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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의 허상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좋은 글이라 생각되어 퍼옴니다. 사람사는 세상, 인간됨이 필요합니다. 진보신당이 사람이 사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이데올로기가 지배해서는 곤란합니다.

 

 

정치의 두 모델: acting(growing)과 making

채진원(경희대 시간강사)

 

저는 정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이해하거나 접근하는데 있어서 대표적인 두 가지 시각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나는 아렌트(Arendt)적 모델로서 정치를 '말하는 행위'(action)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 모델의 특징은 정치를 사람들이 살아가는 생활세계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정치를 사람들이 각자 말(말하는 행위)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행위(action)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특히 이 말하기 행위가 풍부하게 자라날수록(growing) 공론장이 활성화된다고 가정합니다.

 

다른 하나는 마르크스(Marx)적 모델로서 정치를 ‘정치공학’(political working/engineering)으로 이해하는 겁니다. 그 모델의 특징은 인간사와 세상사가 마치 장인과 노동자 자신이 만들려는 물건의 형상(Idea)과 목적(goal)을 바탕으로 해서 그것을 ‘제작’하는(making)것과 동일한 원리로 생각하는 겁니다. 즉, 인간사와 세상을 공장에서 생산물을 찍어 만드는 매커니즘으로 생각하는 겁니다.

 

정치가 정치공학으로 빠질 때(정치가 철학으로 빠지거나 정치가 사법화로 빠질 때도 마찬가지지만), 인간의 말과 행위 및 다양성은 공학이 내세우는 목표점과 척도 및 표준화(즉 모델화) 앞에 나약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양성은 단일한 목표점 앞에 획일화되거나 환원되며, 관점의 다양성은 계급과 이념으로 표현되는 어떤 이데아와 모델 앞에 사라지게 됩니다.

 

사람들이 유기체로 살아가는 정치공동체를 마치 군대나 기계 및 조직적인 인간이 움직이는 것처럼 이해하거나 설계하게 될 때, 결국 기계는 기계를 움직이는 사람이 필요하듯이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사회의 우두머리가 필요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그 사회의 지배계급 내지 지배엘리트겠죠. 그 사회가 좋은 사회일지 혹시 전체주의 혹은 군대와 같은 조직사회가 되지 않을까 의심됩니다.

 

공학적인 접근은 사물의 현상을 간단명료하게 해주는 어떤 표준내지는 모델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도가 지나치면 사람들을 수단화시키거나 도구화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생각했던 사회주의모델이 이런 것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그리고 경험적으로 현실 사회주의 나라들이 대체로 이렇게 운영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특히 인간과 휴머니즘없이 기계와 부속품처럼 움직입니다.

 

저는 정치 앞이나 뒤에 공학적인 냄새가 나는 이름들 제작소(희망제작소)나 디자인(사회디자인)을 걸치는 것을 좀 꺼려합니다. 공학이 대체로 메이킹(making)의 관점이라면 정치는 액팅(acting) 또는 그로잉(growing)의 관점이라 생각됩니다.

 

그러한 접근차이는 정치를 이해하거나 실천하는 방법론에서도 많은 차이가 난다고 봅니다. 메이킹이 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거나 외부에서 이식시켜주는 개념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힘의 크기와 강도가 강하고 힘의 방향이 위로부터 아래로 하향식으로 됩니다. 따라서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위로부터의 강요와 강제, 폭력이 동원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액팅과 그로잉의 관점은 유에서 다른 유로 한발 더 나아가는 개념으로 그 힘의 크기는 비록 메이킹보다는 약하고 그 힘의 방향은 아래로부터 위로 나아가는, 그래서 자발적인 행위가 드러나면서 스스로 변화해가는 자발적인 힘의 개념이라 생각됩니다.

 

메이킹을 강조하는 사람일수록 근본주의자(급진주의자) 내지는 이념적 극단주의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반대로 액팅과 그로잉을 강조하는 사람일수록 점진주의자 내지는 특정한 이념적 정파적 편향성에서 벗어나는 실용주의자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요즘과 같이 지구화, 후기산업화, 탈물질주의, 탈냉전, 정보화로 표현되는 전환기적 시대상황은 사회와 사람을 유동화, 파편화, 원자화 시킵니다. 복잡하고 다양한 세계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메이킹으로 접근하는 정치는 시대적실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위험하다고 생각됩니다.

 

아마도 제 생각으로 우리나라에서 정치를 공학적인 것으로 이해한 대표적인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새역사 창조, 조국 근대화 건설, 새마을 운동, 반상회 등을 보면 위로부터의 힘을 사용하여 국민들을 조직화했다고 봅니다. 물론 그것이 어느 정도 성공한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한 반발로 민주화가 일어났습니다. 민주화 이후 정치를 공학으로 이해하는 대통령은 아마도 이명박 대통령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치를 공학으로 생각하는 한 다양한 사람들 사이에 자발적으로 생기고 드러나는 말과 대화, 토론, 소통의 힘 그리고 관점의 다양성은 발견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민주화 이후 정치를 액팅과 그로잉으로 생각한 대통령은 아직 없는 듯 합니다. 물론 노무현 대통령은 토론을 강조했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하겠다는 생각에 급진적인 노선을 취하다 보니, 액팅과 그로잉에는 미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저는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진보와 보수 혹은 좌파와 우파라는 이념적 극단주의자들이 사용하는 메이킹이 중도적인 시민들의 그로잉과 액팅을 억압하고 있는 거라 생각됩니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중도적인 시민들의 그로잉과 액팅에 반응하기 위하여, 메이킹을 약화시키거나 액팅과 그로잉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정치세력이 등장해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우리사회의 대립축은 보수 대 진보, 혹은 좌파 대 우파라는 축이 아니라 좌우익 극단주의 세력대 중도시민세력 혹은 진보보수라는 이념적 극단주의 세력대 중도적인 시민들의 대립축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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