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서 생활하다보면
길 곳곳에서 유인물을 나누어주는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대부분은 음식점이나 헬스 등 광고 전단지들이고
가끔...
주의, 주장을 담은 다양한 유인물들을 나누어주는 분들이 계십니다.
개인적으론
왠만하면 모든 유인물을 받는 편입니다.
비록, 받아서 눈길 한번 안주고
그대로 휴지통에 버리는 한이 있어도 받는 편이죠.
그래야
광고지를 돌리는 분들도 보다 쉽게 하루 할당량을 소화하시고
조금이라도 더 쉬거나 더 많은 전단지를 돌리겠지요.
하지만...
단지 그런 이유만으로 전단지를 받는 건 아닙니다.
제가 모든 유인물들을 받는 이유는...
막막한 길거리에서 유인물을 돌리는 그 분들의 모습속에
제 모습이 투영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길거리에서 유인물들을 참으로 많이 돌렸고
앞으로도 돌리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번이라도 여의도에서 신촌에서 강남역에서 명동에서...
어떤 유인물이라도 직접 돌려보신 분들은 아실겁니다.
무표정한 표정으로 자신의 일과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
눈길 한번 안주고 지나가는 시민들의 무관심이
상처가 된다는 것을...
그래서
유인물을 돌리는 분들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압니다.
비록, 경제적인 이유 때문은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우리의 주장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쌓여있는 유인물을 자발적으로 받아가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는 건,
제 경험으론... 2008년 촛불 때가 유일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87년 6월 항쟁 때도 그랬을 것 같긴합니다.
주저리 주저리
이렇게 유인물에 대한 기억을 적은 건
어제 출근 길에 받아본 두 장의 유인물때문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352명을 정리해고하려는 한진중공업에 맞서
노조조합원분들이 지난 주부터 서울 상경투쟁을 진행하고 계십니다.
1차로 2/2~2/5일까지 진행하셨고
어제(2/8)부터 2/11일까지 2차 상경투쟁을 진행하십니다.
지난 주에도 여의도 곳곳에서 1인시위와 유인물을 배포하고 계시는
푸른 작업복의 아저씨들이 보일 때마다
저만치 돌아가곤 했었습니다.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는 정리해고의 광풍을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무력해지지 않으려는 나름의 보호본능이기도 합니다.
하루종일 비가 추적추적 내렸던 어제 아침도
한나라당 당사앞에 푸른 작업복을 입으시고
비를 맞으며 서계신 분이 계셔서 살짝 옆으로 돌아섰습니다.
돌아서자마자 일군의 우비를 입으신 분들이 민주당쪽으로 이동을 하고 계셨습니다.
해서 걸음을 천천히 걸으며 마주치지 않으려 했는데...
결국
당사 후문쪽 사거리에서 우비를 입고 유인물을 돌리시는 분과 마주치고 말았습니다.
"부산에서 왔습니더~"라는 한마디와 함께
물에 젖어 붙어 있는 두 장의 유인물을 주시더군요..
전 아무말도 못드렸습니다.
쉬실때 없으시면 당사에 오셔서 차도 드시고 몸도 녹이시라는 말도...
그 흔한 "수고하십니다~"라는 말 한마디 못했습니다...
혹시 길을 오다가다
푸른색 작업복을 입고 유인물을 돌리고 계신 분들을 보시거든
'수고하십니다~'라는 말 한 마디 해주세요. 따뜻한 음료라도 사드리면 더 좋겠구요..
아니면, 따뜻한 눈빛으로 유인물을 정성껏 받아주세요~
만약 직접 만나지 못하시거든
김진숙지도위원의 글도 좋고 뉴스도 좋으니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세요~
그래서
우는 거 말구, 한숨쉬는 거 말구, 아파하고 미안해하는 거 말구
우리가 즐겁게 할 수 있는 거 같이 찾아봤으면 좋겠습니다. 더디더라도...
어제 아침에 받은 '젖은 유인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