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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판 광우병 사태’를 예고하는 이명박 정부의 노동정책 기조
- 지식경제부의 ‘노동시장제도 선진화 방안’과 노동부의 ‘노동 규제개혁 세부 추진계획’에 대해

  

이명박 정부가 집권 초기부터 정치 위기와 민심 이반의 소용돌이에 흔들리는 가운데, 19일 노동부가 ‘노동 규제개혁 세부 추진계획’(이하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노동시장의 유연안정성 제고”와 “노동권 보장”을 서로 조화시키는 규제 개혁을 위해 ‘노동규제개혁위원회’를 발족한다는 게 이 계획의 골자다. 아울러 노동부문 규제 개혁 과제로 “△ 취업규칙 작성 및 신고 제도 개선, △ 실업자의 초기업단위 노조 가입 문제, △ 외국인 고용허가제도 개선, △ 직업능력개발 훈련시장 기능 회복, △ 노동법상 형벌의 과태료 전환 등”을 들었다.

이번 노동부의 발표는 이 달 초에 지식경제부가 노동부에 전달한 ‘노동시장제도 선진화 방안’(이하 ‘선진화 방안’) 때문에 더욱 주목된다. 지식경제부의 ‘선진화 방안’은 다음의 제안들을 담고 있다. △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준수하는 사업장 지원, △ 노조 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원 금지, △ 복수노조의 교섭창구 단일화, △ 파업 시 대체근로 투입 허용, △ 노동조합법의 유니온숍 규정 삭제, △ 파업 찬반 투표 실시 시기를 교섭 결렬 또는 노동쟁의 조정 신청 시로 규정, △ 근로자의 동의 없이 취업규칙 변경 가능, △ 기간제 사용기간을 3-4년으로 연장, △ 파견근로제 사용기간을 3-4년으로 연장, △ 파견허용 업종을 negative list로 규정, △ 최저임금 산입에 각종 수당까지 포함, △ 1년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 도입, 30인 미만 사업장에는 1주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 도입, △ 유급 주휴일제를 무급으로 전환, △ 해고금지 규정 위반 시 사용자의 형사 처벌을 과태료로 조정 등.  

88만원 세대와의 전쟁을 예고하는 ‘선진화 방안’

하나같이 사뭇 충격적인 내용들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기간제와 파견근로제의 사용기간을 3-4년으로 연장하겠다는 대목에서는 놀란 입을 다물 수가 없다. 기간 제한을 통해 비정규직 사용을 억제한다는 현행 비정규직법의 입법 취지는 현실과 전혀 맞지 않다는 게 이미 드러났다. 그런데 ‘선진화 방안’은 오히려 기간 제한을 더욱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제는 비정규직을 줄이는 시늉은커녕 정부가 나서서 노골적으로 비정규직을 확대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근로자의 동의 없이 취업규칙을 변경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나 유급 주휴일제를 무급으로 전환한다는 것, 최저임금 산입에 각종 수당까지 포함하겠다는 것도 놀라운 이야기들이다. 수많은 노동자들에게 즉각 임금 삭감 효과로 나타날 수 있는 내용들이다. 만약 이 내용들이 실제 정책으로 추진되고 그것이 노동 현장에 알려지게 된다면, 어떤 반응들이 나오겠는가? 아마 ‘노동판 광우병 사태’가 폭발할 것이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로 뜨거운 지금의 거리는 그 때에는 분노한 노동자들로 다시 채워질 것이다.

개별적 노사 관계의 개악만이 아니다. 집단적 노사 관계에 대해서도 과감한 개악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파업 시 대체근로 투입을 허용하자고 하고 파업 찬반 투표 시기에 대해서까지 손을 대려 한다. 한 마디로 모든 노동조합을 유령 노조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노동자 한 사람 한 사람의 권리를 축소하고는 더 나아가 이에 맞설 노동자의 집단적 대항력마저 박탈하겠다는 이야기다.

어찌 보면 ‘선진화 방안’은 88만원 세대와 전쟁을 벌이겠다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지금 노동시장에 막 진출하는 젊은 세대들은 대부분 비정규직의 덫에 걸려 있다. 노무현 정부의 이른바 ‘비정규직 보호법’은 이 상황을 돌이킬 수 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려고 한다. 게다가 88만원 세대가 노동조합이라는 무기를 통해 이런 상황에 맞설 가능성까지 미연에 차단하려 한다. ‘선진화 방안’의 내용들이 그대로 실현된다면, 88만원 세대는 선배 노동자들이 그나마 누리던 얼마 안 되는 권리들을 다 박탈당할 뿐만 아니라 선배들이 노동조합을 통해 확보하던 대항력마저 상실하는 처지가 되고 만다.

노동부의 ‘추진계획’은 재계의 입장을 노골적으로 대변하는 지식경제부의 ‘선진화 방안’에 비해서는 그래도 균형을 맞추려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어쨌든 “노동시장 유연안정성 제고”를 이야기할 뿐만 아니라 “노동권 보장”도 함께 이야기한다. 물론 둘이 서로 “조화”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긴 하지만 말이다. “실업자의 초기업단위 노조 가입” 같은 실질적인 노동권 보장 조처도 일부 언급하고 있다. 실제로 재계와 그 나팔수인 보수언론은 이 내용이 공개되자마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른바 ‘노동 규제 개혁’, 시작하지 않는 게 제일 좋다

허나 우리는 노동부의 ‘추진계획’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노동규제개혁위원회의 의제가 어떤 내용을 담을지에 대해서는 ‘추진계획’ 안의 예시들이 많은 것을 말해준다. 비록 일부 다른 내용이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선진화 방안’의 내용들이 그대로 다시 나타난다. “취업규직 작성 및 신고 제도 개선”이나 “노동법상 형벌의 과태료 전환” 등이 그렇다.

이것은 ‘선진화 방안’에 집약돼 있는 재계의 시각이 이미 노동규제개혁위원회를 둘러싼 의제 지형을 강하게 규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행정부 내의 위상과 실력에서 노동부가 지식경제부에 비교가 안 된다는 것은 대한민국에서는 상식이다. 따라서 지식경제부의 ‘선진화 방안’이 이미 제출된 마당에는 그것이 노동규제개혁위원회 논의의 원안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노동규제개혁위원회는 아예 출범을 하지 않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이명박 정부를 위해서도 그게 좋겠다. 이른바 “규제 개혁”의 내용들이 분명히 드러나면 날수록 노동자들의 분노가 치솟아 오르리라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이 촛불 시위의 물결을 낳은 것처럼 노동법 개악 시도는 반드시 제2의 노동자 대투쟁을 불러올 것이다. 지금 이명박 정부가 건드리려는 노동 의제들은 충분히 그런 폭발성을 갖고 있다. 우리는 이 점을 경고한다.

 

진보신당 정책위원회
2008. 5. 20.  

담당: 장석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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