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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6 20:18

황석영 재론

조회 수 9150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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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보수 양편에서 우스운 꼴이 벌어지고 있군요. 압권은 복거일의 말입니다. MB가 황석영 대신에 이문열을 끌어안았어야 한다는 거죠. MB의 "배은망덕"을 얘기하는 대목에서는 뒤로 넘어가는 줄 알았습니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더니, 이 나라 문인들, 수준이 왜 이래요?  천박한 밥그릇 세계관을 드러내놓고도  부끄러운지도 모르는 그 무딘 감성으로 어떻게 소설을 써대는지...  황석영이 노벨 문학상 타고 싶어 저란다는 얘기도 우습기는 마찬가지죠. 황석영 스타일의 인간은 그렇게 계산적이지 않습니다. 

황석영이 "나는 변하지 않았다"는 말은 어떤 의미에서는 사실일 겁니다. 황석영은 원래 그런 사람입니다. 그것을 보여주는 예가 그의 안티조선 선언이지요. 어느날 갑자기 이 분이 반조선일보 선언을 하더라구요. 안티조선운동하던 우리들의 입장에서는 반가웠지요. 그런데 그 동기가 재미있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우리 모두 박장대소를 하며 뒤로 자빠졌었지요. 왜냐하면 그 동기란 게 무슨 진지한 공적 문제의식에서 나온 게 아니라, 속좁은 사적 감정에서 나온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분이 어느날 이발소에 가서 머리를 깎다가 조선일보를 보게 됐답니다. 거기에 이문열이 동인문학상 심사위원장이 되어 자신을 수상후보로 올려놓았다는 기사가 실렸는데,  이 기사를 읽고 "뚜껑이 열려서" 안티조선을 선언했다는 겁니다. 옛날에 이문열이라고 하면, 다같이 술 마실 때에 저쪽 구석에 쪼그려 앉아 "그래도 이완용이 명필이다", 뭐 이런 헛소리를 하다가 쫑코를 먹던 친구인데, 이 새까만 후배가 감히 자신의 작품을 심사하겠다고 하니, 얼마나 같지도 않았겠습니까. 

강준만이 안티조선을 선언한 것과 황석영이 안티조선을 선언한 것은 차원이 다른 얘기이고,  임수경이 북한을 방문한 것과 황석영이 북한을 방문한 것도 차원도 다른 얘기이며, 김문수가 한나라당으로 달려간 것과 황석영이 MB에게 달려간 것도 실은 차원이 많이 다른 얘기입니다.  이 분이 무슨 깊은 실존적 고민 끝에 일을 저지르는 분은 아니죠. 그냥 타고난 자유분방함으로 이리저리 사고를 치고 다니는 스타일이랄까? 아무튼 이 분을 무슨 거창한 민주투사나 되는 양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실은 나보다 더 날라리일 겁니다.

기사를 보니 온통 '변절' 어쩌구, '자기 고백' 어쩌구 촌극을 벌이고 있는 것 같네요. 제가 보기에 이 분이 MB에게 간 것은 김용옥이 노태우에게 알랑대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상대가 김일성이든, 이명박이든, 아무튼 누군가 자기를 알아주고, 자기 생각에 공감을 표해주니, 별 생각없이 특유의 치기로 즉흥적으로 일을 친 것이라고 보는 게 옳을 것입니다. 거기에 대고 '변절'했다고 비난하는 것이나,  '귀순'했다고 환호하는 것이나, 아직도 위험하다고 의심하는 태도나, 촌스럽기는 매일반이지요. 

이번 그의 행동을 판단하는 잣대로는, '변절 어쩌구 하는 도덕적 코드보다는 그가 내세운 변명(몽골 + 2 코리아)의  가공할  '촌스러움'이라는 미학적 코드가 더 적절할 듯합니다.  이번 그의 행동은 부도덕했다기보다는 몰취향했다는 겁니다. 내 참, 대문인의 머릿속에서 생각해낸 문학적 상상력이란 게 고작 MB 머릿속에 들어있는 구상과 일치했다는 사실....  이거야말로 가공할 문학적 파탄이고, 참혹한 예술적 파국이지요. 푸하하하.... 

아, "내가 변했다면 황석영 문학도 파탄"이라는 신파도 나를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  

 
  • 로자 룩셈부르크 2.00.00 00:00
    오디세이/ 기대할 걸 기대해야지요. 황선생은 그냥 저 쪽 진영으로 넘어갔다고 칩시다. 그가 언제 진보고 좌파였겠습니까마는, 중도란 분식에 지나지 않아요. 그저 엘리티즘의 본질을 드러냈을 뿐이에요. 좌든 우든, 보수든 진보든 이른 바 거물인 양 하는 자들은 그 점에서는 한통속이에요. 그런 점에서는 우리는 박통이라는 모델을 갖고 있습니다. 경제발전? 설마 박통을 따라갈려구요. 여튼 역사와 사회의 발전이 사회 상층부의 거물들의 네트워크에 의해 주도된다는 게 황선생이 새삼스럽게 확신을 갖게 된 엘리티즘의 요체인 것 같습니다. 새로울 것도 없어요. 그러한 착시 효과도. 이 댓글 하나면 그만 된 거 같아요.더 말할 가치도 없다고 보여져요. 이틀 전 당게에 오른 댓글입니다. 참 정확하게 말해 놓았죠? 당게엔 보물들이 너무 많아요.
  • 이음(異音) 2.00.00 00:00
    제 생각과 같아 공감입니다. 아무리 양보해도 소영웅주의이고, 나르시즘의 극단일 뿐입니다. 자신이 아니면 남북경색 국면을 풀 사람이 없다는 "착각과 오만"입니다. 그의 돌+아이짓이 보수(언론)에게는 호재일 것이고, 진보(언론)에게는 "변절"로 보일 수밖에 없음을 그 스스로 몰랐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지껄인다는 게 문제입니다. 이제 어차피 참말이든 거짓말이든 상관 없습니다. 그저 돌+아이 하나 늘어난 것일 뿐이니까. 나르시즘에 빠진 작자들에는 생까주는 게 약이 아닐까 싶네요.
  • 미르아빠 2.00.00 00:00
    제 생각에 황석영은 변한것이 없습니다. 그는 예전부터 뼈속까지 자유주의자였지 진보주의자(?)는 아니였던거고 우리가 그의 진면목을 잘 몰랐던것 뿐이지요. 문제는 황석영으로 인해 진보 자체가 욕을 먹는다는겁니다. 마치 노무현땜시 모든 좌파는 무능하다는 것처럼요........(노무현은 좌파도 아닌데........쩝~)
  • 처절한기타맨 2.00.00 00:00
    게다가 사랑한데잖아요. 진달프를, 케케케 이제 고만 관심 거두고 생까주는게 제일...좋다능.
  • 노엣지 2.00.00 00:00
    그래도 한겨레보니 진샘 사랑한다고 하시던데요...뭘.ㅎ . 은근 부러버 하고있는 토끼 이미지.
  • 노엣지 2.00.00 00:00
    호곡,기타맨님,찌찌뽕.ㅋ
  • 이창우 2.00.00 00:00
    로자님이 오웰의 문인들이 글쓰는 몇가지 이유에 대해 인용해 놓은 걸 봤습니다. 그중 첫번째 '이기심'이었던가요? 그 글을 보면서 이기심을 '허영심'이라는 말로 바꿔 놓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죠.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많든 적든 '허영심'이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자기를 뽐내기 위해 거울 앞에 설 때부터 '허영'이 시작되죠. 저도 꽤 심각한 '허영쟁이'에 속합니다만 황선생도 '허영'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 않았을까요? '허영'도 허용치가 있고, 지속 가능한 '허영'에 자족할 줄 알아야 되는데 발을 잘못 디뎌 허영의 늪에 빠져버리신 게 아닌가 합니다.
  • 김종문 2.00.00 00:00
    살아오면서 이런 경우 많이 보아 왔기 때문에 별 충격도 없습니다. 그냥 덤덤하게 받아들입니다. 물론 진 교수님의 분석에 공감하면서....
  • 탈계급 자영업자 2.00.00 00:00
    삼포가는길 찾으시다가 결국 말년에 삼천포로 빠지시는군요....
  • 배병화 2.00.00 00:00
    그래도 저는 황구라 선생님 소설하나는 잘 쓴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남이 생각하지 못한 상상의 경계를 넘어서는 면이 있어서요.. 물론 몽고 알타이 연합도 딱 소설이었으면 뭐 재미있었을 텐데... 현실로 가지고 오니.....
  • 김민재 2.00.00 00:00
    이 글 보니 황씨가 좀 귀여워지네요. 하아.
  • 김민재 2.00.00 00:00
    1 아, 당신보단 문학을 사랑할 듯.. 싶은데요? 게다가 당신과 비교해봐도 훨씬 덜 정치적이고 순진하지요. ^^ 맨날 음모론에 까발리겠다는 사람이 훨 정치적인듯. 그런 감성으로 어떻게 주옥같은 글들을 느낀다는 건지 미슷헤리라능.
  • 김민재 2.00.00 00:00
    황석영씨 같은 이를 사랑할 수 없는 마음과 문학을 흠모하는 마음은 같이 갈 수 밖에 없는 듯 싶은데요?
  • 도봉박홍기 2.00.00 00:00
    약간 고처주셔서 감사합니다. 민재님
  • 희림1 2.00.00 00:00
    지식인이라 자처하는 종자들의 오래된 습성이지요 뭐새로운건가요?
  • 한계령 2.00.00 00:00
    내가 좋아하고 즐겨읽는 작품의 작가가 다른 길을 가겠노라 선언을 했을 때는 참~~시련당하듯이 괴로워었죠. 며칠동안 내 머릿속이 어질러울정도로. 그러나 한겨레 인터뷰기사를 읽고,괴로워하는 사진을 보는 순간, 아 이사람도 괴롭구나를 느끼는 순간 마음이 좀 풀어지데요. mb의 품에 안긴게~~괴롭고 이해가 안되지만 처음보다는 덜 괴로운 것은 사실이네요. 죽도록 미워하긴보다 좀 더 지켜보자는 쪽으로 마음을 정하니...아픔은 덜어집니다. 그리고 그 분의 행적에서 오늘날을 예감할 수 있는 단서들을 찾아보니...배신감은 줄어드네요.
  • 바람의노래 2.00.00 00:00
    이 사람 그동안 감정으로 좌파했었던 건가요.. 나 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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