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한반도의 긴장 조성에 반대한다!
- 1월 10일, 미국 전략폭력기 B-52 출현
어제 미국의 전략폭격기인 B-52가 한미 공군 전투기의 호위를 받으며 한반도 상공에 나타났다. 특히 오산 공군 기지 상공에서는 홍보용 사진이 잘 나올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저공비행을 하면서 이번 작전이 북한에 강력한 경고를 보내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B-52의 한반도 출현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공포보다는 착잡함을 느낀다. 그건 ‘전쟁이 정치의 연장’이라는 근대적 전쟁관에 물들어 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다. 각본이 있는지 없는지는 보통사람으로서는 알 수 없지만 이런 대립이 열전이 나아가기보다는 적절한 시점에 서로 위신을 세워주는 타협으로 끝났고,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는 예감 때문이다. 그러니 적당히 마음을 졸이다가, 상황이 종료될 때 안도감을 느껴주면 되는 게 보통사람들의 역할이다.
하지만 더 큰 인류의 경험은 꼭 ‘각본대로’ 세상일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도 알려준다. 우선 전쟁이 꼭 합리적인 선택인 것만도 아니고 인간이 전지적 관점에서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커다란 충돌 밑에는 언제나 거대하고 복잡한 원인이 있긴 하지만 실제로 충돌에 돌입하는 것은 그리 크지 않은 계기였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전쟁은 언제나 직접 피해를 보지 않는 사람들이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적당히 무력시위를 하다가 끝날 것이라고 지레 짐작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렇게 반복되는 한반도의 대립 상황은 정말로 전쟁으로 이어져도 큰일이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민주주의 사회로 나아가는 데도 걸림돌이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전쟁의 공포와 위협이 있는 곳에서 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 이를 넘어서기 위한 첫걸음은 지금의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것이다. 만약 역사에서 ‘비가역적인’ 일이 있다면 바로 이것이 되도록 해야 한다.
2016년 1월 11일
노동당 대변인
안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