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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통합을 말하려면 비전을 말해야 한다
- 야권 통합 논의에 부쳐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주요 정치인과 정당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크고 작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마치 한 수면 삐끗하는 대국을 보는 느낌이다.

이런 팽팽한 국면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대표가 국민의당과 안철수 대표를 겨냥해 “4.13총선에서 야권이 단합해 여소야대를 만들어 2017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루자”며 야권통합을 제의했다. 이런 제안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듯이 창당의 거품이 빠진 국민의당을 흔들어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세를 확대하려는, 정치적으로 고약한 수이다.

물론 명분이 없지는 않다. 이른바 야권의 분열로 많은 사람들이 새누리당의 압승을 예상하는 상황이고, 그렇게 될 경우 대한민국은 합법적인 방식으로 전체주의라 불리는 정치 체제로 바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헌선 저지’ 같은 말도 효과가 없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김종인 대표의 제안이 고약하다고 하는 것은 정권교체 이외에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는 데서 알 수 있다. 정권교체가 필요하지만 무엇을 위해 이를 하는지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고서는 당연히 저의가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기성 언론이 김종인 대표를 보고 직설화법으로 말한다고 했지만, 정작 직설화법으로 말해야 하는 것은 말하지 않고 있다. 당신이 원하는 사회는 무엇인가? 사람들에게 함께 하자고 하는 비전은 무엇인가?

그러니 안철수 대표의 반발도 당연한 일이다. 안철수 대표는 김종인 대표의 제안을 거부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무조건 통합으로 이기지 못한다. 이미 익숙한 실패의 길일 뿐”이라면서 “다른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정권교체 가능성을 잃어버린 낡은 야권을 재구성할 때이다.”

안철수 대표가 이렇게 말한 것을 보면 김종인 대표의 응수와 달리 ‘자제력을 상실’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이다. 그 또한 비전에 대해 말하지 않고 숙제만 내고 있다. 무능한 선생 같은 꼴이다.

선거란 것이 결국 자신에게 표를 달라, 이를 통해 권력을 달라고 말하는 자리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말해야 하지 않겠는가? 심각한 사회적 양극화와 군사적 위기의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바꿀지 말하지 않는다면 너무 한가하거나 너무 무책임한 일이다.

2016년 3월 7일
노동당 대변인
안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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