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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현행 주민등록제는 폐지되어야 한다
- 5월 19일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주민등록법 개정안 상정

19대 국회 마지막 날인 5월 19일 본회의에 “주민등록법 개정안”이 상정되었다. 지난 2015년 12월 23일 헌법재판소는 현행 주민등록법이 사생활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상정된 이번 개정안은 주민등록번호의 생년월인 6자리와 성별을 구분하는 뒷번호 첫 자리를 뺀 뒷번호 6자리를 변경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변경 절차로는 유출된 주민등록번호로 인해 재산상, 생명, 신체 등의 피해가 우려될 때 본인이 이에 대한 입증자료를 구비하여 신청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다. 이는 현행 주민등록제에 대한 여러 비판과 우려를 모두 무시한 채 단지 현재 유출된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할 수 있는 여지만 만든 땜질 처방일 뿐이다. 뒷번호 6자리의 변경에 관한 입증 책임도 모두 개인이 부담해야 하며 입증 문턱도 높다. 사태에 대한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는 방식이고 실효성도 떨어진다.

현행 주민등록제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많다. 헌재에서 불합치 결정을 내리며 언급했듯이 개인 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 개인을 식별하는 번호를 출생부터 부여하고 이를 변경하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자기결정권 침해다. 개인식별번호에 생년월일 및 성별, 출신 지역 등의 개인정보를 노출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거기에 성별 분류 번호를 할당해 개인에게 국가가 지정한 성정체성을 강요하고 다양한 성정체성을 배제하는 것도 문제다.

현행 주민등록번호는 한 개인에 대한 모든 것이 담긴 만능키와 같다. 태어나면서부터 부여되는 이 번호는 모든 일에 개인식별번호로 사용된다. 동사무소, 학교, 은행, 인터넷 등 개인의 모든 공간에서 한 사람을 식별하는 하나의 번호다. 앞에서 언급했듯 심지어 이 번호에는 개인의 생년월일, 성별 등이 적혀있기도 하다. 이 번호 하나로 모든 개인 정보에 접근하며 개인을 식별한다. 그렇기 때문에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되면 심각한 정보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아니 국가인권위원회가 1990년 이후 유출된 주민등록번호만 4억 건 이상이라고 추정했다고 하니 이 문제는 이미 심각한 상태가 되었다.

주민등록제를 폐지해야 한다. 필요하면 개인식별번호는 각 목적에 따라 임의번호로 발급하면 된다. 단일한 개인식별번호를 유지한 채 번호 몇 개만 고칠 수 있게 하는 것은 사태에 대한 대안이 아니다. 생년월일 및 성별을 노출하는 방식을 유지하는 것도 더더욱 문제를 악화시키기만 한다. 해당 기관에서는 그 기관에서 필요한 목적에 따라 임의로 개인식별번호를 발급하면 된다. 가능하다면 같은 기관에서도 각 목적에 따라 다른 임의번호를 발급할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개인정보가 개인식별번호에 노출될 필요도 전혀 없어질 것이다. “목적에 따른 개인식별번호”가 위험을 최소화하고 개인의 자기결정권을 최대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안이다.

추가한다면 성별 분류의 문제는 주민등록제 폐지와는 또 다른 문제이다. 주민등록번호에 성별이 기록되는 것 혹은 변경이 쉽지 않은 것의 문제를 넘어 성별 분류 자체에 대한 문제이다. 국가가 어떤 방식으로든 개인의 성정체성을 분류하고 고정해야 하는 이유는 없다. 복지 수급권과 같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국가는 사무에 따라 다양한 성정체성을 범주화해야 하며 이 또한 필요 이상의 고정된 분류를 위해서 진행되면 안 된다.

2016년 5월 19일
노동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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