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당원 여러분과 대표단께
김순자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기 전에도 그러했지만 맡은 이후에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어떤 질문과 요청을 받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올바른 것인가, 적절한 것인가, 어떤 효과를 가져올 것인가? 그것이 진보신당연대회의를 비롯해 진보좌파정당을 건설하려는 모두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인가?
우선 이런 결심을 했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김순자 후보의 선대위원장 직을 내려놓겠습니다. 이는 스스로 던진 질문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의 요청에 응답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제가 김순자 후보의 선대위원장 직을 맡은 것은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인간적인 도리와 정치적 견해 때문입니다. 물론 이에 대해 변한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 당의 구성과 지형에 비추어 볼 때 제가 공식적으로 선대위원장 직을 맡는 게 분열을 더 크게 할 뿐만 아니라 당의 내일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는 의견에 공감했습니다. 다만 인간적인 도리로 김순자 후보를 지지하고 돕는 일을 그만둘 수는 없기에, 김순자 후보와 당 모두를 위해 백의종군하는 길을 가기로 했습니다.
지금 당이 놓인 상황에 대해 누구에게 어떤 책임이 있는가를 이 자리에서 구구히 다시 이야기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제대로 된 절차와 적극적인 논의 속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지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 결과, 전망 속의 논의는 희박한 상태에서 기성의 질서나 관습 속에서의 대립이 과잉되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제 결정이 이런 상태를 해소하는 데 기여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와 더불어 이런 상태를 긍정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대표단에 요청합니다. 지난 11월 29일의 결정, 즉 ‘당 대선 방침 위반 행위에 대한 대표단의 결정과 당부의 말씀’을 철회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치적 논쟁을 법적인 판결의 수준으로 가져가는 것은 일반적인 수준에서도 적절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현재 당의 지형과 미래를 생각할 때도 마땅하지 않습니다. 대선 방침을 둘러싸고 당이 교착되어 있는 마당에 이를 법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당을 왜소화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무너지게 할 염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제 바람은 진보신당연대회의를 이후 건설될 진보좌파정당의 모판으로 삼는 것입니다. 물론 이 모판에는 현재 다양한 싹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사이의 생산적이고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지 힘의 다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 결정과 요청이 어우러져 그럴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제가 얼마 전에 읽은 어떤 젊은 작가의 단편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옵니다. “묻고 답하고 다시 묻는 그 과정에 필요한 에너지가 사람을 살아가게 하고 세상을 지탱해 주는 것은 아닐까.” 우리에게 이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고맙습니다.
안효상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