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훈 부대표께서 올린 '진보결집 추진의 기본원칙' 설명을 보았습니다.
당내의 소통과 절차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만들어갈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소위 '진보결집 추진의 기본원칙'의 항목에 들어있는 "3. 2016년 총선에서 진보정치세력이 독자성을 견지한 강력한 진보정당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2015년 9월까지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목표로 한다."는 부분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분명히 '기본 원칙'이라고 한다면,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의 목적과 내용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것으로 족합니다. 상기 항목의 '2015년 9월까지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은 사업을 추진하는 단위가 상정한 일정에 불과합니다. '원칙'이란 말을 이럴 때 붙이는 건지 의문입니다.
신당창당은 노동당의 해체를 전제합니다. 그 신당창당이 대표단의 주력사업이라는 것은 대표단이 노동당의 해체를 주력사업으로 상정했다는 말과 같습니다. 그것도 시한을 못박아 당을 해체하겠다는 공식선언이 나왔습니다. 당원으로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사고방식이자 사업방식입니다.
권태훈 부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그때까지 창당이 되어야 2016년 총선을 준비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전국위의 결의에 따라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는 당의 총선기획단위는 향후 9월까지 창당될 신당의 총선기획단위입니까? 당의 총선단위가 당 자체의 총선을 기획하고 사업을 실행하는 단위가 아니라 9월까지 창당될 신당의 총선준비를 위한 예비모임인가요?
오히려 9월까지라는 기간은 국민모임과의 관계에서볼 때 부적절한 의혹을 만들고 있습니다. 설명에서도 언급된 것처럼 그 시기는 내년 총선준비를 위한 마지노선이라기보다는 국민모임의 창당일정에 맞춘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자체적으로 정당을 창당할 능력도 사람도 재정도 더 나가 의지도 없는 국민모임이라는 단위의 일정에, 그것도 명망가 한 사람의 보궐실패 이후 식물화된 조직의 일정에, 1만 당원과 5천 이상의 당권당원이 활동하고 있는 노동당이 맞춰줘야 하는 납득할만한 이유를 제시해주시기 바랍니다.
노동당은 국민모임의 2중대가 아닙니다. 당원들의 자존심을 이처럼 처절하게 짓밟으면서 이루어지는 통합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이것이 그렇게 강조하던 노동당의 가치를 중심으로하는 진보재편의 과정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당장의 통합은 무리이지만, 진보세력의 총체적 재구성이 필요하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는 많은 당원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추진되는 소위 '진보결집 추진의 기본원칙' 안은 이처럼 진보세력의 새로운 편재를 원하는 많은 당원들에게까지 실망을 안겨줄 수 있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이 당을 생의 마지막 당이라고 여기고 있는 입장에서, 대표단이 좀 더 숙고하고 진중하게 움직여주실 것을 진심으로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