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주의와 결별 그리고 진보정치승리의 가능성 선언
당 대회 참관하고 11시가 넘어서 집에 들어왔지만 쉬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수정안 찬반 토론과 안건이 가결될 때 터져 나오는 박수와 환호, 폐회하고 퇴장하는 대의원들의 무거운 발걸음, 심지어 비대위 혁신안이 부결되었던 민주노동당 당 대회, 새 진보의 기치를 높이 세웠던 창당대회까지 장면 장면이 눈에 아른거렸습니다.
나는 당 대회를 이틀 앞둔 시점에서 발표한 당 대표의 담화문을 보기 전까지 전국위원회에서 올라온 안이 수정 없이 가결되기를 내심 바랬습니다. 나는 당 대표의 담화를 솔직 담백한 자기 성찰과 고뇌에 찬 결의로 이해하려고 했지만 지난 3년의 시간과 노력을 송두리 부정하는 패배주의를 덮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에 갖았던 생각을 접고 새진보정당 건설과 관련하여 보다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안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고 결과적으로 대의원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강화된 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결과에 안도는 했지만 지금까지도 가슴 한쪽이 몹시 무겁습니다.
나는 당 대회의 결과가 독자파의 승리도 통합파의 패배도 아니고 지난 3년간의 당 활동에 대한 평가와 진단 그리고 전망에 대한 차이가 대의원 동지들의 표심을 갈랐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당내에는 뿌리도 내리지 않은 나무에서 열매를 따려는 조급함이 있었고 그 조급함은 일부 명망가들의 돌출적인 행동과 발언으로 당의 분열을 초래하였습니다. 물론 모든 책임을 당 지도부나 명망가들에게 돌리는 것은 아닙니다. 이 글을 쓰면서 지난 시기의 장면 장면을 나 자신에게 투영해봅니다. 때로는 당 활동에 대한 피로를 핑계로 삼아 도피했었고 당을 나의 당의 아닌 타인의 당으로 보고 방관하기도 했습니다. 정말 여러모로 부끄럽고 죄송할 따름입니다.
당 일각에서는 당 대회 결과를 놓고 지도부 불신임을 말하는 등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은 시시비비 보다는 역지사지의 자세로 당원들의 마음을 모아서 당의 역량을 강화하는데 매진할 때입니다. 이번 당 대회는 당 역량 강화와 새진보정당 건설의 가치와 기준도 마련하였지만 당 재정 확대를 위한 특별결의를 하였습니다. 몇몇 당원들이 게시판을 통하여 자발적으로 당비 증액을 선언하고 있지만 이것이 그냥 결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당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기획과 이벤트가 필요합니다. 이 결의를 실천할 수 있는 사업 계획을 중앙당 당직자들에게만 맡겨두지 말고 정책의 달인 공모와 같이 당원들이 함께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끝으로 80년대 후반 민주노조 운동이 성난 파도와 같이 몰아칠 때 어느 노동조합에서 사용했던 선거 슬로건 “결별 그리고 선언!” 을 되새깁니다. 지금 결별해야할 것은 패배주의이고 선언해야 할것은 진보정치 승리의 가능성이 아닌가 생각하며 그냥 선언이 아니라 선언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를 고민해봅시다.
장시간 이석하지 않고 당 대회를 사수해주신 대의원 동지들과 당 대회를 준비하느라 고생하신 중앙당 당직자 동지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서 두서없고 혼돈스러운 생각을 정리합니다.




멋진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