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동양시멘트의 묵시적 근로관계 뒤집은 법원판결 규탄한다
- 노동부와 중앙노동위원회도 부정한 ‘하청업체’를 인정하다니!
12월 20일 서울중앙지법은 민주노총 강원영동지역노조 동양시멘트 지부가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일부 원고 승소 판결했다. 삼표동양시멘트가 하청노동자를 불법파견형식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청과 하청노동자들간의 묵시적 근로관계는 부정했다. 노동부와 중앙노동위원회가 동양시멘트 하청업체가 실제 명목적·형식적이었다는 판정을 뒤집은 셈이다.
따라서 묵시적 근로관계가 부정되고 불법파견만 인정됐기 때문에 동양시멘트 해고노동자들은 2005년 7월 1일을 기점으로 나눠진다. 그 이전에 입사한 노동자는 2년 이 지난 다음날부터 정규직으로 간주된다. 그 이후 노동자들에게도 고용의무가 발생하지만 3천 만원 이하의 과태료만 내면 고용하지 않아도 된다.
형식적으로 하청업체를 두고 있더라도 원청의 작업배치,변경 결정권, 업무지시,감독권, 근태관리 및 징계권, 업무수행 평가권, 노동시간 결정권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원청 사용자성을 판단해 왔다. 노동부와 중앙노동위원회도 삼표동양시멘트의 사용자성을 인정하였다. 가장 최근인 2015년 12월 서울북부지법에서 KNL물류와 하청업체 노동자간 묵시적 근로관계를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고 하청노동자들은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일선 근로감독을 하는 노동부나 수많은 노사간 분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중앙노동위가 삼표동양시멘트의 하청업체가 명목적이고 형식적이어서 실체가 없다고 판단했는데 현장과 거리가 먼 법원이 사용자측이 낸 서류만 보고 이를 인정한 것은 잘못된 일이다. 이번 법원의 판결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고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삼표동양시멘트 노동자들은 해고된 지 667일 동안 삼척과 서울에서 피눈물 나는 투쟁을 전개해 오고 있다. 본사 앞 풍찬노숙농성, 사용자 집 앞 농성, 광화문 농성 등 2년 가까이 복직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법원이 이들 노동자들의 처지를 단 한번이라도 살폈더라면 이런 판결을 내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용자측이 제출하는 거짓서류나 높은 수임료를 받는 변호인들이 양심을 속이면서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사법정의와 법형평성을 추구해야 할 법원이 이런 판결을 내린 것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 고법, 대법에서는 정말 제대로 된 판결이 내려지길 바란다.
(2016.12.21.수, 평등생태평화 노동당 대변인 허영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