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미니후기
우리는 저항으로서의 키스를 했다
우리는 2012년 2월 13일 12시 30분 동교동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앞에서 저항으로서의 키스를 했다. 일년 전 우리는 서로에게 끌려 연애를 시작했다. 하여 우리는 이 땅에서 함께인 미래를 꿈꾸고자 한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비정규직이어서 언제 잘릴지 모르고 비정규직 종사자이나 일은 왜 이리 많아, 항상 퇴근이 늦어 사랑할 시간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모텔비가 두둑한 것도 아니고. 우리에겐 아직 못 갚은 학자금 대출금이 있고 매달 내야하는 월세가 있으며 저축은 꿈도 못꾼다. 사랑하고 싶지만 연애하고 싶지만 핸드폰비 연체해서 그대 목소리도 못듣고 교통카드 충전할 현금 없어 그대에게 달려가지도 못하는 우리는 윗세대로부터 연애, 결혼, 출산 3가지를 포기한 3포세대라 불리운다. 하여 우리는 2012년 2월 13일 12시 30분 동교동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앞에서 저항으로서의 키스를 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 땅에서 사랑하며 살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매우 절실히. 2012 ⓒ bananajam film
또 다른 후기.
1. 3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 포기 세대)를 낳는 현 사회에 대한 저항 퍼포먼스로서 키스를 선택한 것에 아쉬운 건 사실. 키스로 되나. 섹스가 정답이지. 흉내만 내더라도.
2. 당에서 준비한 퍼포먼스의 기획 의도에 동의해서 내가 주체가 되어 키스는 잼나게 했지만 당 기획실의 사전 준비가 철저하지 않았던 건 사실. 다음에 이런 기획 하실거면 확실하게 기획부터 서포트하고 싶음요. (아 옷도 화끈하게 입고 나갈걸. 머리 감고 안 말리고 나가서 머리 떡진 것처럼 보여)
3. 덕후들의 중심 벗어난 트윗이나 리플에 살짝 상처받으려고 했지만(외모가 어쩌고 하는 등등) 정신 차리고 똑바로 바라보기로 했음. 왜냐 난 기획의도에 동의해서 퍼포먼스를 즐긴 주체니까.
4. 개인이 연애하고 결혼하고 출산하고 양육하는 삶을 사는데 사회가 걸림돌이 된다면, 사회를 바꿔야 함. 그런 의미로 연애의 상징을 키스로 삼은 기획에 퍼포먼스의 주체자로 참여함. 그럼 된 거임.
5. 하지만 이번 기사화된 사진과 영상들 땜에 화가 난 건 사실(기획의도를 버린 편집 방식을 쓴 머니투데이의 동영상은 요청해서 기사에서 삭제. 몰카 식으로 촬영한 영상 편집 없이 그대로 올린 국회일보의 영상 또한 요청해서 삭제). 매체란 또 다른 언어여서 내용 말고도 또 다른 메시지를 담고 있음. 허나 이들 기사 사진과 영상에서는 3포 세대와 저항이란 내용은 빠지고 이미지만 둥둥. 훌륭한 내용이어도 쓰레기 같은 형식을 갖추면 그것은 뭥미 뿐. 그래서 다시 프레임을 추가해 제가 직접 만들기로 했음요. 1차로 퍼포먼스 미니 후기 웹포스터부터 올림요. 앞으로 이 콘텐츠를 제가 가진 무기인 영상으로 어떻게 가시화할 지 고민에 빠졌음요. 기대하시라.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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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하나의 프레임.
이대로 대상으로서 파묻혀 버리기 싫어 싫어 너무 싫어 업로드 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