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작은 하늘도 잃어버린 ... 차디찬 1월의 그을린 잿빛 하늘

by 허이꾸! posted Jan 2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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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21일의 하늘은 이미 어둠이 내려 앉아있다

그 빛깔은 짙은 선홍색 이었다가 보라빛이었다가 어느새 그을린 시커먼 잿빛 하늘이다.

퇴근 얼마 남겨두지 않고 가까운 가계에 들러 소주 한병을 샀다.
그리고 한쪽 구석에서 벌컥벌컥 마셔버렸다.

젠장~ 마음은 왠지 더 차갑게 가라앉는다.

이제 용산으로 가련다.

흔들리는 작은 하늘도 잃어버린 아이들의 마음속에 
그을린 잿빛 하늘의 짙은 상처는...
눈과 심장과 마음속에서 영원히 치유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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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늘

                                           박노해

 

 우리 세 식구의 밥줄을 쥐고 있는 사장님은
나의 하늘이다

프레스에 찍힌 손을 부여안고
병원으로 갔을 때
손을 붙일수도 병신을 만들 수도 있는 의사 선생님은
나의 하늘이다

두 달째 임금이 막히고
노조를 결성하다 경찰서에 끌려가
세상에 죄 한 번 짓지 않은 우리를
감옥소에 집어넌다는 경찰관님은
항시 두려운 하늘이다

죄인을 만들 수도 살릴 수도 있는 판검사님은
무서운 하늘이다

관청에 앉아서 흥하게도 망하게도 할 수 있는
관리들은
겁나는 하늘이다

높은 사람, 힘 있는 사람, 돈 많은 사람은
모두 하늘처럼 뵌다
아니 우리의 생을 관장하는
검은 하늘이시다

나는 어디에서
누구에게 하늘이 되나
대대로 바닥으로만 살아온 힘없는 내가
그 사람에게만은
이제 막 아장걸음마 시작하는
미치게 예쁜 우리 아가에게만은
흔들리는 작은 하늘이것지

아 우리도 하늘이 되고 싶다
짓누르는 먹구름 하늘이 아닌
서로를 받쳐 주는

우리 모두 서로가 서로에게 푸른 하늘이 되는
그런 세상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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