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른 것이다.
조금 다른 것 같구 왜 그래 하는 식으로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있고 아닌 문제가 있다.
MB야 도덕적으로나 민주주의에 기여한 점이라든가 어디에도 내세울 것이 없으니
현실 정치를 하면서 '실용'이란 개념을 다시 내세우니 자가당착도 이만 저만이 아니니 논외로 하겠다.
그런데 이런 MB의 '실용'이란 마술에 황 작가님이 걸리셨다. (나이드셔서 요실금이라도 하시나?)
아마도 MB가 외치는 '실용'이란 주문이 오래되어 드디어 '레드 썬Red Sun'하는 최면처럼 누구에게나 걸리는 만능 주문(mantra)으로 승천하신 모양이다.
의기 충천했던 장길산은 어디에 갔을꼬?
순수했던 바리떼기는 어디에 갔을꼬?
선(禪)가에서 즐겨잡는 '이 뭐꼬?' 화두가 떠오른다.
그런데 오래 고민할 거리도 없다. 단박에 화두가 풀린다.
지식인이 오락가락해서 믿지 못하고 혐오증까지 있다던 황석영 씨가 저렇게 한 번에 휙 하고 월담하는 것을 보면 자기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변절인 모양이다.
글 따로 사상 따로인 사람 많이 봤지만, 그 나이 들어 왜 어용이 되고 싶었을까?
조중동, 뉴라이트, 2MB,한나라당 등이 볼 때 이용해 먹기 좋은 떡 아닌가?
진보의 자기 부정이며, 실용 노선의 승리라고......완장하나 채워주면 저리 바뀌나......
친구라고 황석영을 옹호하는 김지하도 이미 판단력이 흐려진 것 같아 보인다.(이미 전조는 오래 되었지만..)
작가의 자유로움을 갖고 말하자는 것이 아니다.
문학은 상상력의 산물임을 부정하자는 것도 아니다.
다만 한 작가의 자유로움이 시대의 부자유를 넘어서지 못하고,
이 척박한 현재의 반민주, 반노동, 신자유주의 이념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저렇게
도매금으로 넘어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평범한 시민으로서 갖는 자괴감이 너무 커서 그런 것이다.
부패한 꼴통 우익인 MB가 중도실용이니 자기는 참여해도 많이 오른쪽으로 간 것이 아니라는 자가발전은 상상력의 극치로 영구 회자될만 하다.
이 화두를 풀면 그런 것이다.
이미 원래 그러하였기에 저럴 수 있는 것이다.
저 사람의 본래면목이 그러하였기에 저렇게 변해도 스스로 자유롭다 하는 것이다.
원래 그러한 자가 진보의 탈을 쓰고 한 시대를 사기친 것이다.
신념은 신념이다.
한 작가의 신념이 문학적 상상력을 업으로 한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변한다면 이미 자신이 저술하고
내뱉은, 신념을 기반으로 한 모든 언어를 거두어 들여야 한다.
그리고 선언해야만 한다.
자신의 모든 말은 자유로운 상상력에 의거하므로 이에 따르거나 말거나 자신은 책임질 일이 없다고...
이전의 모든 책에서 이뤄진 것은 픽션이고, 그 글을 쓴 자신도 픽션이라고....정말 제행무상이다...
김지하씨도 오적을 쓴 사람으로서 친구의 허물을 그렇게 감싸선 안 되는 법이다.
민주주의와 헌법이 아무렇게나 유린되고, 반노동, 반인권, 반역사적, 반민족적인 정책을 계속하는 정부에 기대려는 친구를 보면, 새로운 오적(五賊)이 나타났다고 말려야 하거늘 오히려 비판하는 사람을 까내리는 태도는 이미 지식인으로서 저 세상으로 갔음을 보여주는 행태다.
마치 문학과 예술에 대해서는 자신만이 최고라는 등 하지 말았으면 한다.
모르면 입닥치고 가만히 있으라는 태도는 무지몽매의 극치를 나이들어 완성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림을 잘 그려야 그림 비평을 하고 그림을 사나..
소설을 잘 써야 소설 비평을 하고 소설을 사나...
그러면 작가들 모두 굶어 죽는다.
세상에는 상식이 있고, 그림과 글, 사람의 언행에서 반추할 것이 있으면 사고, 동감하는 것이다.
문학과 예술에 대한 편견 속에서 여태 작가를 해왔다는 것이 허탈할 뿐이다.
나도 한 때 시와 문학에 정진했던 사람으로서, 저런 유치한 변명으로 시대를 다시 기만하는 작가, 지식인들이 저들을 본받아 우후죽순처럼 민중의 가슴을 후벼파며 솟아나올까 걱정스러울 뿐이다.
그리고 황석영 쯤 되는 작가의 변절에 대해서는 상상력과 자유로움으로만 변명이 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라 본다.
황석영이란 작가를 한 때 좋아했었던 사람으로서,
김지하란 작가에 대해 일말의 존경을 갖고 있던 사람으로서,
나는 이 불행한 시대가 새로운 형태의 오적들을 저렇게 출현시키는 것을 보고 개탄할 뿐이다.
진 교수 말, 강금실 전 장관의 억양으로 이번 사태는 정말
"코메디야, 코메디!"
ㅋㅋㅋ
양의 탈을 쓴 늑대가 진보의 숲에도 저렇게 많을 수 있음에 다시금 정신이 번쩍 드는 요즘입니다.
국어사전에도 있지만 신념과 실용과 변절은 모두 다른 단어다.
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