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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위원회 논평] 김포공항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한다.

by 대변인실 posted Aug 31, 2016 Views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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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위원회 논평]
김포공항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한다.

지난 12일, 김포공항 청소노동자들은 삭발식과 경고파업에 돌입했다. 더 이상은 열악한 휴게 공간도, 낮은 시급도, 높은 노동강도도, 한국공항공사와 용역업체 사이에서 사라진 상여금도, '낙하산' 현장 간부도, 그리고 성폭력도 참을 수 없었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공항공사는 묵묵부답이다. 노조의 파업예고에는 구인구직 사이트에 타 용역업체 명의의 단기 아르바이트 공고를 게시했고¹, '대화하자'는 요청에는 '이미 해결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통보로 답했다.

 한국공항공사측의 태도는 강경하다. 도급법 위반이니 청소노동자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식의 책임 회피는 도급법 제정이후 원청의 좋은 방패막이 되어왔다. 30년을 근무해도, 10년을 근무해도, 6개월을 근무해도 매번 계약을 맺는 용역업체는 바뀌니 최저임금이 전부다. 정부가 2015년도에 발표한 <공공기관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은 그저 허울이다.
 게다가 노조 설립 이후, 공항공사가 용역업체 입찰과정에서 공항공사 직원 출신을 간부로 채용하도록 강제한 사실이 밝혀졌다. 공항공사가 용역업체와 작성한 원가서에는 상여금이 400%인데 청소노동자들이 받은 상여금은 175%였다².
 법 밖으로 내몰린 상황에서 청소노동자들의 일상은 인격모독의 연속이었다. 동료끼리 대화하다 걸렸다는 이유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는 이유로, 인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말서를 써야 했다. 업무공간에서의 성폭력은 강요된 야유회와 뒷풀이에서도 이어졌다.
 상황은 이러한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새벽까지 이어진 조정회의에서 '파업을 중단해달라'는 권고를 했다. 김포공항 청소노조는 이를 받아들여 4시간 만에 파업을 철회했으나 공항공사는 대화를 거부했다. 손경희 김포공항 청소노조는 30일부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청소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은 그간 계속해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지난 대선에서는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김순자씨가 후보로 출마했다. 연이은 대학 내 청소-시설노동자들의 투쟁과 미디어의 조명 속에서 정부는 2015년엔 <공공기관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을 발표하기도 했고, 지난 19일엔 김포공항 청소노조 문제해결을 위해 국회가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은 이어지고 있으며 <공공기관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은 청소노동을 '단순 노동'으로 인식할 뿐, 어떤 강제력도 없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3년 상반기 지역별고용조사 산업 및 직업별 특성>에 따르면 청소원및환경미화원 중 69.2%는 여성이다. 청소노동은 한국고용정보원이 분류한 426개의 직업 중 403,976명이 종사하는 직업순위 11위의 직종이다³. 그 만큼 꼭 필요하고, 널리 퍼진 일자리인데 대다수가 저임금의 불안정한 고용형태로 고령층의 여성들에게 강요된다. 젠더화된 노동인 것이다. 청소노동은 가사노동의 연장으로, 비전문적-비숙련 노동으로 인식되어 수시로 해야 하는데 눈에 띄지는 않고 '단순'하다고 여겨진다.

비정규직 청소노동자의 노동을 현장 연구한 김양지영⁴에 따르면, 비정규직은 단순, 비숙련 노동이라는 사회적 통념을 가지고 있지만 여성 비정규직은 실제로 단순, 비숙련해서 아웃소싱 된 것이 아니라 여성 직종에 대한 고정관념에 따라 단순, 비숙련하다고 간주되어 아웃소싱 되었다.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은 단지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이 아니라 여성노동에 대한 성차별이고, 비정규직을 성차별의 문제로 접근할 때 임금 차별을 비롯한 각종 편견과 차별에 좀 더 적극적으로 문제제기할 수 있다.

김포공항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문제 해결의 시작이다. 삭발을 하고, 단식을 강행하는 것은 더 이상 회사도, 법도, 국가도 본인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 주어진 마지막 선택지다. 불평등한 법위에서, 저임금의 장시간 고된 노동과 일상을 조여오는 남성 관리자들에 맞서 투쟁을 이어나가는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은 이중, 다중의 억압위에 있다. 노동당 여성위원회는 김포공항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며 한국공항공사에게 빠른 해결을 촉구한다.

2016년 8월 31일
노동당 여성위원회


주¹ 매일일보 [기자수첩] ‘귀 막은 한국공항공사’
http://m.m-i.kr/news/articleView.html?idxno=248899

주² 여성신문 “30년 일해도 최저임금 수준...김포공항 용역업체는 ‘낙하산 왕국’”
http://m.womennews.co.kr/article.asp?num=96798

주³ 한국고용정보원 <산업,직업별 고용구조조사>, 2009

주⁴ 김양지영, 2005, "여성노동 비정규직화 기제의 성차별적 성격에 관한 일 연구 - 호텔 산업 사례를 중심으로 - , 이화여대 여성학과 석사학위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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