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직을 사퇴하며 동지들께 고개 숙여 말씀 드립니다

by 나경채 posted Jul 0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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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직을 사퇴하며 동지들께 고개 숙여 말씀 드립니다


당원동지 여러분, 박근혜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와 무능, 그리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메르스 사태 등으로 인해 얼마나 어려우십니까.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힘을 내시고, 노동자 서민이 살만한 사회를 만드는 우리의 꿈을 계속 추진해 나갑시다.


당대회 결정의 의미


당원동지 여러분, 지난 6월 28일 당대회에서는 제가 그간 추진했고, 당대회에 대표발의한 ‘진보결집 당원총투표’안이 부결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진보결집을 추진했던 저의 노력 부족, 그리고 진보결집에 대한 저의 구상이 대의원 동지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음을 겸허히 인정합니다.


제가 구상했던 ‘진보결집 당원총투표’는 진보결집에도 방점이 찍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갈수록 당원들의 이탈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에 맞서기 위한 방안으로 당원총투표에도 큰 방점이 찍혀 있었던 것입니다. 당원들의 위기는 역설적으로 당원들의 총의의 결집을 통해서만 극복가능하다는 것이 제 구상의 핵심이었습니다. 아쉽게도 이러한 저의 구상과 달리 우리 대의원들은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최선의 당 진로를 선택하셨습니다. 당대회에 참가하여 빛나는 토론과 숙의를 해준 모든 대의원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의 구상과 제안이 부결된 이 상황 앞에서 과연 어떻게 정치적 책임을 질 것인가에 대해 짧은 시간이나마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저는 제가 대표로서 직무를 더 이상 수행하기가 어려우며,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당대회 결정을 충실히 수행할 새로운 지도부가 필요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저의 구상은 올해 하반기에 진보결집을 마무리하고, 그렇게 결집된 새로운 진보정당이 2016년 총선을 진보적 대안으로 힘있게 돌파하며, 그 힘을 통해 장기적으로 제1야당을 교체하여 한국사회를 명실상부한 보수-진보의 정치체제로 전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대의원들은 저의 이러한 구상이 진보적 정체성에 맞지 않거나, 설사 진보결집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총선을 독자적으로 치러내면서 동시에 선거연대 등을 통해 신뢰를 쌓은 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등 다양한 이유로 저의 구상에 동의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당 대의원들의 구상을 책임 있게 실현할 새로운 지도부가 필요합니다.


그 방안은 다양한 것이 있겠습니다만, 노동당이 독자적으로 당을 유지하면서 총선을 돌파하고, 총선에서는 정당연합 등을 통해 자유로운 선거연대 전술을 구사하며, 그 성과에 입각해 이후 새로운 진보결집을 추진하는 것도 유력한 방안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 구상을 제대로 실현하려면 그러한 구상을 ‘자신’의 신념과 의무로 체화하고 있는 새로운 지도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리더는 본인이 동의하지 못하는 방안이라 하더라도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러나, 그 방안을 더욱 잘 추진할 분들이 있는데도 그 분들이 새로운 지도력을 구성해 자신의 구상을 온전히 실현할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입니다. 최소한 지금 상황에서는 그것이 올바른 책임정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노동당 정신은 더욱 꽃피워져야 합니다.


6.28 당대회의 결정을 제가 책임지고 수행할 수가 없어 저는 오늘 비록 사퇴하지만, 저와는 다른 의견을 피력했던 대의원, 당원동지들도 여전히 저와 함께 노동당의 가치와 정신을 공유해온 동지들입니다. 그것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습니다. 시기적으로 저와 조직진로에 대한 입장을 다르게 가졌다 하더라도 우리는 지금까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걸어왔고, 앞으로도 그러한 길을 걸어갈 동지들입니다. 하기에 6.28 당대회 결정에 의거, 새로운 지도부가 노동당 정신과 당대회의 결정을 충실히 집행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마지막까지 책임을 지지 못하고 이렇게 당 대표의 직을 사퇴하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이것이 저에게 있어서는 책임 있는 정치행위임을 헤아려주시기를 고개 숙여 부탁드립니다. 동지들에게 무한한 애정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5. 7. 3

대표직을 사퇴하며 당원 나경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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