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국가와 사회가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라!
-제24회 세계 장애인의 날을 맞아
지난 12월 3일은 유엔이 정한 제24회 세계 장애인의 날이었다. 1982년 ‘장애인의 재활과 복지, 장애인 문제에 대한 이해의 촉진 및 장애인이 보다 사람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권리와 보조 수단의 확보를 목적’으로 <장애인에 관한 세계 행동 계획>이 채택하고 1992년부터 공식적으로 세계장애인의 날로 기념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1972년부터 4월 20일 민간단체의 ‘재활의 날’을 1981년부터 ‘장애인의 날’로 변경해 기념하고 있다.
정진엽 보건복지부장관은 “한국은 유엔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UNESCAP)에서 선포한 ‘제3차 아태 장애인 10년’(2013~22)을 이끄는 주도국으로, 국제사회에서 장애인 의제를 활발히 제기하고 있다. 그 행동 전략으로 2012년 아태 지역 ‘장애인 권리 실천을 위한 인천전략’을 채택했다. 인천 전략은 ‘장애 아동에 대한 조기 개입 및 교육확대’, ‘장애인 권리협약 비준 및 이행과 협약과 국내법의 조화 촉진’ 등 10대 목표를 정하고, 이러한 목표 아래 UNESCAP 회원국과 함께 장애인의 복지와 인권 향상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부는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장애인 의무고용제도, 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 제도를 시행해 고용 기회를 확대하고 있으며, 장애인연금 및 장애수당, 장애인활동지원 서비스를 통해 중증장애인의 자립과 사회활동도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이성호 위원장은 “우리 사회도 장애인차별금지법을 비롯해 최근 수화언어법, 점자법, 장애인 건강권 보장법, 장애인 보조기기 지원법 제정 등 장애인에 대한 인권침해와 차별을 금지할 뿐만 아니라, 장애인의 사회 참여와 통합 촉진,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점진적으로 강화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그럴듯해 보이는 장애인 정책에 대한 선전은 예산에서 그 진실이 드러난다. 2017년도 장애인 관련 예산은 정부 예산 중 0.41%에 불과하다. OECD 평균 2.1%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러니 정부가 말하는 ‘선언’, ‘추구’, ‘지원’, ‘강화’, ‘기회확대’ 등이 얼마나 미사여구인지 알 수 있다. 박근혜와 최순실이 재벌과 결탁해 돈을 빼돌리지만 않았어도 실질적으로 장애인복지 공약을 실천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세계 장애인의 날’ 하루 전 날인 12월 2일, 전국에서 모인 장애인 200여 명이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퇴진이 복지’라고 외치며 노숙투쟁을 전개했다. 이 자리에서 박명애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이사장은 “장애인들이 4년간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를 없애달라, 활동보조 시간을 늘려달라 이야기했다. 우리가 장애인 예산 나올 때마다 국회를 쫓아다니며 피눈물 흘리는 동안 박근혜와 최순실이 몇백 억 원씩 해먹으며 잘 살고 있었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활동가는 “최순실과 정유라, 이재용과 이건희, 부자들이 서로 부를 나누며 자기들끼리 잘 살고 있으면서 우리에게 강요했던 게 부양의무자 기준이었다. 가난한 사람들이 가난을 나누는 기준이자 가난한 사람들을 죽게 한 기준이었다.”고 분노를 표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추산하는 인구의 10%에 달하는 대부분의 장애인들은 차별과 멸시 속에 살아가고 있다.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 공동행동은 광화문 지하도에서 1600여일 가까이 농성 중이다. 박근혜의 장애인 관련 공약이 전부 거짓임이 드러났다. 24시간 활동보조시간이 보장되지 않은 중증장애인들은 상시적 위험에 처해 있다. 장애인활동지원수가는 너무 낮아 장애인활동보조 노동자들의 삶 또한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정부는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장애인 의무고용제도’를 확대하겠다고 말한다. 장애인의 생존권은 노동권을 전제로 한다.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제27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애인 고용 의무) ①항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장애인을 소속 공무원 정원의 100분의 3 이상 고용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지만, 2015년 대검찰청과 법원행정처의 장애인 고용 비율은 각각 1.45%, 1.09%에 불과했다.
동법 제28조 (사업주의 장애인 고용 의무) ① “상시 50명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는 그 근로자의 총수의 100분의 5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이하 "의무고용률"이라 한다) 이상에 해당하는 장애인을 고용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지만 2015년 말 민간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2.51%, 의무고용을 지킨 기업들은 46.6%에 불과했다.
동법 제33조 (장애인 고용부담금의 납부 등) ① “의무고용률에 못 미치는 장애인을 고용하는 사업주(상시 50명 이상 100명 미만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는 제외한다)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매년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장애인 고용부담금 납부하여야 한다”는 조항에 따라 돈으로 때우고 만다. 지난 11월 29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등이 장애인 고용우수 기업에 상(혜택)을 주는 방식을 부여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또 장애인의 노동권이 보장되었다 하더라도 재택근무가 아닌 한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전동)휠체어, 저상버스, 장애인탑승 고속버스, 엘리베이터 설치 등 장애인이 이동하기는 너무나 어려운 환경이다.
헌법 제11조 ①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장애인들은 여전히 차별받고 있다. 그래서 장애인들은 이 조항에 ‘장애 등을 이유로’라는 조항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실질적인 제도와 예산이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애인복지법을 폐기하고, 장애인권리보장법을 제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장애인 예산을 OECD 평균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
(2016.12.5. 평등생태평화 노동당 대변인 허영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