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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냐 친MB냐” 그게 다가 아니다

1965년 부산 생.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및 동 대학원,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 로스쿨 졸업(법학박사). 현재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및 국가인권위원. 국문학술서로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위하여』, 『형사법의 성편향』,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등을 저술했고, 영문학술서로 『Litigation in Korea』를 책임 편집했으며, 역서로 『인권의 좌표』를, 시론집으로 『성찰하는 진보』,『보노보 찬가』를 발간했다.
BY : 조국 | 2010.05.18
덧글수(31) | 트랙백수 (0)

 

지방선거의 프레임이 ‘현 정권 심판’ 대 ‘지난 정권 재심판’으로 굳어져 가고 있다. 종래 지방선거는 현재의 집권세력에 대한 중간평가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야권 단일후보로 ‘친노’ 인사가 대거 결정되면서 상황이 변했다. 이명박 정권이 출범한지 2년 반이 지났음에도 ‘죽은 노무현’과 ‘산 이명박’간의 싸움이 전선의 중심이 되고 있다. 노무현은 죽었으나 죽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천안함 사건’으로 ‘북풍’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죽은 공명’과 ‘산 중달’ 간의 전투가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진보대연합보다 지분을 선택한 민주노동당

     진보·개혁진영이 추구한 ‘반MB연대’는 연합정부를 전망하는 선거연합전략으로서 한국 정치사상 획기적인 시도이다. 그런데 필자는 진보·개혁진영이 취한 ‘반MB후보단일화’ 전략이 작동·관철되는 방식과 절차에 대하여 몇 가지 유감을 가지고 있다. 선거가 끝나기 전에 짚고 넘어갈 것을 짚어두고자 한다.

    첫째, 노무현 정부 시절 신자유주의 정책, 이라크 파병, 한미 FTA 등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던 민주노동당은 이번 선거에서는 ‘반MB연대’를 당면한 최고의 목표로 설정하면서, 같은 진보정당인 진보신당 보다는 민주당과의 연대를 우선시했다. 민주노동당은 지역에서의 당세 확장과 야권 내 ’체급’ 상향을 위하여 진보대연합 대신 기초단체장이나 기초의원에서 얻을 지분이라는 실익을 냉정하게 선택했다. 수도권 선거의 경우 진보신당에 비교하면 대중적 지명도를 갖춘 마땅한 당내 인물이 없다는 점도 고려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결정으로 야권내 민주노동당의 ‘주가’는 제법 올랐다. 그렇지만 과거 “김대중·노무현과 이회창 사이의 차이가 한강 샛강이라면, 그들과 나 사이에는 한강 본류가 흐른다”라는 권영길 의원(민주노동당 전 대표)의 공언은 무색해졌다. ‘반MB연대’를 위한 제1야당 민주당과의 연대는 필요하다는 점, 정당이 당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그 이전에 뿌리가 같은 진보신당과의 연대가 먼저 추구하거나 적어도 동시에 병행했어야 했던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가시질 않는다. 그리고 구청장 두 자리를 확보한 인천과는 달리, 서울과 경기에서 광역단체장 양보로 민주노동당이 어떠한 구체적인 지분을 확보했는지 확인할 수 없다. 이번 민주노동당의 결정은 두 진보정당 사이의 이미 존재하는 감정적 앙금을 더욱 짙게 할 것이며, 향후 진보정당의 정체성과 진로에 대한 논쟁을 일으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둘째는 공개토론과 검증이 빠진 후보 단일화 절차와 방법의 문제이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과는 달리,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애초부터 김빠진 맥주 격이었다. TV 토론과 국민참여경선을 요구한 이계안 후보의 요청은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경선의 외관을 띠었으나, 사실상 ‘전략공천’이었다. 한명숙 후보는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을 묶을 수 있는 최적의 후보이다. 그렇지만 서울시정에 대한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정책대안을 준비하면서 오랜 기간 준비해온 이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밀린다는 이유로 경선의 기회를 박탈당했다. 그리하여 현재 3조 3천억 원의 건설예산을 입찰방식 개선을 통해서 약 30% 감축하여 1조원 정도의 재원을 마련한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수를 2.1명으로 올릴 수 있도록 사회서비스를 강화한다, ‘명함 만들 수 있는 일자리’(!) 15만개를 창출한다, 강남지역 재건축을 늘려 강북개발 재원 확보한다, 월 10만원씩 0~5세 아동 모두에게 아동수당을 지급한다 등 이 후보의 탁월한 정책이 대중적으로 알려질 기회는 사라졌다. 

   민주주의의 핵심 중의 하나는 절차이다. 각 후보의 비전과 정책에 대한 공개토론과 검증 절차를 누락시킨 단일화는 밋밋하고 따라서 힘이 없다. 그리고 이러한 단일화는 민심의 역동성을 무시하고 여론조사로 정치를 대체해버리는 위험을 낳는다. 서울시장 후보 결정시 민주당이 선택한 ‘안전모드’는 ‘안전’하기만 할 뿐 ‘확장성’이 없었다. 이계안은 두번째 서울시장 도전의 기회를 박탈당했지만, 한명숙은 ’제2의 강금실’이 될 위험을 자초했다.

    셋째, 한명숙, 유시민 등 범야권의 주류 단일 후보와 노회찬, 심상정 등 진보신당의 후보 간의 ‘반MB 연대’를 위한 공개토론과 정치협상의 실종이다. ‘반MB후보단일화’ 프레임이 야권 내의 모든 논쟁과 토론을 묻어버리면서 진보신당은 고립무원의 ‘왕따’ 상태가 되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종합 HOT 신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노 후보의 정책 공약집 『노회찬의 약속-2010년 6월』의 내용이나, 경제정의실천연합의 경기도지사 후보 공약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심 후보의 공약은 선거판에서 사라졌다. 현재 한명숙, 유시민 후보 측에서는 노회찬, 심상정 후보에 대하여 음양으로 중도사퇴하라는 압력을 넣고 있는 듯하다. 유권자 사이에서 노 후보나 심 후보에게 던지는 표는 ‘사표’라는 심리가 조성되기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이계안의 독배를 넘어 개혁진보진영 전체의 독배로

    당내 경쟁자도 아니고 노선과 정책, 이번 선거에서의 목표가 다른 정당의 후보인데, 그들이 후보와 정책에 대한 상호 검증을 요구하고 완주 의사를 밝히면 바로 ‘분열주의자’ 취급을 받을 수 있는 기묘한 상황이다. 야권 후보단일화 프레임의 최대 수혜자인 한 후보 측이나 유 후보 측이 소수의 진보신당 지지표가 필요하다면, 진보신당이 납득할 수 있는 단일화의 방식과 절차를 제시하고 설득해야 한다. 연합정치가 성공하려면 소수 정파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존중하고 배려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연합정치는 진보정당이 질색을 하는 ‘비판적 지지론’을 재현하는 것에 불과하다. ’비판적 지지론’식의 연합정치가 강요된다면 진보신당은 이번 선거에서의 나쁜 성적을 감수하고 2012년과 그 이후를 바라보며 외로운 독자의 길을 선택할 것이다.

    필자는 이번 지방선거가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낱낱이 드러냄과 동시에 노무현 정부의 한계도 극복하여 한국 사회가 미래로 한 걸음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였다. 그래서 선거의 쟁점이 ‘친노냐 친MB냐’의 단순대립항으로 귀착된 것은 아쉽다.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한번은 격퇴할 수 있다. 그러나 ‘죽은 공명’만 앞세우다가는 미래는 없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국정치사상 최초로 연합정치가 시도된 것은 소중한 경험이다. 향후 한국 정치에서 진보·개혁진영 사이의 연합정치는 필수품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의 여러 경험을 토대로 하여 연합정치의 기준과 절차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지 않는다면, 지속가능한 연합정치는 어려워질 것이고 진보·개혁진영은 내부로부터 위기를 맞이할 것이다. 토론과 경쟁이 빠진 진보·개혁진영의 무조건 단결과 여론조사에만 의존한 후보 선정은 소수파 후보에게만 ‘독배’―이계안 후보의 말을 빌자면―를 강요하는 문제를 낳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진보·개혁진영 전체의 역동성과 확장력을 떨어뜨리는 후유증을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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