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대통령의 서명, 국민을 향한 선전포고!
박근혜 대통령이 말하는 국민은 누구인가?
1월 18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들이 주도하는 “민생 구하기 입법 촉구 천만 서명운동”에 직접 참여했다. 이는 경제 단체들이 주도하는 서명운동으로 현재 국회에 발의된 쟁점법안 처리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서명운동에 참여하며 “이렇게 계속 국민들이 국회로부터 외면을 당한다면 지금처럼 국민들이 나설 수밖에 없을 텐데 이것을 지켜봐야 하는 저 역시 너무도 안타깝고 마음이 무겁다”고 밝혔다. 대통령과 국회가 국민을 외면하며 노동개악 등의 “민생 죽이기”를 밀어붙여 왔고 이미 국민들은 거리로 나섰다. 거리로 나선 수많은 국민의 목소리를 무시해온 대통령이 경제인들의 서명운동에 직접 참여하며 또다시 “국민”을 운운하고 나선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월 18일 세종대로 대한상의회관에서 서명운동 현판식을 개최했다. 거창한 현판식을 개최하며 1,000만 명에게 서명을 받겠다는 포부를 밝혔고 서명운동이 시작되자마자 바로 대통령, 국무총리 등이 서명운동에 직접 참여했다. 서명운동에는 “경제활성화 법안은 모든 국민들의 여망인 안정된 일자리, 질 좋은 일자리 창출할 수 있는 기반입니다.”라는 문구가 들어있다.
대통령, 여당 국회의원들 그리고 경제인들의 화법은 점점 이렇게 변해가고 있다. 이제 더이상 솔직하게 “자본이 살아야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지난 1월 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개최한 “2016년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정계, 재계 인사들이 “기업사진 공모전” 수상작을 영상으로 감상하며 박수를 쳤다고 한다. 그런데 그 수상작들을 보면 탄광 노동자들이 쉬는 장면, 서해대교 첨탑 꼭대기에서 노동자들이 일하는 장면 등이다. 이들은 가장 위험한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며, 또한 가장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이고 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이다. 비싼 샴페인을 마시며 노동개악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하는 자리에서 노동자들의 사진을 두고 박수를 치는 장면을 떠올려보면 소름이 돋는다.
대통령의 서명운동 참가가 대통령의 품위에 맞지 않거나 정치인답지 않다는 조선일보의 평에는 관심 없다. 다만, 작년 10월 7일부터 11월 25일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투표소 장비를 신청하고 거리에서 투표를 진행했던 “을들의 국민투표”를 기억했으면 한다. 148,989명이 참가했고 96%인 143,081명이 박근혜 정부의 노동정책이 아닌 노동자, 청년, 시민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투표소는 전국 곳곳에 1,005개, 투표함은 2,346개가 설치되었었다. 투표함 하나하나 모두 신청하고 받아서 설치해야 하며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투표소를 지켜야 하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렇게 1달여 동안 약 15만 명이 노동개악에 대한 반대 의사를 전했다. 또한, 작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에 약 14만 명이 모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수많은 국민이 나설 수밖에 없어서 나선 것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일어난 폭력 진압으로 백남기 농민은 아직 병원에서 생사를 가늠하기 힘든 치료를 받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서명운동을 참가하며 “오죽하면 이렇게 국민이 거리로 나섰겠는가”라고 말하며 "에휴" 한숨을 쉬었다는 걸 보면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민”이 확실히 우리는 아닌 모양이다. "에휴" 정말 오죽하면 이렇게 국민이 거리로 나섰겠는가?
2016년 1월 19일
노동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