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조선소 노동자 7만 명을 해고하겠다고?
- 10월 29일 거제조선소로 가는 희망 버스를 타자!
세계 제1의 조선 강국을 만든 노동자들이 공장에서 내쫓기고 있다. 조선·해양 구조조정의 명분으로 노동자들을 죽음의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 기업은 파산이네 법정관리네 말이 많지만, 기업주가 길거리로 내몰린다는 얘기는 없다. 국회에 나와 거짓 눈물을 흘리며 찔끔 사재출연을 약속하지만, 돈은 이미 다 빼돌려졌다. 정부는 국책은행을 통해 기업을 살리느니 마느니 논쟁 중이지만 조선소에서 한파는 물론이고 50~60도의 펄펄 끓는 철판 위에서 용접하던 노동자들은 소리소문없이 공장을 떠나고 있다. 많은 노동자들이 산재로 죽었고 다쳤다. 수출대국의 산업전사들에 대한 국가의 예우는 아무것도 없다. 해고당하는 조선업 노동자는 7만 명이다. 조선 기자재업체를 포함하면 10만 명이 넘는다. 가족 수는 25만 명(평균 가구원 수 2.53명)이 넘는다…. 지역 자영업자와 그 가족까지 포함하면 더 늘어난다. 재앙 수준이다.
- 10만 노동자와 수십만 가족의 생계가 위험하다!
지난 상반기에만 하청노동자 1만 8천 명을 포함해 2만 명 이상의 조선소 노동자들이 해고당했다. 정부는 향후 2년 이내에 5만 6천에서 6만 3천 명의 노동자를 정리해고 하겠다고 발표했다. 물론 그들은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외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해 한국경제와 조선업 위기를 조장하면서 ‘구조조정’임을 강조한다. 권력은 재벌과 결탁해 수백억 원씩을 끌어모아 호의호식하면서 노동자 죽이는 구조조정을 태연스럽게 발표하고 집행한다. 피도 눈물도 없는 야만의 시대이다. 정부가 이러하니 기업들은 얼씨구나 이번 기회에 정리해고하자면서 구조조정 안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 발표보다 1만 명 더 추가로 정리해고 하겠다고 한다. 호경기 때 채운 배도 모자라 이제는 노동자들의 목숨까지 빼앗아 배 터지도록 그들의 곳간을 채우겠다는 심보다.
조선소에서 시키는 대로 일만 한 노동자들이 왜 정리해고를 당해야 하는가? 세계적인 경기불황과 국내경기후퇴에 대응한 조선산업정책을 책임져야 할 정부는 오히려 잘난 체하며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정경유착으로 성장해 온 재벌들은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노동자 정리해고와 노조 무력화까지,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으려 한다. 정규직 노동자까지 줄이면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를 고용하여 손쉬운 노무관리를 통해 더 많은 이윤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바라고 있다. 정부는 말한다. 구조조정 당한 노동자들에게는 실업대책이 있다고. 지난 7월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여 고용유지지원제도, 조선 근로자 일자리 희망센터 설치, 고용보험 미가입자 실업급여 지급방안 마련, 임금체불 문제 해소 등을 제시하였다.
- ‘구조조정’으로 위장한 ‘정리해고’
그러나 대책 시행 100일 동안 고용유지지원제도를 활용한 건수는 하나도 없었다.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확인 청구 신청 노동자는 38명에 불과했다고 한다. ‘물량팀’으로 불리는 재하청 일용직 노동자들의 체당금(替當金) - 임금채권보장제에 의해 근로자가 기업 도산 등을 이유로 임금이나 퇴직금을 받지 못할 경우 근로복지공단이 사업주를 대신하여 일정한 한도 내에서 우선적으로 지급해주는 돈 - 신청은 5개 사업장, 81명, 2억 8천만 원에 불과했다. 원청과 하청업체의 계약이 만료되면서 임금체불도 20~30% 늘어났다. 실업급여 신청자는 거제에서 85%, 울산에서 30%로 급증하고 있다. 몇 달간은 겨우 버틸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단시간알바비정규직 노동시장으로 밀려갈 것이다. 노동자들이 공장을 떠나면서 거제·고성·울산 지역의 자영업자들도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지역경제의 침체가 시작됐다.
10월 29일, 조선소 역사상 처음으로 울산(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목포(전남서남지역지회), 거제(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준비위) 지역 노동자들이 거제로 모인다. 부산 한진중공업, 거제 대우조선정규직까지 원하청 노동자가 함께 한다. 전국의 노동자 시민들은 ‘조선소 희망 버스’를 타고 거제로 모인다. 3000여 명이 모여 ‘고용안정호’를 만들 계획이다. 법률가단체는 10월 24일부터 1주일 동안 거제에서 체불임금, 부당해고, 체당금 상담과 거리강연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 10월 18일, 조선하청노동자 대량해고 저지 시민사회대책위원회와 노동법률가단체는 광화문 광장에서 ‘10.29 거제 조선소 희망 버스 출발, 고용안정호 제작 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거제 조선소 희망 버스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였다.
- 가자, 거제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래 먹거리’라고 하더니 자본가들의 배만 채우고는 노동자들은 나 몰라라 한다. 아무런 실효성 없는 실업대책이 아니라 실질적인 고용과 생계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동안 물량팀을 비롯한 조선업의 불법 다단계 하청구조를 폐기시키고 안정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사람장사, 중간착취, 위험과 죽음의 외주화를 일소해야 한다. 이런 것이 바로 올바른 구조조정이다. 노동자와 가족 수십만 명을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이 해고하고 생계를 파탄 내는 나라는 나라가 아니다. 평소에는 ‘한 가족’이니 ‘한 배를 탄 운명’이라며 공치사를 해대던 자본가들이 풍랑을 만나자 자신들만 탈출하고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야만 행위를 그대로 두고만 볼 수 없다. 10월 29일 거제로 가자! 조선소노동자들과 함께 부당한 권력과 야만적 자본의 착취에 맞서 싸우자!
(2016.10.20.목, 노동당 대변인 허영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