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동지여러분 안녕하세요?
동대문 당협에서 활동하는 당원 안명진입니다. 매번 당원게시판을 보기만 하다가 오늘 처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대규모 집회에서 발언하는 것도 아니고, 무슨 거창한 상을 수상해서 수상소감을 말하는 것도 아닌데 참 떨리네요.
어디가서 불평불만을 잘 이야기하는 편도 아니고, 소심해서 요구도 잘 못하는 저인데, 오늘 이렇게 글을 쓰기까지 혼자 많이 생각해봤습니다. '내가 이렇게 글을 써도 되는 걸까?', '내가 잘못 말하고 있는 것이면 어쩌지?'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건 아닐까?' 등등...
그래도 애정은 비판의 충분조건이었나 봅니다. 요즘 노동당에 부쩍 느는 관심과 애정이, 제게 멀리만 느껴졌던 당원게시판에 글까지 쓰게 만들었습니다. 서론이 길었는데요, 본론의 핵심은 이번 서울시당의 <주간소식>(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_네번째) 중 위원장칼럼을 보고서 저는 너무나 불쾌했다는 이야깁니다. 명시적으로 적혀 있지는 않지만 읽는 내내 느껴지는 '헬조선 탈옥선' 기획에 대한 시당위원장의 편견에 찬 '저격'이 저를 너무 당황스럽게 했습니다.
내용을 직접 인용해보자면, 칼럼은 "지금 노동당에게 필요한 것은 과도한 자임이나 무리한 사업확대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노동자'의 정당을 자임하는 '노동'당이 '노동'의 목을 조르는 "노동개악"을 필사적으로 막아내고자 시도하려는 사업을 두고 과도한 자임이나 무리한 사업확대라고 평가한다면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페이스북에서 열심히 웹자보만 공유하면 됩니까? "오히려 각 지역조직이 할 수 있는 사업을 독려하고 최대한 지역에서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주도권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셨습니까? 위원장칼럼의 이런 내용은 마치 지금 노동당은 지역조직과 부문조직이 놀고만 있다고 말하는 듯 합니다. 그런데 저는 제 지역에서 20대 당원모임에도 참여하고, 청년학생위원회의 방중 사업 <청년정치학교>도 참여하며 당 내 활동들을 직접 만들기도, 참여하기도 하는 당원입니다. 그리고 이 사업들은 모두 "시당조직"을 포함한 '당'이 아니라 개별 당원들이 '스스로' 만들어 낸 사업들이었습니다. 결국 지역사업이 부족하다고 이야기하는 위원장칼럼의 지적은, 역설적으로 시당차원에서 지역조직과의 연계 사업을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자백하는 꼴이기도 합니다.
뿐만 아닙니다. 이번 '헬조선 탈옥선' 사업에서도 실제 버스에 타는 건 무슨 당의 한 자리씩을 하고 계신 분들이 아닙니다. 참여하는 대부분의 동지들이 저와 같이 성적의 부담과 출석의 압박, 장학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11월에 노동당이 노동당 답게 제대로 싸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버스에 오르는 청년-학생 당원들입니다. 학기 중인 학생들에겐 꽤 큰 각오인 2주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참여하는 당원들의 마음이야말로 위원장칼럼이 이야기하는 "여러 번의 분당사태에도 불구하고 당이 다시 설 수 있었던 자생력"아닙니까? 그리고 당 조직은 저 '자생력'을 뒷받침하고 보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칼럼에서는 '헬조선 탈옥선'을 두고 "꺼지기 직전의 눈부신 촛불과 같이 불안감만 줄 뿐"이라고 비꼬더군요. 작은 불씨라도 살리려고 애쓰는 사람들 뒤에서 그저 '관전'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리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제가 사랑하는 당을 위해서라도, '참전'하겠습니다. 꺼지기 직전의 눈부신 촛불을 기어이 들불로 만드는 사람들, 그게 노동당원 아닙니까? 저는, 그리고 저와 함께하는 많은 동지들은 분명 그렇게 생각할 거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