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시한 열흘 앞두고 파행중인
최저임금위원회
최저임금 결정은 고용노동부 장관이 매년 3월 31일까지 최저임금위원회에 다음연도 최저임금을
심의·요청하고, 최저임금위원회는 심의·요청 이후 90일 이내에 다음연도 최저임금안을 제출해야 한다. 올해의 최저임금 심의·의결 법정 기한은 6월
28일이다. 2013년도에 적용할 최저임금 결정시한이 이제 열흘도 남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올해의 최저임금 심의는 역대 25년
최저임금 심의 중 가장 심각한 파행을 거치고 있다. 지난 14일 최저임금위원회 6차 전원회의가 열렸지만, 양대 노총 위원들은 지난 4월 27일
2차 전원회의부터 회의에 불참하고 있다. 노동계가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여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공익위원 선정 절차와 자질 문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노·사 및 공익위원이 각 9인씩 모두 2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올해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을 새로 선출하는 과정에서
정부는 공익위원 9명을 노동계는 물론 사용자 단체와도 일절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선임하였고, 이 중에는 최저임금과 상관없는 소비자아동학과 교수,
소비자주거학과 교수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양대노총은 한국정부를 ILO협약 131호(최저임금 결정에 관한 협약, 2001년
비준) 및 권고 30호 위반 행위로 ILO에 제소하였다. 협약 131호와 권고 30호 따르면 임금결정기구에서 노사가 동일한 투표수로 양분되었을
때 협상을 조정할 중립적 인물의 역할이 중대하기 때문에 중립적 인물을 위촉하는 과정에 노사단체의 동의나 협의를 얻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이처럼 파행으로 치닫고 있는데도, 박준성 최저임금위원장은 ‘최저임금안 제출시한이 정해져 있어 논의를 늦출 수
없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논의를 늦출 수 없어 강행하고 있다는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4일 6차 전원회의에서 실질적 논의는 전혀 진행하지
못 하고, 해외 사례나 검토하고 끝냈다고 한다.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노·사의 정식 요구안도 제출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인 박준성 위원장은 이채필 고용노동부장관과 영남대 동문 사이로,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이었던 지난
2010년 노동부로부터 ‘최저임금이 저임금 분포에 미치는 영향 분석 및 정확한 미만율 산출방안’이라는 주제의 연구용역을 받아 “우리나라 최저임금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6위”라는 이색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최저임금도
아까운 MB정부
현 정부가 비상식적인 공익위원 선정으로 최저임금위원회 파행을 사실상 조장하고 방기하는 것은
결국 최저임금을 올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가 집권한 2008년 이후 최저임금 인상률은 6.1%, 2.8%, 5.1%, 6.0%로
이는 1997년 IMF 구제금융으로 인한 경제위기 시기를 제외하고는 최저임금제도 시행 이후 25년 동안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경제성장률과
물가성장률을 고려한다면 사실상 동결/삭감의 수준이다.
여전히 낮은 최저임금
최저임금이 충분히
높다면 인상률을 낮추는 것이 올바른 판단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최저임금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경총은 ‘저임금 단신
근로자의 최저생계 보장이라는 최저임금의 정책적 목표는 이미 달성, 오히려 지나친 상승으로 인한 부정적 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최저임금 안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우리의 최저임금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장에는 근거가 필요하다.
최저임금 수준을
살펴보는 가장 단순하고 유용한 지표는 국가간 비교를 통해 우리의 최저임금 수준을 가늠하는 것이다. 2012년 현재 한국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4,580원, 월급여 환산 957,220원으로 노동자 평균임금의 33% 수준이다. OECD 공식 통계에 따르면 이는 26개 가입국 중
21번째다.
두 번째로는 평균적인 소비 수준과의 비교다. 최저임금위원회에서는 매년 최저임금 결정에 참고하기 위해 단신근로자
생계비를 분석한다. 2011년 단신근로자 생계비 조사 자료에 따르면 단신 노동자의 평균 생활비는 전연령이 월 131만원, 34세 이하가
163만원, 29세 이하가 170만원으로 나온다. 이를 2012년 최저임금과 비교하면, 최저임금 노동자는 매월 35만원의 적자를 감수하거나 혹은
소비 지출을 줄여야 한다. 34세 이하 또는 29세 이하 노동자의 경우에는 매월 적자 폭이 70∼75만원에 달하는 셈이다.
|
구분 |
전연령 |
29세 이하 |
34세 이하 |
|
표본평균 |
1,312,755 |
1,702,576 |
1,639,140 |
|
10% |
540,468 |
776,090 |
810,330 |
|
25% |
771,840 |
999,800 |
1,038,049 |
|
50% (중위수) |
1,108,390 |
1,339,232 |
1,386,504 |
|
75% |
1,520,810 |
1,830,013 |
1,761,080 |
|
90% |
2,174,460 |
2,657,189 |
2,443,994 |
<표1> 단신노동자 월평균 생계비 현황 (단위: 원)
낮은 최저임금은 저임금 노동자 규모를 증가시키고, 임금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2010년
‘ILO 세계임금보고서’는 한국의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26%로 비교대상 14개국 중 최악이라고 보고했다. 여성 노동자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해서 2명 중 1명은 저임금 노동자다.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지표는 대부분 최저임금 수준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러한 지표 이전에 이미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으로는 밥 한 끼 사 먹을 없다는 현실을 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경총의
주장과는 달리 여전히 우리의 최저임금은 너무 낮다.
2013년 최저임금, 1,000원 인상이 답이다.
최저임금은 저임금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노동자 4명 중 1명이 저임금인 상황에서
빈곤과 저임금, 사회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저임금 해소는 단순히 노동자 소득 증대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노동소득분배율이 1% 높아질 경우 GDP가 0.33% 높아진다. 노동계가 요구하는 2013년도 최저임금은 노동자 평균임금의
50%인 시급 5,600원이다. 최저임금 1,000원 인상이 진정한 국격 향상의 시작이다.



