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by 개새끼 posted Feb 2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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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주의 국가 독일은 국가권력을 이용해서,

유대인을 학살할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시행했습니다.

물론 그 당시 히틀러가 정권을 잡고 있었으니까

히틀러를 중심으로 유대인 학살을 실행했던 사람들이 많았죠.

 

그중에 아이히만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최고위공직자는 아니었지만,

유대인학살전문가로 활동합니다.

 

상부에서 내려오는 지시를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아이히만은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

 

그래서 자신에게 부여된 임무를

가장 적절하게 잘 수행했던 사람이었죠.

 

히틀러가 학살한 유대인 수는

지금 서울인구의 절반이 넘습니다.

정말 놀랍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죽이려니

얼마나 철저한 계획을 세웠어야 했겠어요?

 

그러한 계획과 체계적인 일처리를 담당했던 사람이

바로 아이히만입니다.

 

어쨌든 2차세계대전이 끝나고 독일이 패망하자

아이히만은 독일을 피해 아르헨티나로 가지요.

15년을 숨어지내다가 결국 비밀 조직에 의해 체포되고

이스라엘에 강제압송되어 재판을 받게 됩니다.

 

아이히만이 아주 성격이 괴팍하고 괴물같고

잔인한 사람일 거라고 그 당시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렌트라는 유대인이 아이히만의 재판과정을 지켜보게 되었는데

놀랍게도 그는 흉악하게 생기지도 않았고

오히려 약하고 온순하게 생긴 사람이었어요

여러 증언에 따르면 예의도 바르고,

또 집에서는 아주 가정적인 평범한 가장의 모습이었다는 거예요

 

그렇지 않아도 자신은 직장인으로서 충실했다고 믿는 아이히만에게

검사는 “당신은 양심의 소리도 들리지 않았는가?”하고 물었대요.

그랬더니, 아이히만은 이렇게 대답했답니다.

 

‘만일 내가 나에게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양심의 가책을 받았을 것이다‘라고요.

 

그래서 정신과 의사들이 아이히만의 정신상태를 점검해 보았어요.

그런데 여섯명의 정신과 의사들이

그를 진단한 결과는 모두 정상이었다는 거예요.

 

그 중 한 의사의 말은 유명해요

‘적어도 그 사람들 진찰한 후에 내 상태보다도 더 정상이다’

 

그러니까 그 의사는 그런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니까

아주 비정상적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진찰해보니 아이히만은 아주 정상적이어서

그 사실을 알고 아니 오히려 의사 자신이

미쳐버릴 지경이었다는 거죠.

 

뿐만 아니라, 아이히만의 아내와 아이들,

그의 부모, 형제자매,

그리고 친구들에 대한

그의 모든 정신적 견해가 정상일 뿐만 아니라

바람직하기까지 하며,

매우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여서

그런 일을 저지르고도 죄책감이 없었을까요?

자기가 한 일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았다면,

그런 일을 저지르지 않았을텐데요?

 

이런 아이히만에 대해 한나 아렌트는 ‘무사유’, ‘생각없음’이라고 얘기했어요.

아이히만이 그런 흉악한 일을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은

“생각하지 않음” 때문이라는 거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은 악일 수 밖에 없죠?

이처럼 큰 악의 원인이 아주 평범한 개인에게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참고서적 : 참, 이 글은, 김선욱저, "한나아렌트가 들려주는 전체주의 이야기"의 글 중에서 발췌하여 약간 수정한 것입니다. (주)자음과 모음의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한 시리즈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이야기"중에 한 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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