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텃밭 흙 구하기
흙.......이거 정말 옥상이나 콘크리트 위 텃밭 가꾸기에서 제일 처음으로 겪는 어려움이라
다른 당원님들의 도움과 조언이 필요해 독립글로 남겨봅니다.
관악당협 이봉화 당원님께서 텃밭 흙을 많이(!!) 마련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질문을 하셨기에 제가 경험한 걸 말씀드립니다.
만약 제가 이사를 가서 새로 옥상텃밭을 꾸민다면 저 역시 고민이 생길 겁니다.
화원에서는 여러가지 재질의 텃밭용 흙을 팝니다. 살균처리를 해놓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유기 성분이 부족하고(어차피 유기 상토를 따로 사야 함) 가격이 만만치 않은 게 흠입니다.
양동이 하나 가득 채웠는데 8,000원인가 부르더군요.
제 옥상 화분들을 그런 식으로 채운다면 상토까지 해서 30만 원 가까이 듭니다.
1.
그래서 제가 쓴 방법은, 마침 주말농장을 신청해 놓았던 터라 농장을 둘러싸고 있는 야산(계양산자락)
과 빈 농지의 흙을 주인 양해 속에 옥상으로 몇 차례에 걸쳐 퍼나른 것이었습니다. 물론 부엽토
(낙엽 아래의 부드러운 흙)를 섞어 퍼오는 것을 잊지 않았고요.
게다가 농장 한 쪽에 모아놓는 두엄도 가져올 수 있었던 행운까지.
돈 추가로 안 들고 가장 속 편한 방법입니다. 여기에 화원 상토를 사서 조금 섞었습니다.
만약, 주말농장과 관련이 없다면 농장주에게 사례를 좀 한다고 하면서 허락을 받는 것입니다.
대개 돈 안 받습니다. 오렌지주스 두 통 정도를 고맙다고 드리면 됩니다.
2.
그 전에 쓴 방법은, 사람이 한적한 야산에 가서 퍼오는 것이었습니다.
산 주인이 알면 혼날 수 있어서 만 원짜리 몇 장 준비해 갔습니다. 다행히 아무도 안 말리더군요.
어지간해서는 산주가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조금 뻔뻔해야 합니다^^.
산흙을 퍼올 때 역시 중요한 건 부엽토를 함께 가져오는 것입니다.
3.
맞은편 빌라 사람이 쓴 방법은 비닐하우스 밀집지에 가서 한켠에 쌓아둔 걸 퍼오는 것이었습니다.
거기다가 화원에서 사온 상토를 섞고(대개 농지흙:상토=3:1 비율로 섞습니다. 농지흙은 찰기가
있어 작물이 뿌리를 잘 내리지 못하기 때문에 부드럽게 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거기다가 산에서
가져온 부엽토를 섞습니다. 농지 흙은 어느 것이라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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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지나 공사장 주변 흙은 건축 또는 유해 폐기물 원소가 섞여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걸로 농사지으면 그 원소가 뿌리를 타고 잎이나 과실에 스며들어 먹으면 아주 해롭습니다
(도심 가로수에서 열리는 은행이나 감이 그래서 해롭습니다 - GM대우차투쟁 때 날밤새며 실컷 먹었지만요..ㅋ..)
산이나 농지 흙도 세균에 감염되어 있을 수는 있으나 자연계 먹이사슬이 정화작용을 해서
괜찮아집니다.
결론으로, 주말농장 주변 야산 흙을 무상으로 얻는 게 어렵다면...약간의 사례와 뻔뻔함을 감수하고...
<<산흙이나 농지흙 퍼오기+부엽토 추가+화원에서 파는 상토 섞기>>로 만드시는 게 경제적인 방법입니다.
(토질에 따라 배합을 달리해야 하지만 소규모 텃밭 농사의 경우, 수확에 큰 차이 없습니다.
그리고 회원 간 수확 경쟁보다는 농사 짓는 그 자체를 즐겨야겠지요.)
아울러,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방법은...
이 글을 본 당원들 가운데 서울이나 근교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분이 계신다면
필요한 당협에 텃밭 흙을 제공해주시는 겁니다.
제가 아는 농사 짓는 당원들 가운데
손찬송 님은 홍성, 이국진 님은 상주, 녹두 님은 영월, (듣자니 권용호 님은 강화와 관련이 있다고..)......
서울에서 좀 멀긴 하군요.
이 참에,
흙 구하는 노하우를 지닌 다른 당원님이나 전문가들께서도 아이디어를 적극 제공하시면 좋겠습니다.
(은평 채훈병 새 위원장님의 벼룩시장 텃밭 강사 이야긴 글쎄요....
제가 정교한 이론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좀 그렇습니다만,
만약 제가 좋아하는 은평당협에서 기획을 만든다면
보조강사 구실 쯤은 하겠다고 약속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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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들과의 새참 시간.
사진을 더듬어보다가 작년이 정말 황금기였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텃밭 이야길 해서 그런지 오늘따라 낮술빨 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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