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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자본주의 실천 연대>라는 말을 내걸고 나니 <반자본주의>가 뭐냐고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화폐를 부정하는 것이냐?”, “시장을 부정하는 것이냐?” 등등의 야유가 나오기도 합니다. 중고등 수준에서 이해했어야할 개념들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야유가 나오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간단히 언급하고자 합니다.

 

화폐와 자본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시장과 자본도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고려시대에도 화폐가 있었고 시장이 활발하게 형성되어 있었지만 그 시대를 자본주의 시대라고 하지 않습니다. 화폐와 자본, 시장과 자본이 전혀 다른 개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팔기 위해 만든 물건을 상품이라고 하지요. 구두를 만들어 쌀과 바꾸면 물물교환이 이루어집니다. 이처럼 사용가치뿐만이 아니라 교환가치를 지닌 노동의 산물을 상품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인간은 물물교환을 용이하게 만드는 수단으로 화폐를 개발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도식으로 나타내면 <상품A ↔ 화폐 ↔ 상품B>가 됩니다. 결국 상품A와 상품B를 교환한 것입니다. 이때 상품A의 (교환)가치와 상품B의 (교환)가치는 동일합니다. (교환)가치가 동일하니까 물물교환이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이러한 활동은 생존을 위해서 없을 수 없는 지극히 당연한 인간 활동입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러한 활동을 부정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있을까요? 상품과 상품이 만나는 곳을 시장이라고 합니다. 시장을 부정하면 생존이 불가능한데 시장을 어떻게 부정한다는 것입니까?

 

자본은 단순히 화폐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한 돈’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하면 ‘돈을 벌기 위한 투자비용’ 또 다르게 말하면 '노동착취를 진행하기 위한 투자비용'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도식으로 나타내면 <화폐A ↔ 상품 ↔ 화폐A′>가 됩니다. 이것이 의미 있는 교환이 되려면 화폐A보다는 화폐A′가 더 켜야 합니다. 상품A를 상품B와 바꾸는 것은 커다란 의미가 있지만 화폐 1000원을 화폐 1000원과 바꾸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으니까요. 화폐A가 1000원이라면 화폐A′은 1100원은 되어야 교환의 의미가 있습니다. 화폐A의 교환가치와 화폐A′의 교환가치가 달라졌는데 여기에서 잉여가치 100원은 도대체 어디에서 생겨나는 것입니까? 잉여가치는 오로지 노동자를 착취함으로써만 발생합니다. 다시 말해서 상품 유통과 화폐 유통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고 해서 곧바로 자본이 형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생산수단을 가진 자본가와 자신의 노동력을 판매하려는 노동자가 만나야 자본이 형성됩니다.

 

농민은 생산수단(노동대상인 토지와 노동 수단인 트랙터)을 소유하고 있는데 그러면 농민이 자본가인 것인가요? 농민의 활동도 <화폐A ↔ 상품 ↔ 화폐A′>의 형태를 띠기는 하지만 자기 노동이 A′으로 반영되어 있을 뿐 노동 착취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자본가라고 하지 않습니다. 농민이 자본가가 되려면 토지와 트랙터를 소유하고 있으면서 임금을 주고 노동자를 고용해서 잉여가치를 창출해야 합니다. 임금을 포함한 총 비용이 1000원이 들어갔으면 노동자로 하여금 3시간 동안 일을 시켜서 1000원의 투자비용을 회수하고 다시 노동자에게 3시간 더 일을 시켜 교환가치가 1600원이 되게 해서 잉여가치 600원을 자신이 소유해야 비로소 자본가가 되는 것입니다. 노동자의 임금으로 300원을 주었으면 잉여가치율, 다시 말해서 노동착취율이 200퍼센트가 되는 것이고 이러한 구조를 자본주의라고 하는 것입니다. <반자본주의 운동>이란 잉여가치율, 다시 말해서 노동착취율을 제로 퍼센트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말합니다. 여기서부터는 이제 할 말이 많아지는 거지요. 이 자리에서 할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조선시대는 양반과 상민 계급으로 이루어진 사회였기 때문에 노동 착취가 비밀로 가려질 필요가 없었습니다. 신분제 사회에서는 얼마만큼 착취되는지가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양반과 상민 계급이 자본가와 노동자 계급으로 전환된 현대 사회는 도대체 얼마만큼 어떻게 착취되는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그것이 자본주의의 마력이고 비밀이지요. 부동산 투기를 해서 돈을 벌면 어떤 놈이 어떻게 피해를 보는지 비밀에 가려져서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요즘은 투기라고도 하지 않고 투자니, 재테크니 지네 멋대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고요. 자본의 비밀을 벗겨내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생산수단을 국가나 노동자가 소유하는 방식이 우선 떠오를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도 논쟁거리가 많겠지만 역사 무대에서 실패로 끝났거나 용이하지 않다는 것은 판명된 듯합니다. 그 외에 또 어떤 방식이 있을까요? 여기서부터 말문이 막히는 거지요. 하지만 잉여가치율을 제로 퍼센트로 만들어가고자 하는 노력, 흡혈귀처럼 밤에만 활동하며 피를 빨아먹고 생존하는 자본의 비밀을 벗겨내고자 하는 노력이 없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런 시각에서 바라보면 할 말이 한도 끝도 없이 많아집니다. 복지가 뭐냐? 사대강 삽질의 범죄 동기와 목적이 과연 무엇이냐? 동희오토 문제의 근원적 해법이 뭐냐? 반자본주의 운동이 실천적 결단이냐? 윤리적 문제냐? 등등 한도 끝도 없습니다. 이런 문제들은 차근차근 고민해보기로 하고 여기에서 하고 싶은 말은 자본을 화폐와 시장으로 이해하는 근거 없는 생각은 불식되었으면 합니다.

  • 셈수호르 2010.07.25 17:48
    오랜만입니다. <반자본주의 운동>이란 잉여가치율을 제로 퍼센트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말합니다.  잉여가치율이 제로인 사회는 사회주의 사회입니다.  여타 사회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합니다. 때문에 반자본주의 운동이란 것이 사회주의 지향성이라는 것을 분명히 밝히는 것이 논의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는 사회주의를 주장하면 미친 놈 취급받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그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 될 것입니다. 사회주의를 과거나 현재의 특정 체제로 이해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 불연기연 2010.07.25 17:56
    셈수호르님 안녕하세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취지와 개념 사용 등의 문제가 있어서 열어두고 있습니다. 토론과 활동이 진행될수록 우리의 목표와 방법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로자 ☆ 2010.07.25 18:39
    네에... 그런 취지셨군요. 그렇다면 불연기연님 글 방향에 대찬성입니다.^^
  • 불연기연 2010.07.25 18:36
    우리의 확고한 방침은 <신자유주의와는 어떠한 타협도 거부한다>이고 우리 모임의 이름이 <반자본주의 실천 연대>니까요 이것을 모호한 표현으로 읽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반자본주의> 운동을 펼쳐가는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해서는 전제 없이 열어놓자는 뜻입니다.  셈수호르님이 제기한 문제는 '<반자본주의> = 사회주의라는 말씀이신데요 이런 문제는 차근차근 하나하나 검토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에 대해서는 무전제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가장 래디칼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 모임에 회색분자가 끼어들 여지는 없으니 안심하셔도 될 듯합니다. 
  • 로자 ☆ 2010.07.25 18:27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취지는 좋으나 지나치게 모호한 태도는 금물입니다

    공부를 해도 기본 사고의 저변이 나이에 상관없이 굳어진 사람들은 오해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몇 마디만 들어도 이해를 합니다.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모두를 이해시키기 위해 완곡한 표현들로 글을 쓰시는 것도 한 두 번이지...

    셈수호르님 말씀이 전 옳다고 생각합니다요. ^^

  • 셈수호르 2010.07.25 18:06

     저는 우리 당의 지향점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봅니다.  첫째 아무리 문제투성이라도 자본주의를 대충 고쳐서 쓰자는 쪽입니다.  둘째 자본주의는 잘못됐으니 소생산자 연합으로 가자는 방향입니다. 쁘띠 부르주아적인 지향점이지요.  세째가 자본주의적 사적 소유를 철폐하고 사회적 소유를 확립하자는 사회주의적 관점입니다.  세계가 아무리 복잡하게 보여도 사실 이 세가지 중 하나밖에 선택의 길이 없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 당은 모호하게 이것을 표현하고 있지요.  그 결과 오늘날의 자중지란이 일어날 여지를 남겼다고 생각합니다.  요새 슬럼프에 빠져서 아무 글도 쓰고 싶지가 않네요. 빨리 극복해야 할텐데...

  • 로자 ☆ 2010.07.25 18:54

    셈님, 오랫만이세요. 날이 더워 그렇습니다.

    카이사르도 루비콘강을 건널 때 설사병을 만났다면 건너지 않았겠죠.

    몸도 마음도 무중력 할 때는 무조건 쉬는게 낫습니다. 건강하세요~. ^^

  • 불연기연 2010.07.25 18:28
    예. 셈수호르님과 저는 첫째, 둘째와는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는다고 결의한 사람들이고요 셋째 내에서만 논의를 열어두는 거지요. 지금은 국가단위의 자본이 아니라 세계 자본을 상대하는 문제라서 우리도 준비를 많이 해야할 듯 합니다. 
  • Ryun 2010.07.25 20:45

    흠, 아무래도 제가 이러저러 물어봤던 거에 대답인 듯 하군요.

     

    나는 음, 생각하신것과는 달리 화폐랑 시장이랑 자본이나, 자본주의에 대해 헷갈린채로 말한게 아닙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솔직히 자본주의라는 체제도 그 안에서의 분화가 많고, 이것이다. 라고 말하기 힘들게 개념이 변하고 있는데(이래서 비트겐슈타인이 언어철학을 만든건가보네요. 자신과 타인이 말하는 것이 다른 거니까) 그렇게 애매하게 내세우고 솔직히 진보라면 누구나 반대하고 있을 신자유주의에 대한 정체성만 정해놓으면, 반자본주의실천연대가 내세운 사회주의적 대안에 반대하는 사람은 신자유주의자이며, 진보의 관점에서 논외다라는 인식을 주곤 하네요, 진보적 가치를 정하는 담론을 마음대로 강탈한다는 겁니다. 이런, 징징대는 것 같군요.

     

    1. 셈수호르 님 말처럼 반자본주의=사회주의 라는 방법을 취했을 때.

    음, 우선 실현가능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사상에 대한 모욕일 것 같네요.

     

    글쎄요, 자본주의의 모순이 사적 재산에서 나온다고 보면, 사회주의로 변화한 세상은 충분히 이런 자본주의의 모순을 모두 극복할 수는 있겠다만, 중요한건 중용입니다.(중용은 흔히쓰는 중립이나 중도나 양비론과는 다릅니다. 그런 판단을 보류하거나 피하는 것이고, 중용은 조절하는 거겠지요. 이런, 용어정립에 더 많은 이야기가 필요할텐데...) 솔직히, 사회주의가 완전한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자명하지 않습니까? 실제로 사회주의가 그자체에 모순을 내포하지 않고 있다고 말씀하실 수 있나요>

     

    2. 불연기연 님은, 음, 논의가 필요하다는건 사회주의임을 전제한 후의 논의인지 아니면 그것까지도 논의의 대상으로 삼는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로자님께 드리고 싶은 말인데, 길이 하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그 신념에 모든걸 걸어도 되겠지만, 단체 밖으로의 다른 의견들에 대해서도 모든 가능성을 항상 열어두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건 독선이지요.

  • 셈수호르 2010.07.25 21:01

     Ryun/ 역사적으로도, 철학적으로도 자본주의는 사멸해가는 일시적인 사회 체제에 불과합니다.  아시다시피 자본주의는 봉건제의 태내에서 발생했습니다.  봉건제는 노예제의 산물로 탄생하였고요.  1800년대 자본주의는 매 10년마다  극심한 공황을 겪었습니다.  그것을 통해서 자본의 집적과 집중을 강화했고요.  1870년대에는 무려 20년이 넘는 초장기 공황을 겪었습니다.  그 돌파구로 제국주의적 식민지 침탈이 있었지요.  자본주의는 자신의 내재적 발전 법칙에 따라 불균등 발전이 일어나 식민지 재분할을 위한 두번의 제국주의적 세계 대전을 일으켰지요.  케인즈주의와 2차 대전의 영향으로 약 30년간의 호황을 겪기도 했으나 그후로 초장기 불황에 빠져들었습니다.  케인즈주의가 약발이 떨어지자 대체 수단으로 나온게 신자유주의입니다.  자본의 이윤율을 높이기 위해 최대한 인민을 쥐어짜는 경제정책이었던 거지요.  그런데 이 신자유주의마저 약발이 떨어졌습니다. 그럼 이제 어디로 갈까요. 다시 케인즈주의로?  천만에요. 케인즈중의로 못돌아갑니다.  케인즈주의가 성립 가능하려면 정부 부문이 건실해야 하거든요.  정부도 이미 자본가계급에게 단물 쪽쪽 빨려서 케인즈주의를 수행할 능력이 없습니다.  신자유주의는 약발이 다했고 케인즈주의는 시행할 능력이 안되는 세상, 바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입니다.  대충 자본주의를 고쳐서 쓰자고요?"  그럴 능력이나 있을까요?  자본주의는 첨부터 극도의 불안정성을 숙명으로 하여 태어난 것입니다. 

  • 기마봉 2010.07.26 07:49

    간단하게 말하면 노동이 상품이 아닌 사회를 만드는 것이 반자본주의입니다.

    왜 이리 어렵게 말하는지...

  • 기마봉 2010.07.26 07:51

    시장과 자본주의는 전혀 별개의 시스템입니다.

    또한, 시장이 진화하여 자본주의가 되었다고 이해하는 인간들은 자본주의가 뭔지도 모르는 인간입니다.

    맑스가 그렇게 이해했죠. 맑스는 자본주의를 반 정도 이해했습니다.

    그래서 실패했죠.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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