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검사님. 정경섭님의 '실력'에 대한 언급은 꼼꼼히 씹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by 박광철 posted Feb 09,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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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만해도, 정치판이 워낙 개판이었기 때문에 진보진영이 정치에 개입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느낌을 주곤 했습니다. 늙고 구닥다리 같은 기성정치인들에 비해 젊고 패기넘치는 진보진영의 정치인들이 훨씬 실력 있는게 당연했겠지요. 그리고 10년이 지났습니다. 여기저기서 진보신당의 '실력'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이 말은 과연 그저 근거없는 마타도어일까요? 아니면 우리가 뼈저리게 반성하고 되새겨 봐야 할 문제일까요?

 

정경섭 위원장의 지적에 논리적인 반박을 하는 것은 너무 쉽습니다. 평검사님이 지적하셨듯 실력 없는 것은 독자파/통합파 모두에게 해당하는 것이니 한쪽만 공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도 가능하고, 실력이 없으면 실력을 키우는 방법을 제안해야지 당을 해체하는 방식으로 가는 게 말이 되냐는 방식의 지적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방식의 공허한 말싸움 만을 너무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저는 정경섭 위원장님의 '실력'에 대한 비판은 일면 타당하지만 반칙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실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 이야기를 평검사님에게도 할 수 있습니다. 실력이 없다는 것을 인정했다면, 그것을 다시 한번 곰씹어보며 실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지 않고 그저 논리적 오류를 지적하는데 그쳤기 때문입니다. '실력'이 과연 무엇이냐라고 물었을 때, 사실 그 범위가 너무 넓어서 대답하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그리고 우리당이 실력없다는 말은 또 무엇이냐를 물었을 때, 그것조차 대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는 정말 진지하게 묻고 싶습니다.  우리 당은 과연 실력이 없는 당일까요?

 

당직자 개개인은 실력이 "있습니다." 직무역량평가 해보면 당장 대답이 나올 겁니다. 우리 정당 개개인 당직자들, 나름 전문분야가 뚜렷하고 실력이 출중합니다. 부족한 인력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에 역량이 빛나지 않을 뿐입니다. 당원들은 어떨까요? 마찬가지로 실력이 '있습니다.' 다들 회사나 지역에서 뭐라도 한 자리씩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나라당/민주당/민주노동당과 비교했을 때, 우리당 사람들 실력이 전혀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 장담합니다.

 

문제는 무엇일까요? 왜 우리는 계속해서 실력이 없다는 소리를 듣는 걸까요?

 

정답은 기획사입니다. 기성정당은 막대한 자금을 동원하여 선거때만 되면 기획사를 운영합니다. 홍보자료 만들기, 현수막 만들기, 언론사 홍보하기 등등.  막대한 자금을 운용하여 세련된 선거판을 만들어갑니다. 우리당은 돈이 없습니다. 그래서 당협 당원들이 선거때만 되면 대거 동원되어 각자 가진 능력을 품앗이 하여 선거를 치뤄냅니다. 당원들 개개인의 역량와 의지의 총합은 기성 정당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지만, 각 분야별 전문 기획사들에 비하면 대단히 열악하다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우리도 다른 정당들 처럼 돈을 써서 똑같이 기획사를 운영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당원들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높여야 합니다. 저도 홍보기획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별거 없습니다. 우리 당 사람들, 의지도 있고 열정도 있기 때문에 좀 고되더라도 지속적으로 교육받으면 왠만한 기획사가 하는 일 따위는 코웃음치며 해낼 수 있습니다.

 

우리 당원들은 어렵고 복잡한 맑스의 사적유물론은 이해할 줄 알아도, 사업을 진행할 때 가이드라인을 작성하는 사업계획서는 이해할 줄 모릅니다. 무지해서가 아닙니다. 경험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조금만 경험하고나면, 그 동안 억눌렸던 역량이 한꺼번에 폭발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선거 통합이고 뭐고 당 해산시키려고 쏟는 열정을 당원 교육에 쏟아내야 합니다. 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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