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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전경련 해산이 아니라 재벌 해체!

by 대변인실 posted Oct 05, 2016 Views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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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전경련 해산이 아니라 재벌 해체!


지난 9월 29일 시민단체인 투기자본감시센터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모금 과정에 관여한 최순실 씨와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재단 대표와 이사들을 뇌물죄, 그리고 800억 원대 돈을 미르와 K스포츠에 출연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허창수 회장, 이승철 상근부회장, 62개 출연 기업 대표들을 배임죄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전경련이 조직적으로 거액을 모아 미르와 K스포츠에 출연한 것은 원샷법 관철, 세금 감면 등 특혜를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며 일련의 모금 과정은 뇌물 공여 행위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9월 28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야당이 제기한 모금 의혹에 대해 “전혀 개입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미르·K스포츠 해산하고 다른 재단 설립?

투기자본감시센터가 검찰에 고발하자마자 다음 날인 9월 30일 전경련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해체하고 새로운 재단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미르재단은 현재 이사진 5명이 남아 있어 해산을 위한 회의 소집이 가능하나 K스포츠의 경우는 이사진이 전원 사퇴해 불가능한 사태다. 전경련은 이런 상황을 감안했는지 두 재단을 통합한 신규재단을 먼저 설립하겠다고 밝히는 등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다.

10월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에 국빈으로 방문할 때 이란 테헤란에 K타워를, 서울에는 I타워를 구축하는 문화교류 사업인 K타워프로젝트라는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는데 사업 주체를 미르재단에게 주는 것이 골자였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중앙지검장을 향해 “증거인멸이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미르재단을 해산한다고 한다,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수개혁세력과 야당의 전경련 해산 주장

재벌집단인 전경련이 재벌들의 이익뿐만 아니라 국정에까지 개입하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10월 4일, 보수·개혁 위치에 있는 국가미래연구원(원장 김광두)과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는 ‘전경련 회원사들의 결단을 권고한다’는 공동성명을 통해 전경련 해산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 당, 정의당 등 원내 야당들도 모두 전경련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해체를 주장하는 이유는 전경련이 ‘정경유착의 구태를 되풀이하면서 국민경제발전을 가로막고 사회갈등을 증폭시키며 개혁이 불가능할 정도로 자정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전경련이라는 외피만을 벗기겠다는 것으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다. 미르재단이나 K스포츠재단을 해산하고 다른 이름의 재단을 설립하려는 것처럼 전경련을 해산해봐야 무늬만 다른 조직을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전경련의 폐해로 지적된 내용들은 여의도 전경련 회관이 아니라 우리나라 재벌의 현주소이다. 우리나라 재벌은 단순한 ‘대기업집단(conglomerate)’이 아니라 영어대백과사전에 등장하는 ‘재벌(chaebol)’이라는 단어로 ‘정경유착, 가족세습, 독점적 대기업’으로서의 특수성을 갖고 있다. 이런 재벌들의 모임이 전경련이기 때문에 전경련 해체만으로는 재벌의 폐해가 사라지지 않는다. 해방 이후 친일세력의 적산불하,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의 재벌육성과 정경유착을 통한 수출주도형 경제성장, 베트남전, 중동특수 등을 통해 한국은 경제적으로 ‘재벌공화국’이 된 지 오래다.


재벌해체가 답이다!

한국의 4대 재벌이라는 삼성, 현대자동차, SK, LG는 물론이고 그 이하 규모의 재벌총수 어느 하나 불법과 비리를 저지르지 않은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것도 노동자 서민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천문학적인 배임 횡령, 분식회계, 탈세, 불법자금 해외 유출 등을 저질러도 불구속 등 솜방망이 처벌을 받거나 조기 석방 되었으며, 최고 권력자에 의해 사면복권의 혜택을 누렸다. 대한민국 법전에만 있는 ‘무전유죄 유전무죄’ 법칙이다. 상대적으로 작은 불법을 저지른 재벌총수가 ‘청렴한 기업인’(?)으로 존경받는 이상한 나라이다.

2016년 4월 1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밝힌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65곳의 주식소유현황을 보면 총수 일가 지분율은 지난해 4.3%에서 4.1%로 감소했다. 그러나 계열사 내부지분율은 48.5%에서 50.6%로 상승했다. 45개 집단의 내부지분율은 57.3%에 달한다. 더 기가 막히는 것은 상위 10대 집단의 경우 재벌총수 지분율은 4년째 0.9%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0.9%가 99.1%를 지배하는 것이다. 2012년 뉴욕 월가 점령시위 당시 1:99% 사회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이들 재벌총수와 가족이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는 것뿐만 아니라 중소영세하청업체를 지배하고 한국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97년 말 외환위기 당시 재벌 대기업이 부도가 났을 때 정부는 국민의 세금인 공적자금을 투입해 살려냈다. 그러나 IMF 경제위기가 극복되자 재벌총수들은 어떤 책임도 지지 않은 채 재벌 대기업을 지배하고 있다. 반면에 허리띠를 졸라맨 노동자 서민들은 비정규직 고용과 실업으로 착취당하고 가계부채의 고통에 허덕이고 있다. 중소기업 역시 재벌 대기업의 횡포에 시달리고 있다. 역대 정권들은 재벌들에게 온갖 혜택을 부여하면서 수출주도형 경제성장 전략을 구사해 왔다. 정경유착을 통한 부패구조를 넘어 이번 미르·K스포츠재단 사례에서 보듯이 국정을 농단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전경련이 아니라 재벌을 해체해야 한다.


(2016.10.5.수, 노동당 대변인 허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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