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30년을 돌아 다시 외치는 평등사회 건설!
- 민주노총 2017 대선의제와 관련하여
오늘(2월 7일) 오후 2시 민주노총 2017년 64차 정기대의원대회가 열린다. 민주노총은 5대의제·10대과제를 담은 정책보고서를 통해 대선 화두로 “박근혜·재벌체제청산, 노동존중 평등사회 건설”을 내걸었다.
5대 의제는 다음과 같다.
① 박근혜 적폐청산·재벌독식체제 해체, ② 최저임금 1만원·비정규직철폐·죽고 다치는 지옥일터 개선, ③ 노동조합조직률 30%·단체협약적용률 50% 실현, 노동권 보장 ④ 연 1800시간 노동시간 상한제와 공공안전 인프라 확충으로 100만개 ‘좋은 일자리’ 창출, ⑤ 7대 영역(보육·교육·고용·주거·노후·의료·빈곤) 평생복지와 사회공공성 강화
10대 요구는 다음과 같다.
① 박근혜체제 적폐청산, ② 재벌독식체제 해체, ③ 최저임금 1만원·비정규직철폐·죽고 다치는 지옥일터 개선, ④ 연 1800시간 노동시간 상한제와 공공안전 인프라 확충으로 100만개 ‘좋은 일자리’ 창출, ⑤ 모든 노동자 노동3권 보장, 노동법 전면 개정, ⑥ 산별교섭 활성화, 노동조합조직률 30%·단체협약적용률 50% 달성, ⑦ 7대 영역 평생복지 달성과 사회공공성 강화, ⑧ 생명·안전이 존중되는 사회건설, ⑨ ‘보수정치 독식구조’ 개혁과 자유권 보장, ⑩ 한반도·동북아 평화실현과 남북관계 개선
5대 의제는 10대 요구 중 ‘①박근혜 적폐청산’과 ‘②재벌독식체제 해체’를 하나로 묶었다. ‘③최저임금 1만원·비정규직철폐·죽고 다치는 지옥일터 개선’, ‘④연 1800시간 노동시간 상한제와 공공안전 인프라 확충으로 100만개 ‘좋은 일자리’ 창출‘, ⑦ 7대 영역 평생복지 달성과 사회공공성 강화’는 그대로 5대 의제로 올렸다. ‘⑤모든 노동자 노동3권 보장, 노동법 전면 개정’과 ‘⑥산별교섭 활성화, 노동조합조직률 30%·단체협약적용률 50% 달성’을 하나로 묶었다. ⑧, ⑨, ⑩은 5대 의제에서 빠졌다.
5대 의제 중 ‘박근혜 청산과 재벌독식체제 청산’을 제외하면 민주노총이 일상적으로 제기하고 투쟁해 온 사업이다. 대통령선기 시기에 당연히 노동문제를 화두로 내걸어야 하겠지만 5대의제는 매우 구체적인 노동정책이라 할 수 있다. 민주노총의 일상적인 사업계획을 대선의제로 올려놓은 셈이다. 이는 정기대의원대회 회순에서 그 의도가 드러난다.
이번 2017년 정기대의원대회 안건 회순은 다음과 같다.
1.2016년 사업평가 및 결산승인 건, 2.정치전략, 3. 대선투쟁 사업계획의 건, 4.조직혁신전략, 5.2017년 사업계획 및 예산심의 건, 6.의무금 인상 건, 7.규약개정 건, 8.결의문 채택 건, 9.기타
정기대의원대회는 전년도의 사업평가와 당해연도의 사업과 예산을 심의·의결하는 자리다. 따라서 정세·정책·조직·투쟁·정치·연대사업과 예산은 한 묶음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정치전략과 대선투쟁사업계획 그리고 조직혁신전략을 사업계획과 분리하여 처리하려 한다. 그렇다면 2017년 사업계획은 무엇이 남는가? 사업을 시행하려면 인력과 재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런데 의무금 인상안건은 사업계획 다음에 배치되어 있다. 재정혁신에 대한 뚜렷한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14차 촛불항쟁이 전개된 지난 100일 동안 연인원 1160만명이 광장과 거리에서 박근혜게이트 공범인 박근혜와 재벌총수 구속을 외쳤다. 그 목소리는 ‘박근혜체제 적폐청산과 재벌독식체제 해체’로 향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여기에 더해 ‘노동존중 평등사회 건설’이라는 근본적인 화두를 제시한 것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당연한 일이다.
1987년 노동자대투쟁이 일어난 지 30년이 흘렀다. 노동자들은 투쟁을 통해 사업장에서 노조를 건설하고 적극적으로 연대를 모색해 나갔다. 전노협과 민주노총 건설로 이어졌다. 전노협은 ‘노동해방’을 이념으로 ‘평등사회건설’을 지향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산별노조건설과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양축으로 하는 민주노조운동을 전개했다. 민주노조는 단순히 어용노조에 대응하는 노조가 아니라 변혁·계급·연대·민주·투쟁적인 노동자운동의 구심이었다.
1987년 노동자대투쟁 8년 만에 민주노총을 건설, 10년만인 1996~97년 노개투 정치총파업, 17년 만에 민주노동당을 통한 국회진출, 형식적이긴 하나 산별노조 완성 단계 등을 보면 산별노조건설과 노동자정치세력화는 진전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평등사회와는 거리가 더 멀어졌다. 사회적 양극화와 격차 그리고 빈곤이 확대되었다. 예전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남성과 여성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그 격차가 벌어졌다. 이제는 비정규직이라 할 수도 없는 알바노동자와 실업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민주노총 조합원 내부의 임금격차는 계급적 연대를 말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그 속내에는 복잡한 정치적 의도가 있지만 민주노총 5대 의제와 10대 과제를 근거로 한 대통령선거 화두를 보면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이번 대선을 기회로 삼고 있는 듯하다. 촛불의 힘으로 박근혜를 탄핵시키고 재벌총수를 감옥 문 앞까지 끌고 갔지만 현실은 보수정치판을 중심으로 대선정국으로 치닫고 있다. 박근혜·새누리당의 몰락으로 야당의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설령 정권교체가 된다고 하더라도 신자유주의적 재벌자본주의 한국사회가 근본적으로 바뀔 가능성은 전혀 없다.
결국 신자유주의 재벌체제를 넘어 평등사회를 건설할 책임은 노동자 스스로에게 달려있다. 민주노총이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 노동과 자본뿐만 아니라 노동계급 내부 격차도 천양지차로 벌어졌다. 그 당시보다 정세는 더 엄혹하고 불리하다. 이러한 시점에 민주노총이 30년을 돌아 다시 외치고 있다.
그러나 평등사회는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정권이 교체된다고 저절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전망은 분명해야 하고 실천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민주노총은 노동조합이다. 정당이나 정치조직이 아니다. 노동조합의 사업과 예산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어설픈 정치방침이나 대선 투쟁을 논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2017년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정기대의원대회에 걸맞게 회의가 진행되어야 한다.
(2017.2.7.화, 평등생태평화 노동당 대변인 허영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