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화재향군인회(이하 평군)가 내홍으로 두 개의 조직으로 갈라선 가운데 평회원혁신위원회가 평군의 새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평회원혁신위원회는 지난 13일 임시총회를 통해 평군 상임대표였던 표명렬씨 등 전 지도부를 해임하고 다섯 명의 임시대표부를 선출했다. 김용환 임시대표는 “향군법 개폐안이 임종인, 이영순 의원에 의해 발의돼있는 중요한 시기에 지도부가 이전투구 한 책임을 물어 표명렬 전 상임대표와 김상찬 전 공동상임대표, 김성전 전 사무처장을 해임한 것”이라고 밝혔다.
평군 임시대표부는 20일 오전 10시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까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임시총회에서 해임된 표명렬씨 등은 더 이상 평군 지도부를 사칭해서는 안된다”고 천명했다. 이들은 “표명렬씨에 의해 만들어진 지역조직과 지역조직의 대표를 자처하는 분들도 함께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 지도부가 혁신위 성립 이전의 평군 사무실과 회비통장, 사무실 집기 등 유무형의 평군 재산 일체를 반환할 것을 요구했다.
"평군 분란, 표명렬씨 낙하산 인사에서 비롯"
이들은 평군의 분란이 “임원진 선출에 있어 표 전대표의 ‘낙하산 인사’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평군 정관에는 임원진을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총회에서 선출하게 돼있는데, 표씨가 독단적으로 인사를 내정해 자리에 앉혔다는 것이다. 이들은 “낙하산인사에 대해 김성전 전 사무처장이 브레이크를 걸자 표 전대표가 사무처장을 제거하려고 했다”면서 표씨를 비난했다. 평회원들이 분란의 내막을 잘 모르는 상황에서 표씨가 김 전 사무처장에 대한 좋지 않은 얘기를 하고 다녔다는 것이다.
김용환 임시대표는 “표씨가 평군 각 지역모임에 참석해 김성전 개인을 제거시키기 위해서 공작을 폈다”며 “회원들이 거의 다 직접 전화를 받았을 정도”라고 밝혔다. 그는 표명렬 전 대표가 “자신이 20명 정도 임원진을 인선해놨다며 아무런 상의없이 ‘누구를 앉혀라’ 명령조로 지시하는 등 독선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김영준 경기북부 임시대표도 “충남지역만 해도 발기 때부터 일했던 사람이 있는데, 표명렬씨가 다른 대표를 임명해서 지역회원 몇 명이 탈퇴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용환 임시대표는 표 전대표가 방송출연이나 기자회견에 나가는 것도 사무처에서는 모르는 일이 비일비재했으며 “애초부터 평군이 내건 수평적 문화는 기대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용환 "표씨 대표직 계속 하고자 했다"
김용환 임시대표는 또 “정관상 대표임기는 1년이고 1번 연임할 수 있게 돼있는데 표씨가 2년밖에 못하게 돼있는 것을 바꾸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계속 대표직을 하려고 명예대표가 되려 했다는 것이다. 그는 “표명렬씨는 명예나 지위만 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어 “평군은 시민단체인데 표명렬씨는 그 대표가 될만한 진정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평군 홈페이지에서 낙하산인사 논쟁이 벌어진 것은 지난해 11월부터이다. ‘바위’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평회원이 11월 7일 처음으로 임시총회 소집을 요구했고 28일, 정회원 49명이 이에 찬성하면서 임총소집안이 가결됐다. 평군의 정관에 따르면 정회원 305명 중 8명이 찬성하면 임시총회소집 요건이 성립된다.
그러나 지도부가 임총소집을 거부하면서 12월 14일 임총소집을 요구하던 회원들이 평회원혁명위원회를 설립했다. 평회원혁명위원회는 평회원혁신위원회로 개칭됐고 이들은 지난 13일 임시총회를 소집해 표씨 등 전 지도부에 대한 해임안을 의결했다. 이어 임시공동대표 5인이 선출되면서 비상대책위원회 성격의 혁신위는 해체됐다.
표명렬 "대표에게 반기 든 조직원의 사이버반란이 본질"
표명렬씨는 지난해 12월 언론에 배포한 자료를 통해 “사무처장과 홈페이지 관리자가 자신을 모함하는 내용을 게시판에 도배하고 이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의 IP는 완전 차단했다”면서 “이번 사태는 대표와 사무처장의 싸움이 아니라 대표에게 반기를 든 조직원의 사이버반란이 본질”이라고 밝혔다. 그는 ‘낙하산인사’ 비판에 대해서도 “처음 조직하는 과정에서 대표가 직접 나서 교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거짓도 마구 올리면 진실인양 믿어버리는 사이버기사의 특성상 내용을 모르는 몇몇 회원들이 그들과 부화뇌동한 것”이라고 말했다.
표명렬 전대표는 “처음 홈페이지 관리를 맡던 사람이 일을 그만두면서 김인상씨가 운영을 혼자 맡게 됐는데, 홈페이지 보완구축을 하면서 새 도메인 명의를 보고도 없이 자신의 이름으로 등록했다”며 “이 도메인 명의가 사이버반란을 일으키는데 결정적 화근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평군 내 불순한 세력들이 자신을 쫓아내려는 음모”라고 강조하면서 “도용당한 홈페이지 회수를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새로운 홈페이지를 개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홈페이지 관리를 해온 김인상 평군 사이버팀장은 “가치도 없는 글이 올라와서 8일 동안 IP를 차단한 적은 있었지만 8일뿐 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도메인 명의가 내 이름으로 돼있는 건 사실이지만 홈페이지는 회원들의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환 임시대표는 “평군의 활동공간이 온라인이 거의 전부이기 때문에 게시판에서 논란이 벌어진 것”이라고 부연했다.
평군의 새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표명렬씨 말대로 이게 몇 명의 회원들이 벌이는 조직 장악 음모라면 왜 공식적 자리를 통해 자기의 진실성을 표명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언론을 만나 얘기하느냐”고 지적했다.
평화재향군인회를 내건 두 개의 홈페이지. 그런데 로고는 다르다.
현재 (가)평화재향군인회의 이름을 건 홈페이지는 두 곳. 기존의 ‘pcorea.com’과 지난해 12월 개설된 ‘pcorea.net’이다. 현재 표명렬씨는 후자에서 평군 상임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pcorea.net’은 처음 ‘평화제대군인회’란 이름으로 개설됐다가 최근 들어 ‘평화재향군인회’로 이름을 바꿨다. 이 두 개의 조직은 서로 평군의 정통성이 자기에게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용환 평군 임시대표는 “평군 혼란사태의 본질을 소상히 공개해 논란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밝히고 “앞으로 각 지역대표들의 의견이 실제 반영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새로 출범한 평군 임시대표부는 평군 내 재정위, 언론홍보위, 정책기획위, 조사위, 윤리위, 전문위 등 6개의 운영소위를 발족시켰다. 김용환 임시대표는 “재향군인회는 별들의 잔치, 명망가 중심인데 평군은 여기서 벗어나 평범한 사람들이 투명하게 집행해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평군에 전문위원이 많지 않았는데 김성전 전 사무처장 등 군사전문가들이 전문위원회에서 활동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군 임시대표부는 국군의 날을 광복군 창설일로 옮기는 것이나 김오랑 소령 동상건립 등 기존의 사업은 그대로 추진할 계획이다. 김용환 임시대표는 “시민단체와 연대해 군대부조리 개선에 앞장서겠다"며 "군대내 사망사건 등이 발생하면 조사위원회를 발동시켜 사람도 파견하고 국가인권위와 보조를 맞춰가며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구체적인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시민의신문 조은성 기자 missing@ngotimes.net 2006/1/20
출처 : http://www.ngotimes.net/news_read.aspx?ano=335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