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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YH무역 노조 간부들 35년 만에 무죄 선고에 부쳐

- 유죄 선고한 자들 명단 공개하고 책임 물어야

 

YH무역은 1966년에 설립됐고 가발 수출 호조에 힘입어 노동자 수가 4천 명에 달하기도 했다. 절대다수의 여성노동자들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 1975년에 노조가 설립됐다. 그러나 자신의 이름을 따서 만든 YH무역의 자본가 장용호는 외국으로 외화를 빼돌렸고 무리한 확장을 계속했다.

 

197986일 회사의 일방적인 폐업에 맞서 89일 조합원 187명이 신민당사 농성에 돌입했다. 노동자들의 절절한 현실을 언론에 알리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그러자 811일 박정희 정권은 경찰력을 투입하여 김경숙 열사를 죽음으로 내몰았고 나머지는 전원 연행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신민당의 무기한 농성, 김영삼 총재의 국회의원직 제명, 부마항쟁, 10.26, 유신정권 몰락까지 정국은 숨 가쁘게 진행됐다. 그러나 전두환 정권 시절인 19823YH무역 최순영 지부장 등 노조 간부 4명에게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980년 민주화의 봄은 잠깐으로 끝났고 광주에서 민중을 학살한 전두환은 박정희의 폭압적 노동운동 탄압을 이어갔다.

 

지난 120, 서울북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이재희)<국가보위에 관한 특별조치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YH무역 노조 간부 4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35년 만이다.

 

그러나 부당한 정권에 의해 탄압받은 것도 모자라 범죄자로 낙인 찍힌 피해자들의 지난 삶은 누가 보상할 것인가? 특히 군사독재정권에 빌붙어 노동자탄압에 앞장서면서 권력과 지위를 누려온 국정원, 관련 부처 공무원, 경찰, 검찰, 법원 등 관련자들에게는 어떤 책임을 물을 것인가?

 

YH무역 사건에 대한 불법 부당한 수사와 판결을 지시한 전두환이 시퍼렇게 살아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공모한 자들 역시 살아있거나 여전히 관직을 누리고 있을 것이다. 이들의 명단을 폭로하고 그 사건조작의 죄상을 밝혀내야 한다.

 

마찬가지로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건으로 구속됐지만 김기춘이 국정원에서 저지른 간첩 조작사건, 그 이후 검사,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 시절 저지른 강기훈 유서대필과 수천 명의 노동자 구속사건에 대한 죄상을 사건별로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2년 전 독일에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벌어진 학살을 방조한 혐의로 93세의 전 나치 친위대원을 재판에 회부하였다. 나치범죄조사수사본부는 단 한 사람의 나치 전범이 남아 있는 한 그가 100세가 되더라도 끝까지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시기 국가권력이 자행한 범죄행위를 밝혀내고 역사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가권력에 의한 조직적 범죄행위는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YH무역 노조 간부들 35년 만에 무죄 선고로만 이 사건이 종료될 수 없다. 박정희 유신정권의 몰락을 가져온 YH사건이 제대로 청산되지 않음으로써 박근혜 유신회귀 정권이 들어섰고 결국 박근혜 게이트로 터져 나오게 된 것이다.

 

(2017.1.25., 평등생태평화 노동당 대변인 허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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