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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와 대통령선거 공약 파기에 대하여

6월 21일 국토교통부와 용역을 맡은 ADPi(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는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최종 보고서’에서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의 신공항 건설을 포기하고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용역 결과는 “항공안전, 경제성, 접근성,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지막 평가항목 중 ‘정치적 리스크’가 7% 비중으로 고려되었다고 했지만 ‘70% 정도’로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2007년 말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영남권 신공항을 공약함으로써 시작된 동남권/영남권 신공항 건설논쟁은 2011년 3월 대통령 사과와 함께 백지화되었다. 그러다 2012년 박근혜 후보의 대선 공약으로 다시 가덕도와 밀양으로 갈라져 3년 반 동안 유치경쟁과 논쟁을 벌여왔다. 또다시 백지화됐다. 10년 가까이 지역갈등과 국력을 낭비한 셈이다.

대선에서 표만 얻고 공약을 파기한 대통령은 묵묵부답이다. 청와대 대변인은 “공약파기는 아니다. 김해공항 확장이 사실상 신공항”이라고 강변했다. 국어가 이렇게 어려워서야. 이걸 말장난이라 해야 하나. 이명박 때는 사과라도 했는데 이런 억지 논리를 펴고 있으니 대한민국 헌법 정신인 민주공화국 국민으로 살아가기가 너무나 피곤할 지경이다.

최대 10조의 건설비가 예상되는 대형 국책사업이라면서 사전 검토도 없이 오직 당선을 목적으로 공약을 남발해 놓고 인제 와서 이렇게 발뺌을 해도 되는 것인가? 선거 시기 공약(公約)하고 당선되고 나면 공약(空約)이 되어 버리는 이런 ‘먹튀 정치’를 언제까지 봐야 하는가? 공약을 내걸어 선거에서 이득을 본 당사자가 먼저 답해야 할 것이다.

대형국책사업이나 토목공사는 해도 문제, 안 해도 문제다. 이명박 정권 임기 동안 삽질한 4대강 사업은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부었을 뿐만 아니라 사후관리나 보수에도 물먹는 하마처럼 엄청난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 재벌과 부자들에게 세금을 깎아주고 노동자 서민의 고혈을 짜서 강과 환경을 파괴했지만 아무런 심판을 받지 않았다. 이번 박근혜 정권의 신공항 백지화 발표 역시 그간의 지역갈등과 국력 낭비에 대한 책임을 물을 길이 없다.

대형국책사업과 대형토목공사는 천문학적인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것뿐만 아니라 토지보상과 개발을 둘러싸고 부동산투기와 토지가격상승을 수반한다. 과잉중복투자와 환경파괴 문제는 뒷전으로 밀리고 지역이기주의가 결합한 투기와 불로소득 등 사회적 문제를 낳는다. 수구 보수지역 정치세력들은 이런 이기주의와 불평등구조에 영합하면서 사후에 발생할 문제에 대한 고려 없이 공약을 남발한다. 이번 신공항백지화 건도 마찬가지 구조 속에서 발생한 사례다.

사건이 발생하고 나면 국회는 야당을 중심으로 청문회를 제기하고 차기 정권은 감사원을 통한 뒷북 감사를 시행한다. 그러나 지난 뒤의 통과의례는 엎질러진 물처럼 효과가 없다. 따라서 거대 국책사업은 정부부처가 일방적으로 계획하고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국회의 사전 심의를 거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대통령 공약 파기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2016.6.22.수
노동당 대변인 허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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