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

급변하는 동북아, 냉정한 시대감각이 필요하다.

by 대변인실 posted Aug 14, 2019 Views 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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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와 평화에 대한 열정, 냉정한 시대감각이 필요한 때다
- 광복 74주년, 동북아 정치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광복 74주년을 맞이하여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격변하고 있고, 세계질서도 요동을 치고 있다. 미중 패권경쟁은 날로 격화되고 있고, 불붙기 시작한 한일의 역사분쟁이 동북아의 전후 정치지형을 규정짓던 기본질서를 흔들고 있다. 

세계정세는 격화된 미중 패권경쟁으로 새로운 지평에 섰다. 미국은 중국을 WTO에 가입시켜 자본주의적 발전을 촉진시킴으로써 중국을 변화시키려던 노력을 포기하고, 유일패권국으로서의 지위를 굳히기 위해 ‘반드시 충돌을 의미하지는 않는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같이 중국을 찍어누르겠다는 기세에 대해서 중국은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합법적 권리와 이익을 지키면서 앞으로도 굴복하지 않겠다는 태세다.

한일관계는 전후 동아시아 냉전질서의 기초를 놓은 샌프란시스코 협정체제와 한일협정체제가 와해되기 시작하고 있다. 일본은 대한민국 대법원의 징용공 판결을 빌미로 수출규제를 전격적으로 단행함으로써 과거의 질서로 복귀하고자 꾀하고 있으나, 이에 대해서 문재인 정부는 다시는 지지 않겠다는 결기를 보이고 있어서 한일협정체제가 근본에서부터 흔들리고 있다. 

냉정하고 합리적으로 대처해야할 거대한 흐름 속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응은 단기적인 정략에 휘둘리고 확고한 원칙이 없는 것 같아 불안하다. 

아베정권의 수출 규제조치에 대해서는 경제침략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민족주의적 흥분과 위기감을 부추김으로써 국내의 정치지형을 민주당 정권에 유리하게 조성하려 시도하고 있다. 또한 대기업을 비롯한 자본세력은 이 기회를 이용하여 일본에 대항한다는 빌미로 온갖 민원을 제출하고, 정부는 노동자의 일방적 희생을 요구하는 역대 정권의 못된 버릇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일제의 징용공 문제가 비판받는 것은 ILO협정에 위배되는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일제 징용공문제로 촉발된 한일 간의 갈등을 해결한다면서 그 대책으로 ILO협정 비준에 역행하고 노동탄압을 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경우인가?

미국은 미중패권경쟁을 빌미로 한일갈등의 와중에도 대한민국을 상대로 호르무즈해협 파병, 중거리미사일의 한국 배치, 방위비 분담액의 과도한 증액 등 무리한 요구를 제출하고 있다. 북한은 연일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한미 군사훈련이 9·19군사합의 위반이므로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와 같이 미국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서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 모두가 평화를 위협하고 신냉전을 추진함으로써 미국의 패권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지만, 문재인 정부는 좌고우면만 거듭할 뿐이다. 

격랑의 시대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신냉전전략을 거부하고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여 동북아를 평화지대로 만들고, 일본과는 65년 한일협정체제를 극복하고 미래지향적인 관계설정을 하여야 할 때다. 대내적으로는 동북아 역사지형의 변화를 추동한 근본동력인 민주주의를 더욱 촉진시켜야 하고, 신자유주의가 초래한 불평등을 해소할 해결책을 찾아야 하지만 계속 지체되고 있다. 

일제강점으로부터 해방을 맞이한 74주년을 맞이하여 이 땅의 민중들에게 필요한 것은 민주주의와 평화에 대한 열정이며, 냉정하고 합리적인 시대감각이다. 정치권이 조장하고 있는 민족주의 열풍에 휩쓸리지 않고, 열강의 패권주의 경쟁에 매몰되지 않는 균형 잡힌 시각을 바탕으로 행동해야 할 때다. 


2019년 8월 14일 

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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