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협한 시각의 낙태 반대자들

by 강현구 posted Feb 1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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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력집단 민주노총은 자진 해체하라!"라고 이 게시판에서 낙태 반대하시는 분들은 왜 안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민주노총 해체해야 하는 곳 아닌가요? 민주노총이 ‘폭력행동’한 것이 한 두 번입니까? 노동자들 파업한다면서 쇠파이프 들고 경찰이라는 소중한 하나의 ‘생명’들을 때리고 그러는데 왜 민주노총 보고는 비판을 안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민주노총에게 비판을 가하지 않는 것은 그들이 처한 상황이 그럴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해고당했습니다. 생계를 위해 해고를 막아야 합니다. 그래서 공장 및 사업장을 점거했습니다. 점거하니 회사에서 용역이나 경찰을 불러 물리력을 행사합니다. 이것을 노동자들은 지켜야 합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같이 물리력으로 대응합니다. 노동자들은 결코 싸우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노동자들도 싸우는 것이 싫습니다. 그러나 정말 어쩔 수 없어서 그렇게 하게 됩니다.

 

 이는 낙태를 감행하는 여성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낙태하고 싶어서 하는 여성 거의 없습니다. 실제로 낙태를 하면서 정말 크게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여성입니다. 낙태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온갖 사회적 비난을 감내해야 하는 여성들은 이를 숨기고 평생을 살아갑니다. 낙태를 하면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 도덕적으로 죄책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여성들은 모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낙태를 합니다.

 

 그것은 사회가 여성들을 그럴 수밖에 없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눈물을 흘리면서 애원하는데도 연인들끼리 관계 하에서도 발생하는 데이트 강간. 피임을 거부하는 남성. 비교적 출산에 자유로운 기혼 여성들조차도 아이를 낳을 수 없게 만드는 여러 사회적 조건들. 그리고 수많은 기타 등등 여성을 억압하는 사회-경제적 요건들은 여성들이 낙태를 할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낙태한 여성들을 처벌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이러한 것을 모조리 부정한 채 여성들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것들을 외면하고 처벌을 외치고 다니면 사태는 더 심각해집니다. 사회는 여성들을 어떻게 처벌할지에만 눈을 돌리게 되어, 여성들이 처한 억압적 상황에는 외면하게 되고 여성들은 원하지 않는 임신을 더욱 더 많이 하게 됩니다. 낙태하면 처벌되기에 낙태 시술은 음지의 영역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더 많은 여성들이 심지어 음지에서 위험한 시술을 받는 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낙태 처벌은 아무런 해결책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낙태를 굳이 처벌 안 해도 이미 여성들은 죄책감을 충분히 갖습니다. 법률로서 불법화시키면 사태는 개선되기는커녕 더욱 더 악화됩니다. 그러므로 우리 진보신당은 낙태 비범죄화를 추진해야 합니다. 다만, 언제까지 낙태를 가능하게 할지에 대해서는 고민해 볼 수가 있을 텐데요, 제가 의료 전문가가 아니라서 판단할 수 없지만, 낙태 비범죄화가 되어 있는 다른 나라 선례를 보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렇게 낙태 반대하시는 분들 때문에 진보신당 밖의 운동단체에서 여러 말을 들었습니다. ‘진보신당 봐봐 그럴 줄 알았어...’라는 뉘앙스의 말도 건너 건너 들어봤습니다. 진보적 가치를 뒤흔드는 것을 공약으로 걸고 당직 선거까지 나오는 걸 보면, 당의 교육 체계가 많이 부실한 듯하기는 합니다. 이는 진보신당이 반성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대중정당의 한계라는 것을 또한 알아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나 낙태는 반대하지만 심상정, 노회찬이 좋아. 그래서 입당할래. 라고 만일 누가 말한다면 무슨 수로 우리가 막겠습니까? 입당할 때 사상검증 같은 것 따위를 할 수 도 없고요. 저런 부류의 분들을 줄일 수는 있어도 없앨 수는 없을 것입니다.

 

 100년도 더 된 논쟁을 한 결과 진보진영에서 이렇게 하자라고 결정된 문제를 갖고 또 논쟁하기는 귀찮네요. 저분들 게시판에서 계속 글 올리지만 위에서 말한 저의 이 말들 정면으로 반박 못하고 계속 논점을 흐려나갑니다. 그만큼 논리가 많이 허술한 것이지요. 저분들 댓글 달면 달수록 자신들의 논리가 얼마나 허술한지 보여주는 꼴밖에 안됩니다. 생각을 바꾸실 것 같지는 않고, 이 정도 허술한 논리가 폭로되었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게시판에 이상한 글들 올라와도 당론이 낙태 비범죄화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당원들 다수가 당론과 같은 입장일 것이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를 계기로 당원들이 낙태에 대한 인식이 더 분명해지리라 봅니다. 괜히 대응해서 머리 아파하지는 맙시다. 저는 이제 그만 대응하렵니다. 그럼 안녕~ 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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