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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노동자들의 혈세로 대규모 정리해고 결코 안 될 일
- 부실 조선∙해운에 12조 원 투입하면서 노동자부터 구조조정

책임져야 할 당사자들이 구조조정 칼자루 휘둘러
6월 8일 정부는 기획재정부장관 주재로 ‘1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조선해운 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한국은행 대출 10조 원과 정부 출자 2조 원 등 12조 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양대 해운 선사는 경영진을 교체하고 조선 3사는 10조 3천억 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실행하는 조건으로 생존을 보장키로 했다.

이에 6월 9일 자 조선일보는 “거리로 쏟아져 나올 실업자 8만 명: 구조조정 실탄 한국은행 10조 정부 2조 등 12조 원 넣고 8만 명 줄인다”, 중앙일보는 “12조 쏟아붓고 버티자는 정부, 지도 없는 구조조정호”, 동아일보는 “구조조정 12조, 책임규명 없이 결국 국민이 떠안는다”고 했다. 한겨레신문은 “한은 발권력에 기댄 꼼수 구조조정”, 경향신문은 “결국 국민 돈 12조로 ‘대마’ 살리기”라고 보도했다.

조선해운 부실의 책임은 정부와 경영진
조선해운 대기업의 부실은 성장둔화 등 전 세계적 경제불황에 기인하지만 이를 예견하지 못한 정부의 산업정책, 대주주와 경영진, 자본의 개방과 성장 논리이다.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관변경제학자, 자본언론, 경제 관료들은 금융화, 개방화와 자유무역, 노동시장 유연화와 자본에 대한 규제철폐를 모토로 다국적기업과 초국적 금융투기자본이 배후조종하는 WTO와 FTA 프로그램을 성실하게 전파하고 수행해 왔다.

김대중, 노무현정부는 IMF프로그램을 성실히 이행하면서 신자유주의 고속도로를 건설했고,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747’과 ‘474’라는 경제성장 구호로 국민들을 호도해 정권을 획득한 뒤 이 도로 위를 무한질주 했다. 그러나 그들 스스로 자본주의 공황적 불황의 늪으로 빠져드는 것을 알지도 못했고, 구할 능력도 없었고, 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 경제위기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겠다는 것이다. 그 불황과 죽음의 골짜기를 노동자들의 추가착취를 통해 메우려 한다. 결과적으로 노동자들의 삶은 파탄의 구렁텅이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중앙은행 발권 통한 한국적 양적 완화는 노동자 약탈행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책임져야 할 정권과 해당 부처 관료들이 구조조정의 칼자루를 쥐고 있다. 더 나아가 노동자들의 고혈을 짜내어 노동자를 해고하는 망나니 춤을 추고 있다. 말이 좋아 한국은행으로부터 10조 원 대출이지 그동안 주장해 왔던 소위 ‘한국적 양적 완화’를 말하는 것인데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통한 노동자약탈이다. 절차적인 측면에서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와 국회의결은 물론 노조 등 이해당사자들의 동의를 얻지도 않았다.

지금의 조선∙해운 부실은 명백하게 대주주와 경영진의 경영책임이거나 정부의 금융∙산업정책 책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수만 명의 노동자의 해고로 나타나고 있다. 수많은 노동자 가족과 자영업자들의 생계가 막막한 지경이다. IMF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동자 해고는 살인’이라는 구호가 넘쳐났다. 그러나 이번에도 정부관료와 재벌대기업 경영진들은 노동자들의 절박한 주장에는 귀 기울이지 않은 채 무자비하게 구조조정의 칼을 휘두르고 있다. 칼날을 잡아야 할 당사자들이 칼자루를 잡고 있다.

고용유지가 가장 온전한 실업대책
이번 구조조정에서도 노동자 정리해고를 당연시하고 있다. 언론보도만 해도 8만 명이라고 하지만 이미 공장을 떠난 노동자들까지 포함하면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 정부나 자본언론은 ‘실업대책’을 떠들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단시간 알바노동자들과 실업자들이 넘쳐나는 현실에서 구조조정사업장에서 정리해고 당한 노동자들에게만 특별한 실업대책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당사자인 노동자들도 더 잘 알고 있다. 정부의 사탕발림이 거짓이라는 점을 피부로 느끼며 살아온 사람들이다.

가장 온전한 실업대책은 고용대책이다. 노동시간을 단축해 일자리를 나누는 고용유지정책을 펴야 한다. 자본주의사회에서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경기불황에 대처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권과 자본은 이런 기회를 악용해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하고 노동운동과 노동조합을 약화시키려 하고 있다. 지금 진행되는 징벌적 구조조정 대상은 빈발하는 산재 속에서도 피땀 흘려 일했던 노동자가 아니라 자본의 세계화 앞잡이 노릇을 했던 신자유주의 경제 관료들과 노동자 착취로 자신의 배를 불린 재벌 대기업 자본가들이어야 한다. 따라서 조선노동자들의 상경투쟁은 절박한 자신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기에 당연하고도 정당한 일이다.

- 조선∙해운업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묻고 대주주와 경영진이 사재 출연케 하라!
- 정부의 금융산업정책 책임자들을 구조조정에서 손 떼게 하고 처벌하라!
- 구조조정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노동자들의 대규모 정리해고를 즉각 중단하라!
-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일자리를 나누어 고용을 유지시켜라!

2016년 6월 9일
노동당 대변인 허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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