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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으로 이야기하는 낙태”
웹진줌마 이숙경 대표 인터뷰
<여성주의 저널 일다> 조이여울

낙태근절운동을 벌이고 있는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정부에 단속을 요구하며 낙태 시술을 한 산부인과 3곳을 고발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낙태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붙었다.
 
이에 보건복지가족부는 낙태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불법 인공임신중절 예방을 위한 사회적 협의체’를 발족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인공임신중절은 법적으로는 금지되어 있으면서 현실적으로는 어떤 국가보다 더 허용되어 있었다.

 

이렇게 모순적인 상황 속에, “낙태천국”이라는 비난을 받을 정도로 낙태율이 높은 한국사회에서 정작 낙태를 경험한 당사자들의 이야기는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했다.
 
과연 낙태는 여성에게 어떤 의미인가.

 

프로라이프 의사회를 통해 낙태 문제가 ‘본격적으로’ 도마 위에 오른 지금, 우리는 무엇을 고민하고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까.
 
‘웹진줌마’ 대표인 이숙경 감독은 “낙태는 지금까지 여성의 ‘선택’이 아니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자기 선택의 권리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낙태의 경험을 발설하고, 공론의 장으로 끌어낼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숙경씨는 1993년에 <미혼여성의 성에 관한 연구: 낙태행위를 중심으로>라는 석사논문을 발표한 바 있으며, 이후에도 낙태를 둘러싸고 여성들이 겪는 다양한 현실을 파악하고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기존의 낙태 찬반 논쟁과는 사뭇 다른 양상으로 벌어진 현 상황에 대해, 이숙경 감독을 만나 의견을 들어보았다.
 

▲ ‘웹진줌마’ 대표인 이숙경 감독    © 일다

-프로라이프 의사회로부터 촉발된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보는가.“전부터 이런 때가 올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 때가 오면 과연 어떻게 될까 하고. 한국은 인구를 줄이기 위해 강제로 여성들의 애를 떼게 한 나라다.

 

낙태가 불법이면서 실제로는 허용되어 있었던 것도, 여성의 ‘선택의 권리’로서 보장된 것이 아니었다.

 

때문에 얼마든지 낙태를 규제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이 선회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낙태가 허용되어 있는데도 ‘선택권이 없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인지?

“선택이란 ‘자유’가 있을 때 주어지는 것이다.

 

가끔씩 연례행사로 신문에 한국이 ‘낙태천국’이라고 보도가 될 때가 있다.

 

그때마다 언론은 여성들이 성적으로 문란하다는 식으로 몰고 갔지만, 정말은 ‘한국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나라인가’를 질문해야 한다.

 

원치 않는 임신을 했을 때 과연 여성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있는지.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낙태는 선택이 아니라 강제적인 것이라고 봐야 한다.”
 

-결혼하지 않은 여성의 낙태 실태를 연구한 17년 전과 지금을 비교했을 때, 우리 사회가 얼마나 달라졌다고 보는가.

“순결이데올로기가 많이 약화됐고, 낙태를 한 사람에 대한 낙인도 전보다는 약해진 것 같다. 하지만 미혼여성이 임신을 했을 때의 상황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당시 논문을 마무리할 즈음에 ‘왜 미혼여성들은 아이를 갖고 싶단 생각을 하지 않을까’ 라는 질문을 던져봤다.

 

그건 자연스러운 게 아니라, 사회적인 원인 때문이 아닐까 하고. 싱글맘이 되어도 국가가 양육을 지원해주고, 직장도 가질 수 있는 사회라면 어떨까.”
 

-낙태반대운동 진영에서는(프로-라이프) 마치 여성주의자들이 낙태를 지지하고 생명을 경시하는 것처럼 몰아가곤 한다. 여성의 선택권을 이야기하는(프로-초이스) 것이 낙태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볼 순 없지 않은가?

“매체들이 낙태 문제를 찬반 양론으로 몰아서 종교계 대 여성계, 보수 대 진보 이런 식으로 구도를 세우는 것 같다.

 

‘선택’을 이야기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낙태를 최종 결정할 수 있는 선택권이 여성에게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지, 낙태하도록 종용하거나 생명을 무시하자는 것이 결코 아니다.

 

여성주의자들이 ‘선택’을 외친다고 해서 ‘생명’을 고민하지 않는 게 아니다.

 

생명보다 선택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도 아니다.”
 

-‘생명’ 논리로 낙태 금지와 처벌을 주장하는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자도 생명체다.

 

여성들은 낙태가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객관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

 

당사자에게는 낙태에 대해 찬성이냐 반대냐 판단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는 일이다.

 

낙태는 정말 어려운 문제다.

 

생명과 선택이라는 철학적이고 본질적인 문제와, 현실적인 문제. 삶의 모든 문제와 관련이 있다.
 
그런데 여성들은 원치 않는 임신으로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을 때, 보수적인 남자들이 ‘생명’ 운운하면서 낙태반대를 주장하면 괘씸하다.

 

여성들은 생명을 당신들보다 더 존중해왔고, 당신들을 키워낸 사람들도 바로 그 (낙태를 한) 여성들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기혼여성의 과반수가 낙태를 했다.

 

‘생명의 신비’에 취한 일각의 사람들은 삶의 질곡이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물론, 낙태를 반대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여성의 현실을 알고 있는 이들도 있다.

 

프로라이프 진영도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의사가 낙태를 종용하는 경우도 실제 일어나고 있다. 불법이기 때문에 통계에도 잡히지 않고, 여성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경우도 있다. 산부인과도 변화가 필요하지 않은가?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

 

사실 산부인과에서 행해지는 낙태시술이 여성들의 권리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수입원인 탓이 크다.

 

여성의 선택권을 동의해서 시술을 해주는 게 아니다.

 

의문인 것은 ‘왜 상담을 하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내가 받게 될 시술이 무엇인지, 몸에 어떤 변화가 생길 것인지, 지금의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몇 가지인지 알려주는 기관이 없다.

 

그저 병원에서 ‘내일 물 먹지 말고 몇 시에 오라’는 얘기 정도라니.

 

여성들은 외롭게 홀로 고립되어 있는데, 도움을 주는 곳이 없다는 게 말이 되는가.”
 

-낙태 문제와 관련해, 앞으로 여성들과 여성계가 풀어야 할 과제를 꼽는다면.

“법은 규제하는데 실제는 허용적인 상황에서, 여성들의 ‘선택’을 위한 싸움도 없었고, 선택의 권리를 옹호할 만큼 축적된 경험도 없이 무방비 상태라는 점부터 인식해야 할 것 같다.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

 

그러려면 낙태를 둘러싼 여성들의 현실적인 상황과 실태에 대해 파악해나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익명으로라도 경험을 나누어야 한다.

 

수면 아래 있으면, 낙태라는 무거운 경험을 평생 홀로 안고 가야 하는 여성들이 너무 많다.
 
자기 선택의 권리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평소 파트너와의 관계에서 결정권이 있는지, 일상적인 선택권이 있는지, 노동하는 인간으로서의 권리, 경제권이 기반이 되어야 ‘선택’이라는 것이 가능하다.

 

여성들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힘,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힘, 자신의 경험을 발설하고 공론의 장으로 끌어낼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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