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게시판

당원광장 / 당원게시판
조회 수 1097 댓글 6 조회 수 109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2PM 재범 탈퇴, 나는 공포를 느낀다"

[기고] 우리는 진정 '애국주의 아이돌'을 원하는가?

 

기사입력 2009-09-08 오후 3:5


[기고] 우리는 진정 '애국주의 아이돌'을 원하는가

듣기에 따라서는 이 발언이 마치 외국인들이 한국인을 "어글리 코리아"로 근거 없이 매도하듯이 모국의 지적 수준을 비하하는 발언처럼 들릴지는 모르겠다. 철없는 교포 출신의 연습생이 아무 생각 없이 한 말로 책임이 있다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앞뒤 문맥을 따져보면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을 토로한 글이며, 자신의 음악적 견해나 연습생으로서 느낀 심리적인 불안 상태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 최근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아이돌 그룹 2PM의 리더 '재범'(박재범)이 2005년 미국의 사이트 '마이스페이스'에 한국을 비하하는 글을 남겼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누리꾼과 미디어의 뭇매를 맞다 결국 2PM을 탈퇴하고 말았다. ⓒJYP엔터테인먼트
사태가 심각해졌을 때, 그가 직접 올린 공식 사과문을 봐도 알 수 있듯이, 그의 발언은 미국에서 태어난 교포로서 본토 한국의 문화에 대한 부적응, 그리고 뮤지션으로서의 앞날에 대한 불안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연습생으로 활동하던 고등학교 시절에 했던 발언을 놓고 4년이 지난 후에 누리꾼의 온갖 비난이 쏟아지고, 인터넷 포털 사이트가 이토록 시끄럽고, 급기야는 당사자가 그룹에서 탈퇴하는 상황을 접하면서 한국 사회의 저변에 흐르고 있는 '신애국주의' 담론의 공포를 느낀다.

한국에서 연예인들에 대한 대중들의 애국주의적 요청은 스포츠 스타만큼이나 강렬하다. 과거 가수 유승준이 군 입대를 회피하기 위해 포기했던 미국 시민권을 다시 취득했다 결국 공항에서 강제 출국당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연예인들은 대중들의 열광적인 사랑에 걸맞는 애국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설령 자신의 소신이라 해도 한국, 한국인을 비난하거나, 군 입대를 회피하거나, 국가의 주요 이벤트에 불참하는 일이 발생하면 바로 매국노로 매도당한다.

특히 한류의 첨병 아이돌 스타들에게 국가나 시민들이 원하는 국위선양의 기대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는 애국심은 한류 아이돌 스타일의 "아시아 정복"을 단순한 엔터테인먼트의 성공사례로 놓아두질 않는다. 미디어는 국위를 선양한 한류 아이돌, 대한민국의 건아 아이돌 스타, 아시아를 깜짝 놀라게 한 자랑스런 대한의 건아 등의 수식을 쓰면서 이들의 활동에 애국적 기호들을 쏟아 붓는다. 원더걸스의 성공적인 미국 진출, 보아와 동방신기 일본 활약상, NRG의 중국 성공기를 보도하는 연예 정보 프로그램의 인터뷰들도 이들의 입에서 한국의 위대함을 표현하길 내심 원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한국의 아이돌 스타들의 정체성은 탈국적화되어 있다. 상당수 멤버들이 한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이른바 '교포'들이고, 이들이 추구하는 음악적 스타일도 글로벌한 주류 팝음악을 지향하고 있어 탈국적화되어 있다. 이들의 신체와 음악적 스타일이 탈국적화되어 있는데, 이들에게 과도하게 애국심을 요청하는 것은 그 자체로 난센스다. 한국의 아이돌 문화와 음악은 이미 한국이라는 특정한 국가의 정체성을 떠나 있다. 물론 교포로서, 한국어로 노래 부르는 뮤지션이자, 한국을 주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엔터테이너로서 모국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더 각별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러한 애정은 자발적이어야 하지 강요된 것이어서는 안 된다.

재범의 한국 비하 발언과 2PM 탈퇴 사건을 보면서 한국 사회에 내재되어 있는 과도한 애국주의가 미디어와 포털을 통해서 대중들에게 무차별로 유포되고 있음을 절감한다. 누리꾼들의 개인적 의견들이 모아져 미디어 포탈에 전해지면 그 순간 대중들의 애국주의 담론은 우리사회의 공적인 담론이 되어 버린다. 사실 애국주의나 민족주의로부터 가장 자유롭다고 볼 수 있는 연예계조차도 애국주의의 시선에서 한발 짝도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을 보면서 이성으로부터 이탈한 대중의 애국주의의 힘, 미디어 담론의 힘을 목도한다.

1990년대 중반 영국 축구의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명성을 날렸던 엘런 시어러가 축구 인생의 황혼기에 2002년 한일월드컵 잉글랜드 대표로 뛰어달라는 영국축구협회의 요청을 거절한 적이 있었다. 국가대표 발탁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해 오래전부터 대회 기간에 가족과의 여행 계획을 잡아놓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이유가 국가대표로 굳이 뛰고 싶지 않은 변명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는 대표팀을 고사했고, 협회도 더 이상의 요청은 하지 않았다. 만일 한국의 어떤 선수가 대한축구협회의 요청을 이런 식으로 거절했으면 아마도 그 선수는 한국에서 살 수 없었을 것이다. 최근 국가대표 차출을 놓고 프로구단과 축구협회가 벌이는 신경전도 결국 따지고 보면 애국주의 논쟁이다.

고난의 시절을 경험한 한국에서 애국주의, 민족주의는 제국주의를 경험한 유럽의 국가들과 다르게 독특한 의미를 갖는 것은 사실이다. 국가가 절박한 위험에 빠져 있던 때가 어디 한 두 번이었겠는가? 그럼에도 국가의 시민적 정체성이 아직 분명하지 않은 10대 아이돌 스타나 개인의 승리와 행복도 중요한 스포츠인들에게 대중들과 미디어가 너무 지나치게 애국심을 기대하는 것은 한국 사회의 문화 다양성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

2PM이나 재범 군을 개인적으로 두둔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나 이 사건이 내용의 시급함이나 사건의 본질과는 전혀 다르게 "제2의 유승준 사건"으로 번진 것 같아 안타깝다. 미디어의 상업적 담론으로부터 자유롭고, 한국의 문화 현실의 유연성과 글로벌한 문화의 다양성을 위해 이번 사태를 좀 더 폭넓고 지혜롭게 읽어야 할 때가 아닐까?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메일보내기 필자의 다른 기사

  • 떼기 2.00.00 00:00
    제 딸하고 며칠 전부터 토론하던 주제인데 마침 프레시안에 기사가 떴기에 가져옵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학교 다니는 애들도 박재범과 같은 발언 많이 합니다. 제가 주로 고3을 많이 가르치기에 사춘기 아이들의 고민과 불만을 약 10년 간 듣고 있는 중입니다. 특히 야간자율학습에 대해 "거의 미쳐버릴 것 같다"는 학생들 많거든요. 우리 교육을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돼야지, 한 인간을 매장하는 쪽으로 가는 건 영~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 카르킨 2.00.00 00:00
    애국은 사악한 자의 미덕이다.(Patriotism is a virtue of the vicious)-오스카와일드... 더록에서 숀코넬리대인께서... 말쌈하심. 1996년/돈심슨,제리부룩하이머/마이클베이/헐리우드픽쳐즈 권력>병무청>예비역>2등시민 국가>시아버지>시어머니>며느리 회사>컴퓨터>에이리언>시고니위버대인
  • 떼기 2.00.00 00:00
    카르킨//제리부룩하이머는 C.S.I 제작자죠? 이 사람이 제작한 영화도 애국주의 냄세 많이 나긴 하던데, 대사는 공감 가네요.
  • 토끼뿔 2.00.00 00:00
    도무지 학습이 없는 사회에요. 10년전에 유승준하나 매장시키고 거기에서 아무것도 배운게 없는 거죠.
  • 카르킨 2.00.00 00:00
    히히히~ 언제 기회가 되면 세칭 "꼴통무비" 속의 주옥같은 내용을 연재를 하죠. 젠장... 요새는 글 쓸 시간이 도통 없슴이옵니다. 미리 예고를 하면... 제일 먼저 생각 나는건, 대부2편에서 돈마이클꼴레오네(알파치노/마이클)와 케이꼴레오네(다이인키든/케이)의 대화 입니다. 제가 최근에 댓글 단 낙태문제도 있고 허니... 총질만 생각나는 분들은 반성하시라. 대부시리즈는 그냥 그래서 명작이 아니올시다... 이것만 가지고 결정적 장면을 수십개는 연재할 수 있슴이옵니다. 예습하시라... 그리고 a>
  • 로자 ☆ 2.00.00 00:00
    아, 난 모르는 소식이네요. 작은애 낼 무슨 시험이라고 공부해서 늦게 못자고 앉아서 글 읽어요. 몰라서 뭐라하기도 그렇네요. ^^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노동당 후원 안내] 노동당을 후원해 주세요 노동당 2017.11.08 83286
    386 노동당이 문재인 퇴진 투쟁 주도합시다. 조민 2020.02.27 1433
    385 비례대표 출마의 변, 공약 21 file 조민 2020.02.27 2339
    384 고 박은지 부대표 6주기 추모 관련 노동당 2020.02.28 1043
    383 불과 3년전만 해도 숲과나무 2020.02.28 1021
    382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비례대표 후보자 등록기간 연장 공고 노동당 2020.02.28 1340
    381 '모두를 위한 정치' 멈출 수 없는 발걸음, 동행을 청합니다. 27 file 신나라 2020.02.29 1936
    380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노동당 비례대표후보 등록결과 공고 노동당 2020.02.29 6643
    379 홈페이지 잠시 접속 이상이 있었습니다 노동당 2020.03.02 845
    378 정치적 젊음이 나이에 우선한다. 숲과나무 2020.03.05 829
    377 21대 국회의원선거 노동당 비례대표 후보 토론회 file 노동당 2020.03.07 1450
    376 공공부문 국영화, 의료비는 무상으로 숲과나무 2020.03.09 756
    375 인류 최악의 바이러스 숲과나무 2020.03.11 825
    374 2020 21대 국회의원선거 노동당 10대공약 file 지봉규 2020.03.11 1544
    373 [정책위원회] 3월 8일 9회차 회의 스케치 file 윤철중 2020.03.12 904
    372 [선거자금모금] 노동당 21대 국회의원선거 선거자금 모금 (중앙당 안내) file 노동당 2020.03.12 7327
    371 정의당의 부상과 총선에 대한 생각 나무를심는사람 2020.03.12 1087
    370 정의당 비례 경선 후보 선출의 문제 나무를심는사람 2020.03.12 987
    369 [PC Internet Explorer]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노동당 비례대표후보 투표 안내 file 지봉규 2020.03.12 1015
    368 [안드로이드 폰]제21대 국회의원선거 노동당 비례대표후보 투표 안내 file 지봉규 2020.03.12 1838
    367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노동당 비례대표 후보 송미량 지봉규 2020.03.12 1272
    366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노동당 비례대표 후보 이갑용 지봉규 2020.03.12 1202
    365 제 21대 국회의원선거 광주광역시 광산 을 예비후보 이병훈 file 지봉규 2020.03.12 1349
    364 [정책위원회] 정책위원을 모십니다 최냉 2020.03.12 949
    363 선거는 이겨야 한다고... 숲과나무 2020.03.13 1078
    362 마스크 무상분배 긴급생계비 지급 숲과나무 2020.03.13 823
    361 녹색당이 여기서 멈추길 바란다. 숲과나무 2020.03.15 121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937 2938 2939 2940 2941 2942 2943 2944 2945 2946 ... 2956 Next
    / 2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