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권리찾기 1] 연봉제 하에선 야근 등 시간외수당이 없다? (일부 추가)

by 이장규 posted Aug 1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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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토방에서 별로 답도 없는 논쟁을 하기보다는, 진보신당 당원들 스스로가 노동자로서의 정체성을 자각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이른바 '노동중심성'을 확보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가끔 노동자로서의 권리찾기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올려볼 생각입니당 ^^. 오늘은 그 첫번째로 시간외수당에 대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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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체 생산직이 아닌 사무직이나 IT 및 서비스업종의 경우, 상당히 많은 시간을 잔업이나 야근을 하면서도 시간외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조금만 더 신경을 쓴다면 이런 시간외수당 대부분은 나중에라도 받아낼 수 있습니다.

우선 꽤 많은 분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연봉제 등 포괄임금계약에서는 야근 등 시간외수당을 받을 수 없다고 알고 있는 것입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연봉제 등 포괄임금계약이라도 미리 정해진 초과근로시간(가령 하루에 한시간 잔업 이런 식으로)을 초과해서 일을 더 했을 경우 그 부분은 시간외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몇 시간의 초과근로까지는 연봉에 포함한다는 기준을 미리 정하지 않은 경우라면 그런 근로계약 자체가 불법이므로 이 경우는 모든 초과근로에 대해 수당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연봉제가 아닌 경우에도 이런저런 이유로 시간외수당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령 정해진 시간 내에는 절대 할 수 없는 업무량을 주고선 그것을 위해 초과근로한 부분에 대해 스스로 알아서 일한 것이니 시간외수당을 줄 수 없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주어진 업무량이 정상적인 근로시간 내에 할 수 없을 정도로 과중하다는 것을 입증하면 초과근로수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걸 어떻게 입증하냐고요? 가령 본인만이 아니라 회사의 다른 동료들도 남아서 잔업을 하고 있는 상황을 사진으로 찍으면 됩니다 (이건 뒤에 쓸 다른 이유로도 필요합니다). 혼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잔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건 초과근로를 해야만 업무량이 달성된다는 의미니까요.

시간외수당을 시간당 천원 이런 식으로 정액제로 지급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역시 근로기준법 위반입니다. 시간외수당은 시간급의 150%를 지불하도록 되어있으며 시간급의 150%에 미달하는 정액수당은 무조건 더 받아낼 수 있습니다 (시간급을 모르는 경우 일급을 8로 나누거나 월급을 226으로 나누면 됩니다). 단, 5인 이하 사업장일 경우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150%를 받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시간급의 100%는 주어야 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시간당 3770원 이상은 받아야 합니다. 시간당 3770원은 법정 최저임금이니까요.

또한 초과근로가 많은 경우, 월 백만원을 넘게 받아도 최저임금 위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초과근로시간 한 시간당 최저임금의 150%는 무조건 지급해야 하므로 (현재 최저임금이 시간당 3770원이므로 시간외수당은 최소한 시간당 5655원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가령 초과근로를 월 50시간을 한다면 최소한 월 113만 4770원 이상을 받아야 최저임금만큼 받는 것이며 이보다 작을 경우 무조건 최저임금 위반이 됩니다. 물론 이 역시 5인 이하 사업장은 150% 규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좀 더 작아집니다. 가령 5인 이하 사업장에서 초과근로를 월 50시간을 한다면 월 104만 520원이 최저임금입니다. 그러나 어쨌든 초과근로까지 포함해서 최저임금을 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단순히 시급 3770원을 월급으로 환산한 월 852,020원 이상만 되면 최저임금 위반이 안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리고, 연봉제건 업무량이나 최저임금이건 실제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회사 다니는 중간에는 이런 주장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입니다. 자칫하면 짤리거나 밉보일 가능성이 크니까요. 동료들 여러 명을 모아서 집단적인 대응을 하거나 노조를 만드는 것이 제일 좋지만 그게 현실적으로 어렵고 당장은 문제제기도 어렵다싶을 경우 일단 참았다가 나중에 회사 나갈 때 청구하면 됩니다. 이 경우 지나간 초과근로를 입증해야 하는 문제가 있는데 (회사 측에서 오리발 내밀 수가 있으니까요), 이건 지금부터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즉, 초과근로를 했다는 것을 입증할 자료를 지금부터 미리 확보해 놓아야 합니다.

출퇴근 시간을 기록한 카드 같은 것이 있으면 제일 좋은데 사무직이나 작은 회사는 그런 게 없는 경우가 많지요. 그럴 경우, 야식비 영수증이나 교통비 영수증 같은 것을 모아도 되고 아니면 잔업하고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같은 것도 가능합니다. 매일 그런 것을 모을 수 없다면 혼자서 퇴근시간을 기록한 것도 가능합니다. 퇴근시간기록 그 자체만으로는 입증자료가 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 기록 중 일정 정도가 사진이나 영수증 및 동료의 증언 등을 통해 사실로 입증된다면 다른 기록도 사실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본인이 시간외수당을 받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일정 정도 입증자료나 기록을 확보할 경우) 받아낼 방법은 충분히 있다는 것입니다. 안준다고 포기하지 말고 이런 것에서부터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찾는 것이 노동자다운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

PS. 다만 구체적인 상황은 회사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미리 아는 노무사나 노조 등의 자문을 얻는 것이 더 확실합니다. 정 그런 게 없으면 우리 당의 민원실에 연락해서 적절한 사람 연결해달라고 해도 됩니다 (임진수 실장님께 일거리를 떠맡기는 것이라면 죄송 ^^;).

사실은 저는 당이 이런 부분에 보다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보신당 당원들부터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노동을 이야기하는 진보정당의 기본적인 책무가 아닐까요? 굳이 우리 당원이 아니더라도 일반 국민들을 위해서도 필요하구요. 재창당과 조직정비과정에서 노동문제에 대한 홍보 및 상담을 맡는 단위가 꼭 설치되었으면 합니다 (노조가 하면 된다는 말은 하지 말구요. 노조에만 의존하지 말자는 것이 우리가 창당하면서 내걸었던 주장 아니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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