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21세기 머슴이 할 일

by 관리자 posted Mar 10, 2008 Views 9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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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21세기 머슴이 할 일
주인보다 일찍 일어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이명박 정부가 공무원 몰아치기에 속력을 붙이고 있다. ‘주인인 국민보다 앞서 일어나는 것이 머슴의 할 일’이라고 말하며 공무원 출퇴근 규정을 무시한 새벽 출근을 당연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당선 후부터 끊임없이 공무원 대량감원을 예고하는 발언으로 공무원 사회를 들썩거리게 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추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착잡할 수밖에 없다. ‘복지부동’, ‘철밥통’으로 상징되던 공무원 사회에 어느 정도의 능률과 경쟁의 잣대가 도입될 수는 있지만, 창창한 20대가 갈 수 있는 ‘괜찮은 일자리’가 점점 줄어가는 마당에 이런 움직임을 무조건 찬성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공무원과 대기업 사원의 근무조건은 전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주 5일 근무제도 공무원과 대기업 중심으로 우선 시행되고 그 다음 사회 전체에 확장되어 가는 중이다. 이런 시점에서 공무원의 근무조건이 열악해지면 전반적인 근무조건의 ‘하향평준화’로 확산될 것이다. 공무원은 주인인 국민보다 일찍 일어나야 하고, 국민은 ‘공무원도 일찍 나가는데…….’ 소리를 들으며 더 일찍 일어나야 하는 악순환이 생길 수도 있다.


머슴의 할 일은 주인보다 일찍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늦게 일어나고 고봉밥을 먹더라도 그날 할 일을 제대로 끝마치는 것이 좋은 머슴이다. 게다가 우리는 일찍 일어나 바쁜 듯이 굴면서 다른 머슴들을 못살게 굴고, 정작 자기 할 일은 농땡이 치는 머슴들을 그동안 얼마나 많이 보아 왔는가. 21세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벽별을 보며 일어나는 머슴이 아니라, 주인을 편하게 해 주는 머슴이다.


2008년 3월 10일
 
진보신당(준) 대변인 송 경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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