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국가사이버안보법안 폐기하라
민간사찰 확대로 심각한 인권 유린
12월 27일 황교안은 영상국무회의를 열고 ‘국가사이버안보법안’을 의결했다. 형식적인 면에서는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안보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사이버안보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내용적으로는 국정원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테러방지법은 2001년 입법 예고된 지 14년만인 2016년 2월 23일 국회의장 직권으로 상정되어 야당이 192시간 25분간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하면서 반대했지만 통과됐다. 여기에 국가사이버안보법안이 통과된다면 국정원은 더욱 비대화 될 것이다.
국가사이버안보법이 통과될 경우 공공기관, 민간업체, 민간정보에 접근·감시·통제는 물론이고 포털과 언론사도 그 대상이 될 것이다. 국정원에 민간영역을 포함해 실질적 사이버보안권한을 부여함으로써 민간사찰이 확대되어 인권침해가 심각해 질 것이다.
사이버보안관련법을 강화해야 논자들은 미국과 영국의 예를 든다. 미국은 2001년 뉴욕 테러사태 이후 사이버테러관련 법규를 정비해 왔고, 2015년 12월 ‘사이버보안정보공유법(CISPA)’을 시행했다. 영국은 2016년 11월 정보당국이 특정 휴대전화나 컴퓨터까지 해킹할 수 있는 소위 ‘엿보기법’을 입법화 했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은 대통령 훈령인 ‘국가사이버안전관리규정’ 밖에 없어서 문제라는 것이다. 규정이냐 법이냐가 아니라 안전관리 시스템이 있느냐가 중요하다.
얼마 전 창군 이래 처음이라는 군 내부 사이버망이 해킹당해 군사정보가 유출되었고 12월 12일 국방장관은 국회에서 “사이버경계 실패”를 인정했다. 그 이후 국군기무사령부가 국군사이버사령부를 압수수색했다. 인력과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 않아서 문제인가, 아니면 대통령선거에 댓글이나 다는 등 엉뚱한 짓을 하느라 문제인가, 국가사이버안보법이 없어서 문제인가?
미국이 15년 동안 사이버테러에 대응했고 관련법까지 만들었는데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러시아가 힐러리를 낙선시키기 위해 미국 민주당을 해킹한 문제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임기가 끝나가는 오바마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지만 트럼프는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 정보망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미국이 이 정도인데 한국이 국가사이버안보법이 제정되면 해킹당하지 않고 정보망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건가? 결국 국민에 대한 불법적 감시와 통제를 합법화 하는 데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사이버안전관리 시스템은 제대로 갖추지 않고 법만 만드는 것은 국가권력과 정보기관의 대국민 통제와 인권유린으로 이어질 것이다.
(2016.12.30.금, 평등생태평화 노동당 대변인 허영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