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과 일의 세계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두 번째 평등정책 주제는 ‘노동’이다. ‘가족’에 관한 첫 번째 평등정책 보고서의 문제의식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노동’ 자체를 다룬다. 마치 ‘정상’가족이 있어 ‘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생기고 동등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이 문제로 설명되다 보면, 편견의 해소와 같은 문화적 접근이나 ‘정상’과 동일/유사한 제도를 누리는 것이 대안의 전부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다시 문제를 개인화하고 부차화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노동’도 마찬가지다. 마치 정의롭게 굴러가는 일의 세계가 있는데 ‘소수자’만 차별을 겪는 것처럼 말할 때 누군가 일의 세계에서 겪는 문제는 개인의 책임이 되고 ‘나중’으로 밀릴 뿐이다. 일의 자리는 권리의 자리이기도 하다. 우리는 ‘소수자’의 자리를 돌아보면서 누구든 자리를 얻을 수 있는 일의 세계로의 변화를 꾀하려고 한다. 이 보고서의 목표는 일의 세계에서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할 권리를 다시 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