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 그리고 늙은이의 상상력에 대한 단상

by 좝파 posted May 19, 200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늙은이의 상상력에 대한 단상


김지하 가로되,

"작가는 좌우를 자유롭게 오갈 자유가 있다"

맞는 말이다.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요 상상력이요
그러자면 혹시라도 좌니 우니 하는 잣대나 사회적 눈초리가
그의 정신적 자유를 옭아맨다면
언제든 훌훌 벗어버리는 것, 그것을 막는 것이 있다면 내치는 것

그것이 바로 지성의 자유, 지식인의 책임, 예술의 의미가 아닌가.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왜 황석영은 자기가 겨우 수십년 살다가 겪은
그 조그만 사회의 "좌와 우"를 기준으로만 날아다니냐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좌라고 해봤자
프랑스에서는 우파 정권만도 못하다는 것은
많은 이가 지적하는 것이다.

한국사회가 그만큼 좁고 편협하고
극우적 사회이고
그 속에서 아무리 제 잘났다고 훨훨 날아다녀봤자

그게 새 장 속의 새가 왼쪽에 앉았다가
오른쪽으로 폴짝 뛰어 건넌 것이지.

늙으면 늙을 수록
자기가 겪어보지 못한 세상을 더욱 더 탐구해야 하는 법이다.
젊은 날에야 한발 삐끗하면 주민증에 빨간 줄 생기는 것이 평생 두려워할 법도 했지만
늙으면 아까운 것은 세월이지 목숨이 아니란 말이다.

창조도 좋고 자유도 좋다.
상상력도 더 좋다.

그렇다면
자기가 평생 겪어 본 좌우 사이만 드나들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맴맴 돌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한번도 겪어 보지 못한 새 세상,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새 사상
그것을 한번 한쪽으로 쫙 밀어볼 상상력은 없단 말인가.

지금 좌라고 하는 것을 더욱더 밀고 나가면
지금의 좌가 겨우 10년 뒤면 중간도 되고 우도 되고 보수도 되고 하는
그런 비슷한 경험 정도는 다들 한번씩 해 봤을 것 아닌가.

다들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그 상상력으로 무슨 상상을 하는지.

Articles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