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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판의 몇몇 분들께 말씀드립니다.

'낙태반대'는 굥황청의 공식 입장입니다. 그건 추기경 개인이 선택할 견해의 문제가 아닙니다. 물론 이게 답답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황우석 사태 때 우리 사회에서 카톨릭이 거의 유일하게 난자를 이용한 줄기세포 연구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지요. 그 역시 교황청의 공식 입장입니다. 신부들 개개인이 선택할 문제가 아니라요. 이런 측면이 있는가 하면, 저런 측면도 있고, 원래 종교란 그런 겁니다. 그들은 인간의 생과 사를 주관하는 것은 오로지 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근데 그것도 문제 삼아야 하나요? 

좌파라면 종교에 반대해야 한다고요? 저는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대단히 많이 덜 떨어진 좌파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이 무슨 칼 맑스가 살던 시대입니까? 종교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삶의 유한성이 제기하는 문제에 대답하는 방식 중의 하나지요. 죽음 앞에서는 과학도 무력한 것입니다. 여러분의 알량한 정치의식이 그 물음에 해답을 줄 수 있다고 믿으세요? 바로 그렇기 때문에 배울만큼 배운 사람들도, 심지어 과학자들까지도 BC 4년의 기술 수준으로 이스라엘에서 최초로 처녀생식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믿는다고 고백하는 거죠. 

비판할 것은 하자구요? 비판은 심심해서 하는 게 아닙니다. 거기에는 화용론적 맥락이 있어야 합니다. 추기경이 살아계셨을 뭔가 잘못된 언행을 했다면, 그때 비판을 했어야 합니다. 그것도 그의 발언이 사회가 나아가는 방향을 크게 오도한다고 판단될 경우에 말이지요. 지금 돌아가신 분이 또 뭘 할 수 있다고 비판을 합니까? 93년 이후의 발언들이 맘에 안 든다구요? 비판은 그저 맘에 안 든다고 해서 하는 게 아닙니다. 그의 견해에 반대한다면, 반대하는 근거를 들고 그 견해만 반박하면 그만입니다. 그것도 그 견해가 표명된 바로 그 시점에서 말이지요. 

결국 님들이 하는 비판은 무슨 화용론적 맥락이나 사회적 유의미성이 있어서 하는 게 아닙니다. 한 마디로 그냥 인물평이지요. 그 인물평일랑은 일단 장례부터 치르고나서 전기 작가들에게 맡겨두십시요. 그의 인생에 대해 알면 얼마나 안다고 신문기사 쪼가리 몇 개 들어 그의 인생을 통채로 평하겠다는 겁니까? 그러는 당신 인물은 얼마나 잘 났습니까? 굳이 인물평을 하겠다면, 천세를 누리다가 돌아가시기 직전에 여러분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시면서 하셔도 안 늦겠네요. 그러는 여러분은 김 추기경만큼 살 자신 있어요? 솔직히 말하면, 저는 그분만큼 살 자신 없습니다. 

도대체 김수환 추기경이 무슨 잘못을 그렇게 많이 해서 추모를 해야 할 시기에 비판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옵니까? 70년대 80년대 그 엄혹한 시절에 운동권 끌어안아준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박정희한테 짓밟힐 때, 전두환한테 짖밟힐 때, 그나마 우리에게 보호막이 되어준 것이 김 추기경과 카톨릭 교회 아니었나요? 그때 저도 카톨릭으로 개종을 해서 영세를 받았습니다. 명동 성당에서 정부 비판하는 마당극 하고 나서 신부님들이 보호해주는 가운데 두 줄로 늘어선 형사들 사이를 빠져나오던 기억이 납니다. 거기에 대한 감사를 벌써 잊어야 하나요? 배은망덕도 유분수지...

그저 자신들의 이념에 100% 드러맞지 않는다고 해서, 한 사람의 인생을 그렇게 가볍게 취급하는 것이 정말 소름끼치네요. 국가보안법 존치에 찬성하는 사람의 삶이라고 가치가 없는 게 아닙니다. 설사 입에 조중동의 논리를 물고 다니는 사람이라 해서 그 사람의 삶 전체가 가볍게 취급받아야 하는 건 아닙니다. 하늘나라에 있다는 영혼저울의 한쪽에 허접한 이념 서적 몇 권 읽고 형성된 머리와 입을, 다른 한쪽에는 김추기경이 몸으로 살아온 인생을 올려놓는다면, 저울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는, 웬만큼 머리가 안 도는 사람도 알 것이라 믿습니다.

ps.

그러고 보니 제정구씨 생각나네요. 학생 시절 카톨릭 학생회 행사에 그 분이 연사로 오셨었지요. 그때 우리들은  대학3학년의 설익은 이념으로 그를 마구 질타했습니다. 변혁의 전망이나 혁명의 전략도 없이 그저 빈민을 돕는다는 알량한 휴머니즘 뒤로 숨어버린 당신과 같은 사람들이야말로 얄팍한 개량주의자일 뿐이다....  철 들고 나서 얼마나 미안하던지. 다시 만나면 꼭 사과를 드리려고 했는데, 그만 돌아가셨지요. 내가 죽고 나서 행여 다시 뵙게 되면, 꼭 사과를 드릴 겁니다. 
  • 도봉박홍기 1.00.00 00:00
    그만들 하시지요..부탁 드립니다..아무튼 당에 얼굴 아닙니까? 제비난은 괞잖지만 다들 이만 하시지요.. 그만들 두시지요..부탁드립니다. 꾸뻑
  • 아나키 똘중 1.00.00 00:00
    진중권은 진보논객으로서의 의미를 다했습니다. 이런 상태로 진보를 대변하다보면 오히려 진보좌파에 해가 될 것입니다. 진중권씨, 스스로 물러나시던가, 잠시 자중을 하고 공부를 더해보세요. 그것이 님에게 현재 최선의 방법입니다.
  • 산하 1.00.00 00:00
    글쎄요. 아나키똘중님이 더 해로울 것 같습니다. 이 논쟁(?)이 알려진다면 대중들이 누구에게 더 침을 뱉을까요? 그리고 아울러 어느 정당에 침을 뱉을까요,.
  • 카파칸 1.00.00 00:00
    진교수님.새로 평가할 만한 글아네요.그 전에는 씨니컬하다고만 생각했는데..
  • 배성용 1.00.00 00:00
    동감합니다.
  • 한계령 1.00.00 00:00
    백번 맞는 말씀하셨는데~~댓글들이 예상 밖이네요.
  • dyocan 1.00.00 00:00
    김수환추기경이 바람직한 보수주의자라고 볼 수 있겠죠. 보수주의자에게 '너는 왜 진보가 아니냐'라며(카톨릭이 어떤 포지션의 종교인지는 상관이 없나봐요.) 그마저 씹어버리면 정말 자폭하자는건지.. 오히려 김수환추기경이나 이회창같은 보수는 쌍수들고 환영해야할 마당입니다. 진보나 보수나 막장이 주류인 시대에 뭐하자는 건지 모르겠네요.
  • 카파칸 1.00.00 00:00
    요즘,우연히 폴 포트 평전읽었는데...그 토록 순수한 평등을 꿈꾼 사람들이 어찌 그런 행동을 스스럼없이 했을까?이거에 대한 문제 제기더군요...
  • 푸하핫 1.00.00 00:00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김진현 1.00.00 00:00
    아나키 똘중님 글 요지나 제대로 파악하시고 댓글 다세요.
  • Jeremy 1.00.00 00:00
    진교수님 무슨 말씀 하시려는지는 알겠는데요.. 개인적인 감상에서 오는 오버 센스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신콩떡 1.00.00 00:00
    리플들이..............-_-;
  • 박정호 1.00.00 00:00
    진심으로 공감합니다. . 입과 말로 이념으로 진보를 말하고 변혁을 말하고 현실을 비판하는 것까지는 좋습니다.. 그러나 삶속에서 사회속에서 성실하지 못하고 무책임한 사람도 많이 보아왔습니다. 아내에게 생활고를 모두 떠넘기고 자기는 운동만한다고 하는 분도 봤습니다. 그것이 진보일까요? 맑스주의건 사민주의건 무슨 주의이건 그것이 영원불변의 진리가 아닙니다. 내 이념과 생각은 잠정적인 결론일뿐 바꿀 수 있고 틀릴 수도있는 것이지요.. 나와 다른 생각이라 하더라도 그분의 삶이 그 위치에서 진보의 방향에서 최선을 다한 삶이었다면 그것은 비난받을 수 없습니다.. 신부로써 추기경으로써 엄청난 부담감을 안았으면서도 과거 운동을 방어하고 보호하셨던 김수환 추기경님.. 신부라는 위치에서 그만한 삶을 살 수 있을지 고개가 숙여집니다. 진보가 무슨 훈장이 아닙니다. 나와 다르다고 난도질 할 수 없습니다.
  • THEPAPER™ 1.00.00 00:00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nitto 1.00.00 00:00
    이번에도 속 시원하게 긁어주셨군요. 아고라를 통해 올라오던 수많은 자칭 진보주의자라는 분들의 비난의 글들을 보며 진저리를 치던중이었습니다. 최소한의 인간적/현실적 배려와 이해가 배제된 비판들을 보며 화가 치밀어 올라 혼자 부글대던 참이었죠. 선종으로 인해 평소와 달리 논점으로 떠오른 추기경에 새삼스레 비판을 통해 자신의 알량한 지식이나 정치색을 과시하고자 하는분들... 제 개인적으로는 정말 무엇이든 같이 하고싶지 않습니다.
  • 베이s 1.00.00 00:00
    ㅋㅋㅋㅋㅋㅋㅋ 까대기 바쁜 진까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저 웃음만 나오지요. 아무리 봐도 정의는 진선생님의 손에 있는것 같은데, ㅋㅋㅋ 그 정의를 빼앗으려고 발버둥치는 늑대들의 모습이란 ㅋㅋ 같은 당원이지만 웃음이 나온다.
  • l이선영 1.00.00 00:00
    '그의 인생에 대해 알면 얼마나 안다고 신문기사 쪼가리 몇 개 들어 그의 인생을 통채로 평하겠다는 겁니까? ' 완전 공감입니다. 이 글을 읽고 있으니 저야말로 소름이 끼치네요
  • 날자진보 1.00.00 00:00
    나이가 들어가니 조금 알겠더군요. 한사람의 일생을 너무 쉽게 보고,판단하고 그런 말들이 오만이고 독선이라는 것을. 젊을떄는 날카로운 독설이 패기같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것이 의협심이라는 똘기가 나름대로 충만했는데 지금은 어쩌면 오만이고 독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생각 할 수 있을때까지 저도 머리에서 가슴으로 오기까지 십년도 채 되질 않아서 아직 어렵지만 지금은 그저 추모할 때라는것은 알겠습니다.
  • 체리 1.00.00 00:00
    뭐 추가로 끄적여보면 맨 앞에단락은 해방신학자들은 여기에 저항하기도 했죠
  • 황c-ne 1.00.00 00:00
    티눈은 소리없이 나타난다. 발바닥의 티눈.. 빼려니 아프고 그냥두면 성가시고, 티눈은 발바닥 땀나게 다니면 나타난다. 진중권샘의 말에 동의합니다. 되도않는 관심끌기 발언들 지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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