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희망원의 아이들을 지키자!

by 키노 posted Jan 27,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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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4일 남았다.

1월 31일 '충북희망원'이라고 하는 아동복지시설이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는 시설폐쇄 기한이다.

 

그동안 간혹 기사를 통해 소식을 접한 이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청주 외곽에 위치한 충북희망원은 의지할 곳 없는 66명의 아이들이 보호받고 있는 아동복지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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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운영자의 비리문제가 불거지면서 직원들이 노조를 설립해서 문제를 제기하자 시설운영자는 시설폐쇄를 신고해 버렸다.

 

노조의 내부고발로 알려진 충북희망원 이사장(원장) 가족들의 비리를 보면 왜 대다수 사회복지법인들이 비리의 온상인지 고스란히 드러난다.

 

국·도비 지원을 받아 신축한 영유아 시설을 수년간 사택으로 사용하고 있는 점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충북희망원은 2005년 국비, 지방비 6억원과 자부담 4062만원 등 6억4062만원으로 640㎡ 규모 영유아보육시설 신축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들은 계획면적보다 59㎡를 줄인 580㎡ 규모로 신축했다.

이 과정에서 남은 사업비 6087만원으로 본관 2층에 90㎡ 규모의 영유아시설을 지어 원장 가족 사택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원장 가족들은 본관 2층에 87㎡ 규모의 기존 영유아시설을 사택으로 쓰다 증축한 후 통째로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늘어난 178㎡(53평) 규모의 사택 공공요금을 운영비에서 지급한 사실도 밝혀졌다.

보조금으로 지은 사택 사용 문제에 앞서 차량 구입과 유류비 불법 사용도 충북도 감사에서 적발됐다.

또 지난 2005년에는 시설운영비로 차량을 구입해 1442만원의 계약금과 중도금을 지급한 사실도 밝혀졌다.

불법 구입한 차량과 가족 소유 차량 2대 등 차량 3대 유류비 1672만원을 운영비에서 사용한 사실도 적발되는 등 보조금을 부적절하게 집행한 사실이 잇따라 드러났다. 

 

복지시설에서 일하고 있는 복지사들의 노동조건의 열악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충북희망원의 경우 대부분 복지사들이 20대로 헌신과 봉사의 관점에서 아이들을 가족처럼 돌봐 왔지만 정작 시설운영과 아이들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지원예산이 이사장과 사무국장(부인) 등 시설운영자의 쌈짓돈처럼 사용되는 것을 보고 노조를 설립하고 문제를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그동안의 과정은 노조에 대한 적대적 인식을 지닌 이사장과 부인의 막가파식 행태로 인해 지역 각계의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자리걸음을 반복해 왔다. 
 

노조와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에서는 청주시에서의 직영이나 관선이사 파견 등의 해법을 주문하고 있으나 주무관청인 청주시에서는 뒷짐지고 있는 형국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그동안 사회복지시설 운영자들과 일선 담당공무원들간의 오래된 유착관계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고 이러한 관계에 균열이 생기거나 비리법인에 관선이사를 파견하거나 운영진이 교체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지 않으려는 것이다.

 

만약 31일 시설이 폐쇄되어 버리면 희망원을 제대로 된 아동복지시설로 만들고자 했던 복지사들은 일터를 잃게 되고 66명의 아이들은 이곳 저곳 시설로 나뉘어 흩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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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희 공공노조 충북희망원 분회장은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혜택을 더 주기 위해 시작했던 일인데 아이들을 상심시키게 돼 마음이 아프다"며 "외부인이 희망원내 얘기를 물으면 아이들은 대답을 회피하는 등 마음을 닫고 있으며, 담당 선생님에게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느냐고 묻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안 분회장은 또 "희망원 아이들은 반 이동 등으로 선생님만 바뀌어도 의욕상실 등 퇴행이 올 수 있고, 어릴수록 이 같은 현상은 심하게 나타난다"며 "아이들을 위해 희망원은 계속 운영돼야 하고, 사회적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동안 사회복지시설의 비리문제가 터져나올 때마다 무척 간단해 보이는 문제가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공전하다가 슬그머니 관심 밖으로 밀려나면 비리운영진이 또다시 운영을 맡아 또다시 비리를 저지르는 과정이 반복되어 왔다.

 

문제해결이 쉽지 않았던 배경에는 시설 운영자와 시설 노동자들간 당사자의 문제로 인식하거나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시민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시설의 규모에 따라 연간 수십억에서 수백억의 국고지원이 이루어지는 사회복지법인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내 주머니에서 나간 돈이 제대로 된 국가 지원을 통해 복지시설의 사회적 약자들이 누려야 할 권리와 혜택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일부 시설운영진 가족의 사비용으로 쓰이고 있다는 사실에 상식적 국민 모두가 분노해야 한다.

 

힘겹게 싸우고 있는 희망원의 노동자들에게 당원들의 많은 관심과 격려를 바란다.

 

 

아래는 지난 12월 29일 청주시청앞에서 있었던 결의대회에서 충북희망원 정현옥 선생님의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글을 옮겼다.

 

<사랑하는 아들들에게>

 

사랑하는 나의 아들들아!

너희들과 만난지 벌써 1년이 넘었구나. 너희들을 처음 만난 건 10년전이지만 제대로 정 한번 주지 못하고 이방 저방 옮겨 다녀야 했던 현실이 야속하기만 했단다.

갓난 아이로 들어와 1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너희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아왔는데도 성격을 다 파악하지 못해 지난 1년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지.

 

화가 나면 물건을 부수고 다른 친구들에게 화를 내던 00, 모든 일상생활이나 운동, 심지어는 밥 먹으로 갈 때 줄을 서는 것까지 1등 해야 만족해 하는 우리 00이, 쉴새없이 말을 하는 00이, 여자아이처럼 잘 삐치는 00, 잠꾸러기 00이, 대통령이 꿈인 우리 00, 늘 피곤해하는 우리 00이, 우리 방에서 키가 가장 큰 우리 00이,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하면서 자신의 일을 성실히 행하는 우리 00이, 정이 많은 우리 00이!

10명의 개성파 아들들이 엄마를 웃고 울게 만들었던 지난 1년은 힘들지만 너무 소중하고 행복했던 시간들이야.

 

너희들을 돌보면서 가장 가슴 아팠던 것은 너희들의 엄마에 대해 물어 보았을 때야. 그 땐 정말 가슴이 아파서 어떤 대답을 해 줘야 할지 무척 난감했단다.

“엄마, 내 엄마는 왜 없어요?”, “나는 어디에서 왔어요?”, "우리 엄마가 왜 나를 안 키우고 이모가 키워요?“ 이런 질문들을 했을 때 ”너희들은 잠시 맡겨진 거야. 엄마·아빠가 너희들을 키울 수 없는 사정이 생겨서 이모나 선생님들이 잠시 돌보는 거야. 너희들이 바르게 잘 자라서 어른이 되면 엄마·아빠를 만날 수 있게 될 거야“라는 대답밖에 할 수가 없었단다. 이런 대답에 너희들은 한 명의 아이도 의심하거나 거짓말이라는 말을 하지 않고 수긍해 주었을 때 엄마는 정말 고마웠단다.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알고 기뻐하는 너희들의 그 순수한 모습을 보면서 엄마는 많은 것을 배우고 뉘우치며 너희들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그래서 선생님들과 힘을 합쳐 너희들의 인권과 권익을 찾아 주어야겠다고 일을 벌였는데 ‘시설폐쇄’라는 나쁜 결과를 가져오게 되어서 정말 가슴이 아프단다.

이제 막 너희들과 내가 서로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부모자식간이 되었는데 이렇게 어이없는 결정으로 헤어질 위기에 처해있는 것이 정말 믿기지가 않는다.

 

너희들이 아동시설 체육대회에 다녀와서 “엄마, 큰엄마와 큰아빠 싸웠어요. 큰아빠는 우리를 세달 후에 안 보내고 싶다고 했는데, 큰엄마가 화를 내면서 보낼거라고 하면서 싸우셨어요. 그래서 나는 그 말을 듣고 무서워서 얼른 도망쳤어요”라고 말을 했을 때 엄마는 무척 당황스러웠다. 너희들에게 상처가 될까봐, 그리고 선생님들이 너희들을 지켜줄 수 있는다 확신 때문에 너희들이 떠날 수 있다는 말을 하지 않고 숨겼는데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나 너희들이 알게 된 것이 안타까웠어.

“그런일 없어. 너희들은 희망원에서 자립할 때까지 엄마와 오래 살거야. 걱정하지마!”라는 말로 너희들을 안심시켰지만 엄마는 맘속으로 정말 많이 두렵고 걱정이 되었단다.

 

‘이 아이들이 진짜로 떠나는 일이 생기면 어쩌나? 버림받았다는 상처로 자신의 뿌리에 대해 늘 물음표를 안고 사는 이 아이들에게 다시 한번 더 큰 아픔을 주게 되면 안된느데...’ 하는 생각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할 때가 많았어.

시간이 지나면서 너희들은 시설폐쇄에 대해 알게 되었고, 엄마와 선생님들이 그것을 막으려고 싸운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

 

벽장에 있는 잠금쇠를 떼어다가 현관문에 달아놓고는 “큰엄마, 큰아빠가 우리 못 보내요. 우리가 못 들어오게 잠가 놓을 거예요”라는 말을 하며 자신들의 거처에 대한 불안한 마음을 표현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슬펐단다.

 

혹시라도 엄마와 선생님들이 추운 날씨에 감기 걸리고 아플까봐 걱정이 된다고 말을 하는 우리 멋쟁이 아들들!

너희들을 위해 엄마는 최선을 다할꺼야. 너희들이 희망원을 떠나지 않도록 죽을 힘을 다해 싸울꺼야! 너희들, 엄마믿지? 우리한테 앞으로 좋은 일만 생길거니까 우리 힘들더라도 조금만 참자. 너희들에게 새해 선물로 좋은 소식을 안겨 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단다.

아들들아, 정말로 사랑해.

 

엄마 정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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