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대중이 먼저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는 축산농가의 존립에 관한 의제였습니다. 한-칠레 FTA 이후에 늘 그렇듯이, 이번에도 대중의 무관심 속에 그냥 넘어가나 했지요. 그러다가 PD 수첩을 본 겁니다. 이 방송이 미국산 쇠고기를 둘러싼 담론의 패러다임을 바꿔 버렸습니다. 대중이 쇠고기 문제를 자신의 생명의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한 거죠. 잘 나가는 다른 산업부문을 위해서 전통적인 부문이 불가피하게 희생되어야 한다는 게 대중들 사이에 널리 퍼진 인식이었는데, 이제 이게 내가 먹고, 우리 아이에게 먹일 광우병 쇠고기의 문제가 되어 버린 거죠. 사실 광우병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은 이미 존재했지만, 말로 듣는 것과 생생한 영상으로 보는 것은 애초에 차원이 다르죠. PD수첩은 막연하게만 느끼던 위험성을 눈앞에 다가온 현실로, 그것도 생생한 영상으로 보여주었지요. 이럴 때는 주제 넘게 대중 앞에 서서 지도하려 드는 것보다, 그냥 조용히 대중을 따라가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어쩌면 그거야말로 대중의 자발성에 기초한 진짜 민주주의일지도 모르니까요. 진보신당 깃발 들고, 조용히 대중의 지도를 따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