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by 신혜진 posted Mar 1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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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에서




문득 이마를 낮추고 들여다보는
보도블럭 갈라진 틈새 작디작은 풀꽃
바쁜 걸음도 쉽사리 옮기지 못하고
차창 너머 흐려지는 노을에 젖어
모처럼의 약속도 까마득히 잊는다
여린 풀꽃도 저토록 치열하게 버티는데 
노을도 다시 새벽빛으로 환할 터인데 
치명적이라는 내 몸의 病과
끝이라고 모질게 다짐했던 얼굴을  떠올린다



내가 외면한 마음도 나를 거부한 뒷모습도
에돌아 언젠가는 만나게 될 잠시의 갈림길
바다에 이른 물길들 한몸으로 엉키듯
파도에 부대껴온 바위들 모두 성불의 얼굴이듯
에이는 그리움도 싸늘한 미움도 
흐르고 흘러, 내 속의 모난 것들 둥글어지길
도리질쳤던 깊은 病도 삶으로 끌어안는다 
비우고 깊어져야 채울 수 있으리
시들고 사라져도 씨앗을 품고 새벽이 오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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