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란 그렇다...각자가 소리(소음이 아니라, 음색)를 듣고서 좋으면 그것이 음악인 것이다. 내가 음악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고 좋아했던 것은 아마 민요로부터 시작된다.
초등학생이지도 않은 시절 나에게 음악의 음색과 리듬감을 처음 알게된 것이 외할머님 댁에서 접하게 된 민요 테이프였다. 그 때 몇 번이고 반복해서 들었던 민요가 아마도 '경복궁 타령'과 '군밤 타령'이었다. 나도 모르게 어깨춤을 추면서 일어나서 오도방정을 떨면서 흥겹게 음악에 맞춰 춤을 추었다.
그 특유의 민요적 가락이 나의 몸을 저절로 흔들게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물론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만화 주제가 테입을 사서 모아 연실 들었던 기억이 새롭다.
전자인간 337, 정의의 흑기사, 바다의 왕자 마린보이 ,짱가, 로버트 태권 브이, 마루치와 아라치, 그랜다이저, 이상한 나라 폴, 미래소년 코난...등등. 지금 얼핏 생각나는 것이 이런 것들이다.
누구나 동요도 친숙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난 혼자 콘노래로 동요를 많이 흥얼거리곤 했다. '멀리서 반짝이는 별님과 같이.....', '겨울 나무', '오빠 생각', '등대', '보름달 둥근달', '따오기'...등등. 동요도 하여튼 엄청 들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다, 점차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라디오 방송을 듣게 되었고,중학교에 올라가서는 본격적으로 팝음악을 들었다. '황인용의 영팝스'랑 '김광환의 팝스 다이얼'은 내가 애청하는 프로(본인은 황인용의 영팝스를 초등학생인가 중학생 때 처음 들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당시 간혹 낮에는 김광환의 팝스 다이얼도 애청했는데, 그 이후에는 이수만이 하다가 배철수가 바톤을 이어받은 음악캠프를 10년 넘게 들었으며 아직까지 간혹 듣고 있는 중입니다. 물론 김기덕의 2시 데이트도 자주 들었던 거 같고, 80년대 후반부터는 전영혁의 음악세계를 접했고, 박원웅이 하던 프로는 가끔 들었던 거 같습니다. 그래도 디제이 중에 박원웅의 목소리가 제일 낫지 않았나 하는 갠적인 생각입니다. 근데 뭐니해도 새벽은 역시 전영혁의 목소리도 너무 매력적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성시완이 진행하던 프로도 많이 들었던 거 같은데, 성시완도 목소리가 차분하고 지적인 데가 있어서 음악은 생소했어도 야밤에 듣기에는 참 편했던 거 같아요...^^ )였다. 김광환의 팝스 다이얼은 낮에 하는 프로라 가끔 들었지만 황인용의 영팝스는 저녁에 하는지라 언제나 들었다. 그때 아마도 마이클 잭슨의 드릴러 앨범이 초유의 히트를 기록해서 그런지 맨날 '비트 잇'이나 '빌리진'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왔다. 그래서 나는 그 앨범을 테입으로나마 사게 되었다. 워크맨을 항상 귀에 꽂고서 다녔다.
그러다 중학생일 때, 서울로 전학을 와서 영화음악에 푹 빠져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선영의 영화음악'을 도서실에서 항상 들었다. 물론 영화는 원래 무척 좋아했던지라 음악과 함께 듣는 영화 얘기에 언제나 귀가 솔깃해지곤 했다. 그 때 그 옛 추억의 영화 음악을 원없이 들었던 것이 나에겐 크나 큰 행복이었다. 지금은 흘러간 옛 영화 음악을 좀처럼 들을 수가 없는데,그때 당시는 O.S.T 음반이라는 것이 일반인에게는 그렇게 대중화된 것이 아니라 영화 음악 듣기가 그렇게 수월하지는 않았다. 그나마 라디오 방송에서 해주는 음악만이 나에게는 많은 위안거리가 되었다. 그리고 방송을 들으면서 영화에 대한 정보도 알 수가 있어서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는 팝송을 무지 좋아하는 친구의 영향으로 이것 저것 듣다가 보니 나도 점점 여러 장르의 음악을 듣게 되었다. 특히 그 친구의 도움으로 비틀즈의 테입을 빌려 듣고서 비틀즈를 알게된 것은 내가 음악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때 내가 주로 듣는 음악이라곤 이지 리스닝 계열의 음악이었는데 비틀즈를 통해서 본격적으로 락 음악에 눈을 뜨게 되었다. 처음에 비틀즈를 들었을 때는 너무 거부감이 들었다. 왜냐면 내가 맨날 듣던 음악하고는 영 딴판이었기에 말이다. 이지 리스닝(귀에 솔솔 드러오던 멜로디 계열의 음악)만 듣다가 갑자기 비틀즈의 락 비트가 섞인 음악을 듣자니 내 귀가 도대체 받아들이질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혼자 중얼거리면서 못 듣겠다고 안 듣게 되었는데 차츰 라디오 방송에서 나오는 락음악을 들어보니까 내 귀도 점점 락 음악의 비트에 귀를 귀울이게 되었다.
어느 새 락 음악의 강한 비트에 매료되면서 귀가 뚫리기 시작하더니 비틀즈를 다시 들어보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 움직여 다시 친구에게서 비틀즈의 테입(오아시스에서 발매된 '발라드 20'과 '그레이티스츠 20')을 빌렸다. 전에 들었던 비틀즈의 음악이 이젠 내 귀에도 익숙해지면서 점점 비틀즈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어 연실 비틀즈의 멜로디와 비트에 나도 모르게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빨려 들어갔다. 그 친구랑 같이 다니면서 영화랑 비틀즈의 음악을 논하면서 비틀즈의 레파토리를 콘노래로 흥얼거렸다. 난 항상, '예스터데이' '노웨어 맨'과 '올 마이 러빙','미셸','레 잇 비'를 멋지게 불러제쳤다. 고등학교 때 얼마나 팝송을 많이 들었으면 그때 따라 부를 수 있는 레파토리가 100곡이 넘었다...^^
그 이후에는 모든 음악들을 차근차근 섭렵하면서 점점 장르에 구애됨 없이 듣게 되었다.
음악도 마찬가지이다. 많이 들을수록 귀가 뚫리는 법이다.
서구적 미학적인 개념으로도 나눠지지만. 눈으로 이미지를 영상화시키는 회화는 전적으로 아폴론(이성,조화)의 세계이며, 귀로 듣고서 어떤 감흥의 젖는 음악은 디오니소스(시,음악,감흥,비이성)의 세계이다. 시각이 어쩌면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지만 그 만큼 우리에게 많은 왜곡된 면을 부각시키는 지각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단순히 시각적 이미지에 좌우되어 그 대상의 본질을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 의해 판단하길 좋아한다. 극단적인 예가 남성이 여성을,여성이 남성을 바라볼 때 잘 생긴 면만을 부각시켜 좋고 나쁨으로 판단하는 것에서 찾을 수 있듯이 대단히 닫혀져 있는 감각을 보여준다.
반면 청각(음)은 그런 시각적인 면에서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는 감각의 나래를 보여주며,우리에게 어떤 공감각적인 것을 상상하도록 만들게 하는 독특한 면이 있다. 즉,수 많은 대상적 질료들이 열려진 상태로 다가가며 더 촉감적인 형태로 사물에 반응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래서 음악은 그런 면에서 우리에게 어떤 본질적인 것에 더 다가갈 수 있도록 해주는 독특한 감흥의 매체이다. 우리가 하나로 뭉치게 하는 역할로써 음악이 그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은 여러 곳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언제나 축제나 제식 행사에서 음악이 쓰여지는 이유는 바로 그 감흥의 성격,우리의 감각적 넥타르를 극대화시키는 데에 있어서 음악(시) 만큼 인간의 의식과 지각을 고양시키는 것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이 함께 한 역사는 음악과 시의 역사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태고적 역사 속에서 언제나 음악이 시적인 주술과 함께 춤(무용)과 융합하여 인간의 혼을 밝혀왔다는 사실에서 음악은 우리 인간의 역사 속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가장 유구한 문화 유산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P.S) 위의 음악은 비틀즈의 I Am The Walrus 라는 곡인데...비틀즈 시절에 존 레논의 곡이라고 무방한데, 존 레논의 편집증적 가사와 싸이키델릭 매력이 정점에 다다랐던 곡이라고 본인은 생각한다...가사 중에 '애드거 앨런 포우'를 발로 찼다고 하는 가사가 나오는데.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