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

[정책논평] 일자리 공유·다단계 하청구조 청산이 핵심

by 대변인실 posted Oct 28, 2016 Views 236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정책논평_조선업.png



[정책논평] 
일자리 공유·다단계 하청구조 청산이 핵심
- 노동자 다 죽이고 조선사 생존한들 무슨 소용인가?
- 조선업 구조조정에 대한 노동당 정책 입장


비선 실세를 통한 국정농단 사건으로 박근혜 정부의 몰골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고 최고 권력의 권위는 이미 무너졌다. 그럼에도 노동자·민중의 삶을 옥죄는 가혹한 친재벌·반노동의 국가 정책과 자본의 이해는 일말의 동요도 없이 진행되고 있다. 조선업에서 구조조정의 이름으로 수만 명의 노동자를 일터에서 내쫓는 일이 지금 이 순간에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조선업 구조조정 대책은 국민이 낸 세금과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하여 재벌 조선사들의 생존만을 도모할 뿐 20만 조선 노동자,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지역민들의 고통에는 무감하다. 이익의 사유화 이후 위기 발생 시 위험과 비용은 노동에 전가하여 탈출을 도모하는 자본의 전형적인 구조조정 방식이 조선업에서 되풀이되고 있다. 노동당은 이러한 조선업 구조조정 방식에 반대하고 위기 극복의 비용을 자본과 정부가 부담하여 모두가 ‘함께 사는’ 정책을 제시한다.

노동당 정책은 우선 ‘저성장’으로 표현되는 경제위기의 시대에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공유가 기본 전제임을 확인한다. 정부와 자본이 주도하는 조선업 구조조정에서는 하청업체 폐업을 유도해 하청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줄이면서, 남아 있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는 더욱 가혹한 노동 강도를 부과하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노동당은 주 35시간 노동시간 상한제를 법제화할 것을 공약한 바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는 이럴 경우 약 15%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

이를 조선업에 적용할 경우 약 2만8,000명의 고용 효과가 있다. 주요 11개 조선사와 그 협력업체는 2015년 대비 2017년까지의 고용조정 규모를 6만 명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 35시간 노동시간 단축을 엄격히 시행하면 자본이 예상하는 고용조정 규모의 절반에 해당하는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계산이 나온다. 노동시간을 단축하더라도 임금손실은 최소화하여야 한다. 유럽의 여러 국가들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임금 손실분을 국가 재정으로 지원하고 있다. 노동당은 손실 임금의 70%를 18개월간 국가가 지원할 것을 제안한다.

지금까지 한국의 재벌 조선사들은 다단계 하청구조를 통한 노동 유연성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취해 왔다. 그 결과 조선업의 사내하청 비중은 전체 고용 규모의 70%에 육박하고,  사내하청의 50% 이상은 단기인력지원의 성격을 갖는 이른바 물량팀으로 구성돼 있다. 이런 기형적인 하청 구조는 그 자체로 노동관계법을 위반하는 불법의 성격을 갖는 것은 물론, 조선 산업의 기술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구조적 원인이 되고 있다.

조선업 사내하청 노동자는 원청 재벌 조선사의 철저한 인사관리를 따르고 있다. 조선업 사내하청 제도는 전형적인 불법파견으로 원청에 직접고용 의무가 있다. 이것이 기본 원칙이지만, 노동당은 조선업 사내하청 제도의 전면적인 폐지의 중간 단계로서 원청 사업주의 사용자 책임을 노동관계법에 명확히 규정할 것을 제시한다. 근로기준법 제2조(정의)의 사용자 규정에 ‘근로계약 체결의 당사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근로조건 등의 결정에 대해 실질적인 지배력 내지 영향력이 있는 자’를 추가하고, 노동조합법 제2조(정의) 규정에도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내용을 추가하면 된다.

사내하청 중에서도 물량팀은 직접고용을 원칙으로 하는 직업안정법을 위반하고, 제조업에 금지된 인력파견으로 파견법을 위반하고 있다. 노동당은 기간제법과 함께 불안정 노동체제의 법률적 기초로 기능하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폐지할 것을 지난 총선의 주요 정책으로 제시한 바 있다. 물량팀은 파견법 폐지 이후 직업안정법으로 규율할 수 있다. 물량팀과 같은 극단적 노동 착취는 물량팀을 일종의 합법 도급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파견법 폐지 이후 직업안정법에 ‘도급 등과의 구별’ 조항을 신설해 물량팀을 합법 도급의 범위에서 제외시켜야 한다.

노동계가 일관되게 요구해왔던 ‘상시 업무 직접고용 원칙’을 근로기준법에 신설 규정하여야 한다. 또한, 하청업체 변경 시 피고용인에 대한 고용승계 의무도 근로기준법에 규정하여야 한다. 조선업 사내하청 제도는 위험 업무를 하청 노동자들에게 전가하여 업종 최고의 산재사고율과 사망률을 낳고 있다. 전자업, 건설업과 함께 조선업에 위험업무 외주화 금지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연 2회 이상 중대 재해 발생 시 재하도급을 금지하는 방법이 있다. 아울러 사업장의 재해 발생 시 ‘실질적인’ 책임이 있는 사업주, 법인, 경영책임자, 공무원 등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시급하다.

이와 같은 모든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선업에서 실업이 이미 대량 발생했고 앞으로도 벌어질 것이다. 차제에 실업보호제도를 대대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 실업급여 지급 기간을 현행 90∼240일에서 180∼520일로 연장하고, 지급액의 상한을 실직 전 평균임금의 50%에서 80%로 인상해야 한다. 체불임금도 조선업 하청 노동자들에게 큰 고통이 되고 있다. 임금 청구권은 임금채권과 달리 우선 변제권이 인정되지 않고 있는데,  임금 청구권에 대해서도 우선 변제권을 인정하도록 해야 한다. 또 원청이나 1차 하청 업체의 구체적인 귀책사유가 없는 임금체불에 대해서도 일정 요건 하에서 직상수급인(임금이 체불된 근로자가 속한 업체의 1단계 상위 수급업체)의 지급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

건설노동자에게 적용되는 노무비 구분관리 및 지급확인제도를 조선업 하도급 관계에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 제도는 수급사업자가 도급사업자에게 지급하는 하도급 대금 중에서 노무비에 대해서는 별도 계정을 통해 관리하도록 하여 체불임금 발생을 막는 제도로서 실효적이다. 정부가 개선하겠다고 하는 물량팀의 체당금 지급요건도 물량팀의 성격에 비춰 실효적이지 않다. ‘6개월’ 이상 사업을 수행하는 사업주 요건을 ‘1개월’ 이상으로, 적용 대상 체불 임금의 범위를 ‘최종 3월분 임금과 최종 3년간 퇴직금’에서 ‘체불된 임금 전액과 미지급 퇴직금 전액’으로 개정해야 한다.

지난 9월 국회를 통과한 2016년 추가경정예산에서 정부가 조선업 구조조정 예산으로 편성한 재원의 규모는 조선 노동자들과 지역민들의 고통의 크기에 비춰 ‘생색내기’에도 미치지 못한다. 노동당은 고용유지 및 고용안정 예산 2,000억 원을 10배인 2조 원으로 늘릴 것을 제안한다. 중소 조선사들에 대해 관공서 선박 발주 물량을 확대하기 위한 예산 1,000억 원도 1조 원으로 늘려야 한다.

이외에도 대우조선해양에서 드러난 금융 관료들과 조선 경영진의 불법 유착, 정부의 정책 실패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는 과정이 필요하다.

2016. 10. 28

노동당 정책실장 장흥배 

Articles

2 3 4 5 6 7 8 9 10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