  정월 어느날에 호랑이 꼬리 자리인 영일만 바닷가 어느 작은집에서

난 당신을 엄청 고생시킨 후 그렇게 세상에 첫선을 보였다.

당신의 몸과 피와 혼을 빌리고 빼앗고 나온 이들 세명 중 두번째 세상에 나온 이가 나였다.

나는 그런 당신의 자식이다.


막내가 세상에 나온 이후 어린 세 아들에 철없는(?) 남편에

갓 중학교 다니는 시동생들마저 함께 부양해야하는 당신의 노고와  고통에

미안해하고 감사해하던  할배의 사탕 매일 사준다는 空約에  넘어가

네 살때부텅 여섯 살때까정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품속에서 자랐다.


그때 세상의 이치도 인지 할 수도 없는 나이 때 겪은

고향과 조부모님의 향기와 체취는 내 삶의 소중한 자양분이 되었다고 본다.

어린 아들을 볼모(?)로 보내고 잠시 헤어진

어머니는 맘속에 늘 무엇인가 걸리시곤 했다 하셨다.


결과론적으론 난 더 응석받이가 되고 내 맘대로 씩으로 좀 더 덧나간 것이다.

당신 아들들을 며느리에게 보내고 손주를 맞이한 그분들은  미안한 마음에

더더욱 어린 손주에게 필요이상의 애정과 손길을 더하신 것이다.


경상도 첩첩산중의 오지에서 할아버지는 장에 다녀 오실때마다

어린 손주에게 줄 선물을 꼭 들고 들어오셨다.

난 할배의 출타시마다 오늘은 어떤 것을 주실까하며 동네 어귀만 쳐다보고 

하염없이 할배를 기다리고 있던 시절이 기억난다.


4.19이후 잠시 찾아온 봄 시절 할아버지는 지방의원이셨는데

5.16 쿠데타로 지방의회가 해산을 당한 뒤론 세상과의 소통을 포기하고

당시 산림조합장을 하던 처남의 소개로 산으로 산으로만 다니시며 가정사에 태무심이셨다 한다.

(산판이라고 칭하던데 어떤 일인지는 저는 모름)


한번도 못 뵌 외할아버지는 경북 최고의 산간오지 깡촌에서 나름 지주였다고 한다.

또한 60년대이고 촌에만 계셨던 분인지라 교직을 최고(?)의 직업이라고 여기시어

둘 아들이나 둘 사위나 다들 사범학교와 사범대학 출신으로만 채웠다.


그 시절 외할아버지의 품안에선 이밥만 드시던 어머니가

외할아버지의 고집 때문에 얼굴도 한번 못 본 아버지에게 시집오신 후

보리밥을 더 많이 먹던 시집의 경제적 능력탓에....

그렇게 당신은 아버지 아래의 동생 일곱분들을 다 교육시키고 키웠던 것이다.


어릴 적 형이나 나나 마음의 상처는 이런 것들이었다.


"엄마 돈 백원만 주라"

"왜??"

"아이스께끼 사 무글라꼬"

"돈 없다..."


"형수님 돈 좀 필요한데요.."

"얼마나요??"

"!!!.."

"여기 있어요...."


"엄마는 우리한데는 돈 없다 하더니 왜 아지아들 한데는 돈 주는데

엄마는 우리 엄마 맞냐구?"

"............."


그렇게 당신은 당신의 자식들은 2진에 두고 언제나 시동생들을 1진에 두는

생활을 해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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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마음에 자식들에게 과자나 용돈에 인색한 어머니가 미워도 보이고

진짜 엄마 맞냐하는 생각도 철없이 했었다.

그런 당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깨닫는 데에는 많은 시간들이 지나고 난 뒤였다.


그런 당신이 있었기에 지금 그 시동생들은 다들 어느 회사의 C.E.O도 하고 있고,

지점장도 하고 있고, 이사도 하고 있다.

그분들은 울 어머니에게 참 잘한다. 때론 자식보다도 더....


그런 당신은 그 자식이 마흔이 넘어도 한번 씩 전화 주신다.

"너 요즘 건강은 어떠냐? 천금보다 소중한 것이 건강이니 잘 챙겨라 그리고 통장에 조금 보냈으니

애들한데 맛있는 거 사주고 애어미한데 뭐 좀 사주라" 하신다.


“어머니 필요 없는데요...저가 오히려 용돈 드려야 하는데...” 이러시면...

"내가 너거 어릴적에 못해준 것이 언제나 맘에 걸린다. 지금이라도 자식들한데

용돈 주는 에미 마음 막지마라" 하신다.


어머니가 전체 집안을 이끌어 나오시고 아버지 8형제마저도 당신의 몫이어서

교사의 박봉으로 시동생들 교육까정 다 책임지신 당신의 그 눈물과 아픔을

철이 좀 든 이후로는 이해하고 우러러 보였습니다


나는 당신에게서 너무나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우고 살아왔습니다.

물론 언제나 당신의 기대에 실망과 배신만 안겨드리고 살아왔지만...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이 존경과 사랑의 대상이지만....

나는 당신을 정말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나는 특별히 당신을 더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당신은 저와 '어머니와 아들'의 인연을 맺은 특별한 존재이시기도 하지만

당신은 세상을 사랑과 헌신으로 살아온 분이며 그 자체가 훌륭한 교육의 사표였습니다.


그런 당신에게 늘 힘이 되어주지는 못하고 마흔이 넘어도 걱정을 끼치는

둘째아들이지만 당신만 생각하면 언제나 마음 든든합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시고 이 못난 아들이 효도할 수 있는 기회를 꼭 주시기 바랍니다. 


당신을  존경합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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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 아들이  올립니다.

  • 수시아 1.00.00 00:00
    어머님에 대한 사랑과 존경이 묻어있는 글이네요^^
  • 그냥 서민 1.00.00 00:00
    흑.... 오늘 전화라도 드려야겠네요.. ㅠ.ㅜ
  • 맛이간천사 1.00.00 00:00
    어릴적 어무이 몰래 지갑 뒤비서 구슬이랑 딱지 사구 아이스케키 사먹다 들켜서 시뻘건 고무다라이로 뒤쥐도록 얻어터진 기억이. ㅠㅠ
  • 손찬송 1.00.00 00:00
    허이꾸님과 이춘풍님땜시 술 묵구 싶네요.... 어무이~~~~~~ 왜 이눔아!!!!
  • 밥풀꽃 1.00.00 00:00
    오늘 대회 끝나고 오는데 라디오에서 나훈아의 홍시.........라는 노래가 나오더군요 찬바람불면 감기들라, 인생고달퍼 힘들어할까....하는 처음 들은 노래인데 갑자기 저도 엄마 생각이 나더군요 홍시처럼 ........홍시같은 자식들때문에........ 이제 이세상에 없는 엄마가 참 보고싶었습니다 학교 행사에는 한번도 못오시던 엄마 중학교 졸업식날 못왔다고 늦은 저녁 겨울날 주머니에서 네모난 엿을 꺼내주며 먹어라....하시던 엄마, 늘, 파출부일로 인해 손에 무좀을 달고사시던 어머니..... 오늘 참, 여러모로 엄마가 보고싶네요......
  • 이춘풍 1.00.00 00:00
    운동권이 보는 나는 비운동권... 비운동권이 보는 나는 운동권... 한때는 많이 외롭기도 하였답니다. 지금도 외로움을 다 떨어 낸것은 아니지만요... 그러나 저가 이나마 진보신당의 당원으로 가게끔 한 분은 다름아닌 저의 어머니 였답니다. 저의 배후는 바로 어머니 랍니다.
  • 지나 1.00.00 00:00
    모처럼 마음이 따스해지는 글을 읽고 어느 정도 우울함이 가시는 듯합니다. 어머님이 오래도록 건강하시길 빕니다. ㅠ.ㅜ
  • 이춘풍 1.00.00 00:00
    손찬송님// 기회가 된다면 언제 한번 더불어 곡차를 함 하시죠~~(허이꾸와 같이요) 아마도 내일 마른 하늘에 번개가 어디에선가 내릴 듯 합니다..... 지나님// 감사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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