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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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부터 광화문 사거리를 지날 일이 아주 오래간만에 생겼다. 여전히 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중증장애인들이 4월부터 진행한 광화문 광장 안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벌이는 '신문고 울리기'가 점심시간을 전후로 진행되었던지 간간히 지나는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들과 그들을 골목골목에서 감시하는 경찰들로 불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나마 '6.2 지방선거'를 앞둔 '선거특수'인지 네거리 횡단보도 하나하나마다 배치되어있던 교통경찰을 대신해 각종 이슈들을 내세운 일인시위 피켓을 든 이들이 눈에 띈 것이 평소와 다른 모습이었을 뿐, 광화문 광장이 조성되기 이전 '조금은 따가운' 봄햇살을 만끽하던 '활력 넘치는' 예전의 '광화문 네거리'는 여전히 볼 수 없었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MB정권 심판'을 내세워 선거판을 짜고있는 민주당 의원과 보좌관들이 이날 오전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릴레이 일인시위'를 진행하고 있었고, 저녁 9시 국회 문광위 소속 전병헌 의원이 일인시위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들르기로 하고 청계천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연중무휴로 진행되는 정부와 서울시의 '문화행사'로 여전히 천막들로 점거된 청계천 입구 '소라광장'에 가보니 3~40명정도 되는 이들이 모여 '세계인의 날' 기념행사를 축하하고 있다. 'OO사랑교회' 등의 국적불명의 공연을 즐겁게 관람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도무지 공감을 얻어내지 못하는 나 자신의 '문화적 감수성 부재'에 대해 스스로 우려하던중, 공감의 부재가 어디에서 오는지 불현듯 깨달았다.
무려 '법무부가 함께하는' 세계인의 날 기념행사 무대에서 연신 흘러나오는 가락이 '북조선 내지는 연변'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었다. 오전 내내 천안함 관련 정부발표로 북한이 또다시 '주적'이 된 상황에서 광화문 한복판에 울려퍼지던 '북쪽 가락'의 아이러니는 간간히 보이던 젊은 '청년'들의 '자원활동'만큼이나 생경한 것이었다. 광화문 광장은 오히려 저녁이 되면 붐빈다. 주거밀집지역이 아닌 사무실밀집지역인만큼 한꺼번에 쏟아져나온 직장인들과 종로거리를 떠돌다 발길을 옮긴 청춘들이 기분 좋게 취해 비틀거리며 모여든다.
그런 줄로만 알았다. 북적이는 인파를 뒤로 한채 '일인시위'를 하던 전병헌 의원과 인사를 나누면서 유난히도 뜨거웠던 '낮의 열기'를 식히기 위해 평소보다 많은 이들이 수십개의 분수주변에 모여있는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자세히 보니 영화촬영을 하는 것도 같고, 드라마 촬영을 하는 것도 같다. 기다란 막대 위에 높게 매달린 카메라가 연신 아래 위로 움직이는 것이 심상치 않다. 가까히 다가가자 내 뒤에 있던 여대생들이 나에게 묻는다. "저게 뭐에요?"... "음... '1박2일' 아시죠? 거기 나오는 '지미짚'이라는 특수촬영장비네요."... "무슨 촬영을 하는거죠?"... "모르겠는데요... 좀 물어보고 올게요."
그들을 뒤로 하고 현장 진행요원을 찾아 취재협조를 요청하고 무슨 촬영인지 묻자, 정말 재미있는 대답이 돌아왔다. "서울시 홍보CF촬영이요...", "자!!! 여러분 유명한 연예인 아닙니다! 비켜주세요!!!" 모르겠다... '2010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서울을 홍보하는 '시정'을 하겠다는데야 딱히 이의를 제기할 일도 아니다. 정해진 예산과 일정에 따라 진행된 행정에 대해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뭐라고 '드잡이' 할 일도 아니다.
하지만 시각을 달리하면 전혀 다른 결론에 도달한다. 보름도 되지않는 공식선거운동기간의 시작과 동시에 광화문 네거리를 점거한채 현 시장이자 여당 시장후보인 오세훈 씨의 거의 '유일무이'한 치적으로 자랑하는 '광화문 광장'을 홍보하는 CF를 마치 영화촬영하듯이 찍는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무리 이번 지방선거가 UCC홍보가 대세라고 해도 이건 자신의 직위를 악용한 '불법선거운동'이요, 서울시민이 낸 세금과 우연히 지나던 불특정다수의 시선을 '위력'으로 동원한 것이다.
왜냐하면 광화문 광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공권력'에 의해 어떠한 '표현의 자유'도 허락된바 없기때문이며, 여전히 일인시위를 하던 민주당 인사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면 '집회'로 간주해 경찰이 해산하라고 명령하기 때문이다. 전병헌 의원과 악수를 하고 잠시 대화를 나누던 기자에게 '살며시' 다가와 "이러시면 안돼효~ >_<"따위의 표정을 짓던 의경 두명에게 '기자증'따위를 내보여야하는 수고스러움에 대한 '볼맨소리'가 아니라는 것만 좀 알아주기 바란다.
어쩌면 어제 촬영을 마친 이 CF는 재선을 노리는 오세훈이 원하는 서울시민의 '이상향'일 수도 있다. 자신이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영혼 없는 인간(좀비)들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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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반의 여러 이슈들을 다양한 시각으로 취재해나가는 미디어활동가 김오달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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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입력: 2010/05/21 [01:10] 최종편집: ⓒ 인터넷저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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